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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창환 선생에게 보낸 답서(3) > 한암일발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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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창환 선생에게 보낸 답서(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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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16-07-01 12:08 조회6,283회 댓글0건

본문

■ 번역 ■

삼가 편지는 잘 받았습니다.

그간 존체 만중하시며 부인〔閤內〕과 가내(家內)도 모두 태평하시기를 우러러 빌고 또 빕니다. 또 화두공부도 여일(如一)하게 계속하십시오. 그리고 순혈하기(純血下氣 : 혈기가 가라앉고 안정됨)도 잘 되는 모양이고, 잡념도 많이 제거되었다고 하니 참으로 기쁘기 그지없습니다.

그러나 옛 선승들께서는 공부가 잘 되어도 기쁘다는 생각을 내지 말고, 아니 되어도 번뇌를 일으키지 말라고 하셨으니, 견고하고 깊은 신념으로 급하지도 않고 느리지도 않게 공부하시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또 화두 참구에 대해서 물으셨는데, 화두를 참구할 때에는 마음을 한결같이 하여 똥 누고 오줌 눌 때에도 끊어짐〔間斷〕이 없어야 합니다. 그런데 하물며 조석(朝夕)을 논해 무엇 하겠습니까? 일체처(一切處) 일체시(一切時)에 화두를 참구해야 합니다. 간단(間斷) 없이 화두를 참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고요한 곳과 시끄러운 곳, 움직일 때나 가만히 앉아 있을 때나, 그리고 행주좌와와 깊은 산속, 도시를 막론하고 다만 화두를 참구하여 오래토록 익히는 것에 주력하십시오.

또 부처〔佛〕란 깨달았다는 뜻입니다. 그 뜻은 사람마다 본래 갖추어져 있는 각성(覺性 : 깨달음의 성품)이 신묘자재(神妙自在)하여 능히 고요하게 하고 능히 움직이게도 하며, 능히 말하고 능히 침묵하게 하며, 능히 중생이 되기도 하고 성인이 되기도 하며, 미(迷)하게도 하고 깨닫게도 하나니, 깨달으면 성인이고 미혹하면 범부입니다. 그래서 신묘(神妙)하다고 하는 것이니 이와 같이 싱그럽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신(神)이라는 말이 귀신(鬼神)을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불성(佛性)을 한번 깨달으면 불생(不生), 불멸(不滅), 불구(不垢), 부정(不淨)이고, 또 옛과 지금에 걸쳐 무량무변해서 본래부터 불사(不死)인 것이니, 귀신을 말하는 것으로 생각해서는 아니 됩니다. (제가) 혼백(魂魄)과 귀신(鬼神)이라는 말을 쓴 것은, 중생은 미(迷)하면 선악의 업을 지어 죽은 뒤에는 업을 따라 태어나기 때문에 귀신이라고 말한 것이니 부처〔佛〕를 귀신(鬼神)으로 혼동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나라에 불법이 들어온 이후에 재가자(신도)와 출가자(스님)를 막론하고 참선하여 도(道)를 깨친 사람은 무수히 많습니다. 꼭 부처님 앞에서(사찰에서) 참선해야만 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사무를 보는 복잡한 가운데에서 득력(得力)하는 것이 적정(寂靜)한 곳에서 득력하는 것보다 10만억배나 더 힘이 있는 것입니다. 문제는 오로지 당사자의 신심이 얼마나 견고한가? 그것이 관건입니다. 정신이 혼미해서 이만 줄입니다. 예를 갖추지 못합니다.

기축(1949년) 2월 초4일 산승 방중원 올림



■ 原文 ■

謹承審 伊來에

侍體侯 連爲萬重하시고 閤內諸節이 俱爲泰平하시니 仰慰區區且祝이오며 또 話頭工夫을 如一히 繼續하옵서. 純血下氣도 잘 되난 모양이시며 雜念도 많이 除去되신다니 참 喜躍不已하옵나이다. 然이나 工夫가 잘 되야도 歡喜을 내지 말고 아니 되야도 煩惱을 내지 말라 하서시니 堅固하게 長遠한 信念으로 不急不緩히 做去하심이 最妙올시다. 또 問意에 對하야는 話頭擧覺이 웬屎放尿時라도 間斷이 無하야 하오니 何特 朝夕을 論하올잇가? 一切處一切時에 擧覺提옜하옵서. 無間斷을 主로 하시고 靜鬧와 動靜과 行住坐臥와 靑山城市을 都不擧論하고 但只 話頭熟習으로 主을 하십시요. 또 佛은 覺也니 人人本有之覺性이 神妙自在하야 能靜能動能言能默 能凡能聖能迷能悟하야 悟卽聖이요 迷卽凡이라 故謂之神妙니 이갓치 신그럽단 말이요. 鬼神之神은 아니올시다. 佛性을 한번 覺하면 不生不滅 不垢不淨 不古不今 無量無邊하야 本來不死어니 何言 鬼神이올잇가? 魂魄鬼神云者는 迷한 衆生이 善惡業을 作하야 死後隨業變遷故로 曰 鬼神이오니 佛을 鬼神으로 알지 마세요. 我國에 佛法入來後에 在家出家을 勿論하고 參禪達道之人이 無數하오니 何特 佛前에서만 되는 것이 아니올시다. 오히려 事務複雜中에서 得力이 寂靜處得力보다 十萬億倍가 더하오니 只在當人의 信願堅固입니다. 只此. 神昏 不備謝禮.

己丑(1949년) 二月 初四日

山僧 方重遠 謝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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