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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창환 선생에게 보낸 답서(1) > 한암일발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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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창환 선생에게 보낸 답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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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16-06-18 11:24 조회6,326회 댓글0건

본문

■ 번역 ■

보내주신 편지는 대단히 잘 받았습니다.

존체 만복하시기를 우러러 빌고 또 빕니다. 산승은 여전하오니 나로서는 다행입니다.

말씀하신 뜻은 충분히 알겠습니다. 그러나 병은 무슨 병을 막론하고 먼저 치료하는 것이 좋습니다. 선생님의 병은 혈기(血氣)가 조화롭지 못한 증세입니다. 순혈하기(純血下氣 : 혈기를 내려야 함)를 주로 해야 병이 나을 수 있을 것입니다. 처음 공부할 때에 마음을 과도하게 쓴 탓입니다.

항상 안심(安心), 정려(靜慮)하여 털끝만치도 마음을 일으키거나 생각을 움직이지 마십시오. 더 나아가서는 마음을 일으키거나 생각을 움직인다(번뇌를 일으킨다는 생각)는 생각까지도 없어야 됩니다. 음식(飮食)과 기거(起居), 침식(寢息)과 언어(言語) 등 모든 것이 다 조화로워서 과도한 경우에 이르지 않게 해야 합니다.

또 진노(瞋怒)와 색욕(色慾)과 명예와 교육 등의 일에 대해서 조금도 동(動)하는 마음이 없어야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명의라고 하는 편작과 화타가 치료한다고 해도 효과가 없을 것입니다.

오로지 방법은 마삼근 화두가 제일 묘방이온데 잘못하면 최고로 맛있는 음식도 도리어 독약이 될 수 있는 것과 같습니다. 화두를 참구할 때는 급하지도 느리지도 않게 하십시오. 묘방(妙方)은 거기에 있습니다. 급하게 하면 혈랑(피 주머니)을 움직이게 해서 설상가상으로 병이 더하게 되고 느리게 하면 망상에 떨어져서 고(苦)가 생깁니다. 잡념이 조금이라도 없는 가운데서 화두를 들되, 재미도 없고 사량 분별도 할 수 없게 하여 참구하십시오.

그리고 약간 정신을 가다듬어 이것이 무슨 도리(道理)인고? 이와 같이 오래도록 익히고 익혀서 일구월심하면 자연히 천진묘성(天眞妙性)에 계합하게 됩니다. 그렇다고 이 말을 보고 속(速)히 계합하기를 구하지도 말고 시종(始終) 여일(如一)하게 할 것이요, 급하거나 과도하게 하는 것은 좋지 못합니다. 다 무엇이든지 치구(馳求)하는 마음이 가장 장애요, 마군의 침입이 되오니 항상 마음을 편안하고 자유롭게 하십시오. 무심(無心), 안심(安心), 정심(靜心), 섭심(攝心)이 제일 상책의 묘도(妙道)입니다.

그러므로 고인이 말씀하시기를 도는 안정(安靜)에서 나온다고 하셨고, 만고에 재능을 가진 제갈량도 평생의 공부가 마음과 생각을 담백하게 하고, 원대하게 생각하는 것이라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화두공부는 마음을 담백하게 하고 생각을 고요하게 한다는 생각마저도 버려야 합니다. 그러므로 사의(思議)할 수 없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또한 이 도(화두참구)는 부모가 자식에게 전해 줄 수도 없고 자식이 부모로부터 전수받을 수도 없는 것입니다. 오로지 당사자가 한생각 진실하게 가져야 합니다. 마치 모양(즉 模本)에 의거하여 그림을 그리되 그리고 또 그리면(역자 주:부단히 화두를 참구한다는 뜻), 홀연히 축착합착(섬들 맞들 맺돌 맞듯)해서, 본래 생긴 그대의 불성(佛性)을 다시 닦고 알고 찾고 보면, 여러 가지 잡된 말이 끊어집니다.

아무쪼록 심사(深思), 정사(靜思), 안사(安思)하여 기운을 순하게 하고 혈기를 순하게 하여 홀연히 (한생각) 돌이키면 오히려 전에 병이 없을 때에 느꼈던 낙(樂)보다 더 상쾌하고 시원할 것이올시다. 말이 길어졌습니다. 이만 줄입니다. 예를 갖추지 못합니다.

무자(1948년) 11월 초6일

산승 방한암 재배하고 올림



■ 原文 ■

拜承審 伊來

侍餘體侯 連爲萬福하심을 仰慰且祝이오며 山僧은 姑依하오니 私幸이외다. 就告 示意는 謹悉而勿論某病하고 先言對治오니 先生病은 血氣不調症이라 純血下氣을 主로 하여야 病差할 것이올시다. 最初 工夫지을 때에 用心過度한 까닭이오니 恒常 安心靜慮하야 絲毫도 起心動念을 마시고 起心動念 아니한다는 생각까지도 無해야 됩니다. 飮食 起居 寢息 言語 온갖 凡事을 다 고로와서 過度의 境遇에 이르지 아나야합니다.

또 瞋怒와 色慾과 名譽와 敎育等事에 對하야 조금도 動하는 心이 無하여야 됩니다. 不然이면 扁鵲華陀의 方藥이라도 無效가 됩니다. 方法은 麻三斤話頭가 第一妙方이온데 잘못하면 上味飮食이라도 도리여 毒藥이 됩니다. 不急不緩에 妙在其中이올시다. 急卽動血囊하야 雪上加霜으로 病이 더하고 緩卽落妄想하야 苦가 생깁니다. 一毫雜念이 無한 中에 話頭을 無滋味沒摸 하게 擧起하야 약간 정신을 가다듬어 이것이 무삼 道理인고? 이와 갓치 익히고 익혀 日久月深하면 自然 天眞妙性에 契合합니다. 이 말을 보고 速하게 합하기를 求하지도 말고 始終을 如一하게 (할 것이요) 過度한 생각 내지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都是 무엇이던지 馳求하는 것이 第一 障碍魔侵이 되오니 恒常 放曠自由하야 無心 安心 靜心 攝心이 第一 上上妙道올시다. 故로 古人云 道生於安靜이라하시고 萬古才能인 諸葛亮도 一生工夫가 澹泊明志와 寧靜致遠이라 하야씁니다. 然이나 이 話頭工夫는 이 澹泊寧靜이라는 그런 생각까지도 無합니다. 故曰 不思議오니 思不及議不及하야 絶思絶議하다는 意也라. 故 此道는 父不得傳之於子요 子不得受之於父라. 只在當人의 一念眞實하야 依樣畵去하야 畵去畵來에 忽然이 (築着쨐着) 성돌맛듯 맷돌맛듯하면, 本來 생긴 너의 佛性 다시 닦고 알고 찻고 보고 여러 가지 雜話가 끄너저심니다. 某條록 深思 靜思 安思 下氣下血 順氣純血 忽然히 도리키면 오히려 前無病할 때 樂밧는거보다 얼마나 더 爽快하고 풊落할 것이올시다. 言之長也 止此而已올시다. 不備謝禮.

戊子(1948년) 十一月 初六日

山僧 方漢岩 再拜謝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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