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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태 선생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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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16-07-16 12:39 조회6,558회 댓글0건

본문

■ 번역 ■

번개처럼 만났다가 번개처럼 이별하게 되니 마치 한바탕 꿈을 꾼 듯합니다. 삼가 편지를 받고, 체후(體候) 정양(靜養)하시며 항상 만복하고, 부인과 모든 가솔(家率)들이 모두 태평하시기를 우러러 빌고 또 빕니다.

산승은 겨우 노소한 몸을 지탱하는 정도이니 무엇을 받들 수 있겠습니까? 다만 산내 대중이 무사하니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편지에서 말씀하신 뜻은 알겠습니다만, 죄를 씻고 복을 맞아들이는 것은 특별히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 외에도, 선(善)을 쌓으면 그 복과 후광은 진실로 상서로움으로 나타나게 되는 것은 책에도 실려 있어서 조금도 틀리지 않습니다.

하물며 명훈(明訓, 맹자의 말)에 “순임금은 어떤 사람이며, 나는 어떤 사람인가? 노력하면 다 이와 같이 된다”고 하였고, 또 말하기를 “사람은 모두 요순 같은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렇다면 흉함을 바꾸어서 길(吉)함으로 만들고 악을 고쳐서 선(善)을 추구해야 하는 것이니, 이것은 오로지 당사자의 한마음 진실함에 달려 있을 뿐입니다. 하필 밖을 향하여 추구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이와 같은 도리는 선생께서도 이미 초탈하셨는데 겸양이 지나치셔서 우승(愚僧, 한암스님 자신을 가리킴)에게 양보할 뿐입니다. 천만번 부끄러울 뿐입니다. 한번 웃습니다. 이만 줄이오며, 정신이 혼미하여 예를 갖추지 못합니다.

병술년(1946년) 5월 23일

산승 중원 올림



■ 原文 ■

雷逢電別하니 殆若一夢이로소이다. 謹承審. 靜養體候하고 以時萬福하며 而閤內諸節이 俱得泰平하시기를 仰慰區區且祝하노이다. 山僧은 僅保劣狀이어니 何足奉堤리오. 只以一衆無事하니 爲幸이로소이다. 就告 示意謹悉이나 而洗罪迎福은 非特在於釋氏요 積善餘慶하면 誠至現祥은 載在方冊하니 毫釐不�이리오 而況有明訓엔 舜何人余何人이오 有爲者亦如是라하고 又云하사대 人皆可以爲堯舜이라하시니 然則, 轉凶爲吉하고 改惡從善은 只在當人의 一念眞實而已어니 何必向外推求耶아. 如是道理는 先生도 早已超脫이어늘 而過謙讓步於愚僧이니다. 還爲愧쵫千萬耳니다. 一笑하노이다 只此神昏 不備謝禮.

丙戌 五月二十三日

山僧 重遠 謝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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