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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 탄허에게 보낸 답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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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15-02-06 10:26 조회8,433회 댓글0건

본문

답서 (1)
 
■ 번역 ■
보내온 글을 자세히 읽어보니 족히 도에 향하는 정성을 보겠노라. 장년의 호걸스러운 기운이 넘쳐서 업을 지음에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도 모를 때에 능히 장부의 뜻을 세워 위없는 도를 배우고자 하니 숙세(宿世)에 심은 선근(善根)이 깊지 않으면 어찌 능히 이와 같으리오. 축하하고 축하하노라.
그러나 도(道)가 본래 천진하면 방소(方所)가 없어서 실로 가히 배울 게 없다. 만일 도를 배운다는 생각이 있다면 문득 도를 미(迷)함이 되나니, 다만 그 사람의 한생각 진실됨에 있을 뿐이다. 또한 누가 도를 모르리오마는, 알고도 실천을 하지 않으므로 도에서 스스로 멀어지게 되나니라.
예전에 백락천이 조과선사에게 도를 물으니 사가 이르기를, “모든 악을 짓지 말고 모든 선을 받들어 행할지니라.” 하니, 백락천이 이르되, “그런 말은 세 살 먹은 아이라도 할 수 있는 말입니다.”
선사가 이르시되, “세 살 먹은 아이라도 비록 말은 할 수 있지만, 팔십 먹은 노인이라도 실천하기는 어렵다.” 하시니, 이 말은 비록 얕고 속된 것 같으나 그 가운데 깊고도 오묘한 도리가 있으니, 깊고 오묘한 도리는 원래 얕고 속됨을 여의지 않고 이루어지나니라.
반드시 시끄럽다고 고요한 것을 구하거나, 속됨을 버리고 참됨을 향하지 말지니라. 매양 시끄러운 데서 고요함을 구하고 속됨 속에서 참됨을 찾아, 구하고 찾는 것이 가히 구하고 찾음 없는 데 도달하면, 시끄러움이 시끄러운 것이 아니요, 고요함이 고요한 것이 아니며, 속됨이 속된 것이 아니요, 참됨도 참된 것이 아니니라. 졸지에 끊어지고 졸지에 단절될 것이니 이러한 시절을 무어라고 말해야 하는가. 이것이 이른바 한 사람이 허(虛)를 전함에 만 사람이 실(實)을 전하는 도리니라. 그러나 간절히 바라노니, 잘못 알지 말지어다. 한 번 웃노라.
 
■ 原文 ■
細讀來書하니 足見向道之誠也라 年壯氣豪하야 作業이 不識好惡之時에 能立丈夫志하야 欲學無上道하니 非宿植善根之深이면 焉能如是리요 多賀多賀하노라. 然이나 道本天眞하면 亦無方所하야 實無可學이라 若情存學道하면 却成迷道하거니 只在當人의 一念眞實而已니라 且孰不知道리요만은 知而不行故로 道自遠人하나니라
昔에 白樂天이 問道於鳥㏀禪師한데 師曰 諸惡을 莫作하고 衆善을 奉行이니라 天이 曰 三歲小兒라도 亦能說得이니이다 師曰 三歲小兒雖說得이나 八十老人行不得이라하시니 此語雖似淺近이나 然이나 介中에 自有深妙道理則 深妙는 元不離於淺近中 做將去也라 不必鬧求靜하고 棄俗向眞이니라 每求靜於鬧하고 尋眞於俗하야 求之尋之하야 到無可求無可尋之處則自然鬧不是鬧요 靜不是靜이며 俗不是俗이요 眞不是眞이라 猝地絶爆地斷矣니라 到恁큯時하야 喚甚큯道오 是可謂一人이 傳虛에 萬人이 傳實이니라 然이나 切忌錯會어다 一笑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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