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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봉스님에게 보내는 서간문(14) > 한암일발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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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봉스님에게 보내는 서간문(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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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14-05-12 13:08 조회5,282회 댓글0건

본문

■ 번역 ■
오랫동안 적조하여 그립던 차 혜한(惠翰, 편지)을 받으니 맑으신 모습을 대한 듯하여 소식을 잘 알았습니다.
도체후 공사(公事)를 마친 후에 적정처(寂靜處)1)에 안거(安居)2)하여 깊이 정혜원명(定慧圓明)3)의 경지에 든다 하시니 기쁨을 무어라 말할 수 없으며 흠앙하여 마지 않습니다. 문제(門弟)는 항상 병으로 지내오며 음식도 전에 비해 너무 적게 먹히니 여생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습니다.
겸곡(謙谷)스님이 발심하여 먼 길을 내방하였으니 실로 드문 일입니다. 나는 선도방편(善道方便)이 없으니 저 옛 도인들이 잘 섭호함을 스스로 부끄러이 여길 따름입니다.
설우(雪牛)형과 암자에 함께 지내신다니 내 대신 문안 사뢰어 주시면 어떠할런지요. 이만 줄입니다.
5월 16일
한암 배사
 
■ 原文 ■
久阻�仰이러니 際承惠翰하니 如對淸儀라 仍承審伊來에 道體候 公務事畢了後에 安居於寂靜處하야 深入定慧圓明하니 何喜如之며 欽羨不已로다 門弟는 恒是病蟄伏하야 而起居飮食이 比前過損하니 自覺無多日餘生耳로다 謙谷師之發心遠程來訪은 實是希有로되 而我無善導方便하니 如古道人이 攝護自愧歎而已라 雪牛兄主 同居一庵云하니 爲之上問安하고 而同照如何오 只此不備謝禮
五月 十六日
門弟 漢岩 拜謝
 
1) 적정처(寂靜處) : 마음에는 번뇌가 없고 몸에는 분주한 일이 없는 평안한 곳. 여기서는 극락암을 가리키는 말임.
2) 안거(安居) : 스님들이 음력 4월 15일부터 7월 15일까지 한곳에 모여 외출을 금하고 수행하는 제도. 비구(比丘)들이 여름에 행각하다가 폭풍우를 만나고 초목과 벌레들을 살상하여 비난을 받았으므로 여름 비올 때에는 외출을 금한 것이 그 시초. 북방에서는 여름 안거 외에 음력 10월 15일부터 정월 15일까지 겨울 안거라 하여 여름 안거와 같이 행한다.
3) 정혜원명(定慧圓明) : 정(定)은 마음을 한곳에 머물게 하고, 혜(慧)는 현상(現象)인 사(事)와 본체(本體)인 이(理)를 바르게 관조(觀照)하는 것이다. 이 둘의 상태가 어느 한곳으로 치우침없이 원만히 밝은 것을 원명이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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