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봉스님에게 보내는 서간문(20) > 한암일발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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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봉스님에게 보내는 서간문(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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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14-07-31 16:40 조회6,795회 댓글0건

본문

■ 번역 ■
편지 잘 받았습니다.
도체후 만복하시고 원내 제절이 태평하시다니 기쁩니다.
이곳은 거승(居僧)이 박덕하고 사운(寺運)이 불길한 탓으로 음력 2월 초이튿날 석양녘에 바람이 크게 일어 새로 지은 집에서 불이 나 양대(兩大) 법당과 동서 요사채가 전부 타버리고 남은 것은 불상과 경궤와 가마솥과 객실 그리고 종각뿐입니다. 현 주지 화상의 원력과 산중의 공의로 대목을 불러 벌목을 해서 금년 내로 일신 중창을 할 계획입니다.
그러나 원래 일은 크고 힘은 약하고 시대가 변하고 일이 번거로워서 갑자기 성취하기는 어려울 것 같은데, 일이 어찌될지 알 수 없으니 기다려 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세계의 성주괴공(成住壞空)1)이나 우리 몸의 생로병사가 진실로 이와 같이 무상하니 탄식이 저절로 나오는구료.
피로하여 이만 줄입니다.
정해(1947년) 3월 7일
한암
 
■ 原文 ■
謹承審伊來에 道體候 連爲萬福가 院內諸節이 俱爲泰平하니 仰慰區區且祝이라 鄙院은 居僧德薄하고 寺運不吉하야 陰二月初二日夕陽에 飄風大起하야 新屋火生하야 兩法堂與東西寮舍 盡入灰燼이요 而所救者는 佛像與經櫃와 釜鼎客室與鍾閣而已라 現住持和尙願力과 與一山公議로 召匠伐木하야 今年內에 一新重創計劃이라 然元來事巨力綿하고 時異事煩하니 猝難成辦이라 終未知下回如何耳오 世界之成住壞空과 身之生老病死는 固如是無常하니 悶歎奈何오 神昏에 只此不備謝禮
丁亥(1947년) 三月 七日
弟 漢岩 拜謝
 
1) 성주괴공(成住壞空) : 또는 생주이멸(生住異滅)로 모든 사물이 이루어져 머물다가 무너지고 없어지는 것, 즉 변천해 가는 과정을 설명하는 것으로 온갖 법이 무상(無常)임을 표시하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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