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봉수좌와 선문답 > 한암일발록

검색하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수행/신행Odae mountain Woljeongsa

마음의 달이 아름다운 절
그리운 스승 한암

한암일발록

운봉수좌와 선문답


페이지 정보

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12-02-18 14:28 조회7,102회 댓글0건

본문

운봉수좌와 선문답
여운봉수좌선문답(與雲峰首座禪問答)


운봉수좌가 한암(漢岩)선사의 오도송(悟道頌)을 가지고 질문했다.

“스님, 스님의 오도송에
著火廚中眼忽明 從玆古路隨緣淸
若人問我西來意 岩下泉鳴不濕聲
부엌에서 불을 지피다가 홀연히 눈이 밝았으니
이로 좇아 옛길은 인연따라 청정하네
누가 나에게 조사의 뜻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바위 아래 물소리 젖지 않는다 하리.
라고 하셨는데, 이 글 끝의 ‘암하천명불습성(岩下泉鳴不濕聲)’이 어떻게 조사의(祖師意)가 될 수 있습니까?”

한암(漢岩)선사가 대답하셨다.
“불시여의고(不是汝意故)로 시조사의(是祖師意)니라.
(이것이 그대의 뜻이 아니기 때문에 이것이 바로 조사의 뜻이 되는 것이니라.)”

운봉수좌가 또 말하였다.
“스님께서 속서(俗書)에 능한 것을 익히 들었습니다.”

한암(漢岩)선사가 일갈(一喝)을 하셨다.
“착환여시임하객(錯喚汝是林下客).
(그대를 공부인인 줄 잘못 부를 뻔했다).”

이 말에 운봉수좌도 아무 말 못한 채 묵묵히 차를 마시고 있었고, 대중들도 모두 묵연히 차를 마시면서 듣고만 있었다.


■해설■
운봉성수(雲峰性粹, 1889~1944) 스님은 부산 향곡혜림(香谷蕙林, 1912~1978)스님의 법사(스승)이다. 운봉스님은 상호가 기묘하게 생겼다. 얼굴이 새까맣고 키도 작고 머리 모양이 아주 기형이었다. 그러나 목소리가 매우 아름다워서 새를 연상케 할 정도였다고 한다. 그래서 당시 수좌들 사이에서는 운봉스님을 ‘굴뚝새 조실’ 또는 ‘굴뚝새 화상’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이 선문답은 1926~1927년경에 있었다. 한암(漢岩)선사의 제자인 조용명스님의 글 〈우리스님 한암스님〉에서 발췌한 것이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