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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간과 출세간 모두 모름(不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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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11-08-11 19:43 조회6,82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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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간과 출세간 모두 모름(世與出世都不識 : 세여출세도불식)


■ 번  역 ■
여러분의 깊은 마음 참으로 감사하오
먼 길을 오셨는데 화창한 봄이구려
세간법 출세간법 내 모두 모르나니〔不識〕
심산(深山)에 오래 은거함이 부끄러울 뿐이오.

이 모른다는 것〔不識〕은 달마가 양무제에게 “짐을 대하는 사람은 누구요?”에서 답한 불식(不識)과, 육조와 황매(5조 홍인)와의 문답 가운데 “황매의 뜻을 어떤 사람이 압니까?” “불법을 수행하는 사람이 안다.” “스님도 아십니까?” “나는 모른다.”고 대답했는데, “(육조가) 나는 불법(佛法)을 모른다.”고 한 것처럼, 나(한암)도 과연 그러하니, 이 때문에 세간과 출세간을 모르고〔不識〕 모릅니다〔不會〕. 종무(宗務)를 내가 알 수 있겠소. 세간과 출세간 모두 모릅니다. 오직 여러분의 신촉(信囑)에 수결(手結)이나 하겠습니다.



■ 原  文 ■
多感諸師珍重意하고遠程來訪正當春이로다
世與出世吾不識하니�愧深山久藏身이로다

이 不識은 達磨가 梁武帝에 答한 朕對者誰에 不識이라 한 것이나, 六祖와 黃梅와의 問答에 問黃梅意旨甚큯人得이닛고 答佛法人得이니라 問師還得否아 答我不得이니라 問爲甚큯人得이닛고 答我不會佛法이라 한 것이, 我於에 是然하니 是故로 世與出世가 不識不會입니다. 宗務를 내가 알 수 있겠소. 世與出世間이 都不識입니다. 오직 諸師의 信囑에 手結이나 찍겠습니다.



■ 해  설 ■
이 게송은 총무원 간부 일행이 업무보고차 종정(宗正)스님의 거처(居處)인 상원사를 방문했을 때 장도환 일행에게 주신 게송이다. “나는 세상사에 대해서 잘 모른다(불식).”는 것이다. 얼핏 보면 그저 겸사(謙辭)로 보이지만, 이 게송은 불식(不識)에 대한 한 편의 법문이다. 장도환(張道煥)은 당시 불교 기관지인 《불교(신)》誌의 편집장이었다. 이 게송은 《불교(신)》지 38호(1942년 7월호)와 41호(1942년 10월호)에 <上院寺行>이라는 글 속에 수록되어 있다. 초판본에서는 <장도환 일행에게(贈張道煥一行)>라는 제목으로 수록되었으나, 《正本 漢岩一鉢錄》에서는 위의 제목으로 바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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