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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봉선사에게 보낸 답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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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15-04-20 14:04 조회9,820회 댓글0건

본문

■ 번역 ■
편지를 받은 지 오래되었으나, 해가 바뀌도록 아직 답신을 보내지 못한 것은 허물이 실로 나에게 있습니다. 도체(道�)는 항상 만중하시며, 원내(院內) 제절(諸節)이 모두 청안하기를 우러러 빌고 또 빕니다.
법우(한암스님 자신을 가리킴)는 작년 동지달 초순에 새벽에 문밖을 나서다가 발을 헛디뎌서 허리와 팔을 다치는 바람에 겨울 내내 누워 있었습니다. 아직까지도 완쾌하지 못하고 기혈이 쇠약한 것이 팔구십 노인보다 더 심한데, 무슨 심정으로 다른 데로 옮길 생각이 나겠습니까? 그저 스스로 졸(拙)함을 지키면서 모우(毛羽)를 깊은 산속에 감추고 사는 것이 분수에 족합니다.
그러나 세상의 일이란 꼭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므로 만약 석장(錫杖)을 옮긴다면 귀원(貴院)의 뜻을 따를 생각이었습니다. 비록 나에게 오라는 말을 하지 않더라도 때가 되면 갈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아시고 다른 말씀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이만 줄입니다.
병술년(1946년) 2월 초3일
한암 배사
대중스님들에게 제가 문후(問候)를 올린다고 전해 주십시오.
향봉스님은 지난 가을 탄허와 함께 남방에 있었습니다. 근래 편지를 받았는데, 월명암에서 동안거를 보냈다고 합니다.
 
■ 原文 ■
承書久而至於歲換에 尙未修謝는 咎實不淺仍審로소이다
道體候隨時萬重하여 院內諸節이 俱爲淸泰하시다니 仰賀且祝之至로소이다 法友昨至月初에 早晨出門이라가 失足挫腰又傷臂하야 過盡寒凉토록 以伏枕爲已住라 尙未快完하야 氣血衰弱하야 過於八九十老人也어늘 有何心情으로 移他爲計耶아 只自守拙하야 藏毛羽深山於分足矣니이다 然世事來須亦未可定이니 若移錫則奉有志於貴院也로소이다 雖不有來汝之敎라도 吾將隨時去參計矣로소이다 以此海諒하시고 勿姑置而言爲望하소서 只此不宣謝禮.
丙戌 二月 初三
漢岩 拜謝
大衆前, 爲我上問候焉.
香峰師主, 昨秋與呑虛同住南方矣. 近得書則在月明庵, 過冬云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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