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봉스님에게 보내는 서간문(13) > 한암일발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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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봉스님에게 보내는 서간문(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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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14-05-01 15:21 조회5,815회 댓글0건

본문

■ 국역
편지 잘 받았습니다.
대법체후 만안하시며, 산중의 여러 스님들도 모두 태평하시다니 기쁩니다. 문제(門弟)는 근근이 사대색신(四大色身)1)을 보전하니 다행인가 합니다.
신도들이 잘 와서 며칠 간 기도하다가 무사히 회향을 하고 가니, 이 모두 화상께서 염려해 주신 은덕이 아니겠습니까. 기쁜 말을 무어라고 해야 할지요.
들리는 말에 화상께선 가람을 수호하고 불사(佛事)를 크게 베푸신다니, 참으로 복과 지혜를 함께 닦으심이 천만 번 구족하십니다. 만약 여러 생의 원력이 깊지 않은들 어찌 능히 이렇겠습니까.
연부력강(年富力强)한 때에 더욱 공용(功用)을 첨가하시어, 불조(佛祖)의 무량한 공덕을 찬탄하여 중중무진법계(重重無盡法界)2)를 성취(成就)하소서.
이만, 예를 갖추지 못합니다.
정축(1937년) 4월 20일
한암 배사
 
■ 원문
謹承審 政中大法體候 以時萬穆하고 山中僉德은 俱爲泰平云이라하니 伏慰區區且禱로다 門弟는 僅保色四하니 是幸이라 就 善來檀越이 幾日祈福하고 無事回向而去는 莫非和尙 護念之德也라 喜何可言이리요 且聞和尙以守護伽藍하야 廣作佛事云하니 可謂福慧雙修라 千足萬足이로다 若非多生願力之深이면 焉能如是在리요 年富力强時에 愈加功用하야 以讚佛祖無量功德하야 成就重重無盡法界焉하소서 只此 不備謝禮
丁丑(1937년) 四月 二十日
門弟 漢岩 拜謝
 
1) 사대색신(四大色身) : 우리의 이 몸은 흙·물·불·바람(地·水·火·風) 등 4원소로 인체(人體)가 구성되었다고 불교에서는 말함.
2) 중중무진법계(重重無盡法界) : 4법계(法界)의 하나. 화엄종(華嚴宗) 세계관(世界觀)의 하나로 현상계 만유의 낱낱 사물이 서로 장애되지 않고 중중무진(重重無盡)하게 상융(相融)하며 낱낱 사물 가운데 우주의 중중 무진한 연기(緣起)를 표현하는 것을 보이는 법문(法門). 화엄의 대표적인 세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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