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오세사선원 헌답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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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17-03-03 16:02 조회4,916회 댓글0건본문
■ 번역 ■
설악산은 오대산, 금강산 사이에 있는 산으로 그 깎아지른 듯한 산세와 드넓은 산줄기는 실로 오대산, 금강산 못지 않다.
설악산 최고봉 앞의 가운데 산줄기에 신라 자장(慈藏)법사가 부처님의 사리탑을 봉안하고, 사리탑 기슭 오른편 30리 쯤에 암자가 하나 있는데 ‘오세암(五歲庵)’이라 한다. 암자의 도량이 청정하고 봉우리가 기이하고 빼어나니 참으로 도인이 주석할 만한 곳이다. 세인의 말에 의하면 의상조사(義湘祖師)께서 창건한 암자라 하는데, 오늘날 ‘오세암’으로 부르는 것은 5세 동자가 춘천에서 이곳에 찾아와 도를 깨친 후 주석한 데에서 붙여진 명칭이다.
계해년 여름, 설운 노스님이 본 암자에 선회(禪會)를 창설하고 쌀 100말을 헌납해서 선량(禪糧)으로 보충하여 해마다 지속해 왔는데, 임신년 가을, 더욱 희사의 마음을 내어 논 589평, 도조 4석의 세수를 봉정암 사리탑에 헌납하여 인등 기도비(引燈祈禱費)로 삼고 논 1,526평, 도조 7석의 세수를 신흥사 내원에 헌납하여 선량(禪糧)을 충당하게 하고, 겸하여 그의 선사(先師, 돌아가신 스승) 몽성당(夢聖堂) 전홍(典洪)스님의 영위(影位)를 축원토록 하였으며, 논 3,450평, 도조 20석 세수를 본 암자에 헌납하여 영원토록 선량(禪糧)을 삼도록 하고, 또한 그의 친부모 양위(兩位)와 그 선사(先師)의 부모 양위 분의 매년 기일(忌日) 제위(祭位)를 마련토록 하였다.
아! 이 말세를 당하여 상좌들이 그 은사 스님을 위하는 일에도 오히려 성의를 다하지 않는 자가 많은데, 오늘날 설운장노는 은사 스님의 두 속가 부모까지도 위하는 마음이 이처럼 간절하니, 스님의 진실한 효성을 어떻게 이루 다 말할 수 있겠는가. 후세의 사람이 이런 뜻을 알고서 선중(禪衆)을 보호하여 영원히 따른다면, 이는 실로 다함께 바른 신심을 내고, 다함께 청정한 과보를 닦아 필경 다함께 바른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만일 주지와 삼직이 사욕에 얽매이고 의심과 비방에 떨어져 선회(禪會)를 폐지하여 이 논을 다른 절에 귀속시킨다거나 또는 마음대로 독식하는 자가 있다면, 인과가 역연하여 살아서는 큰 죄업을 짓고 죽어서는 삼도(三途)에 떨어질 것이니, 이를 삼가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 때문에 이를 기록하는 바이다.
한암중원 삼가 쓰다
■ 原文 ■
雪嶽山은 在於五臺金剛之間이요 其斬截包藏之勢 實不讓於二山이라 而山之最高峰前中麓은 羅代慈藏法師가 奉安如來舍利塔하고 塔麓之右 一舍許에 有一庵하니 五歲라 其地淨妙하고 峰巒奇秀하니 眞道人樓息處也라 世稱義湘祖師創建이어늘 今稱五歲者는 有五歲童子가 自春川來하야 得道而住故로 因而名之焉이라 癸亥夏에 雪雲長老가 創設禪會於本庵하야 納米一百斗하야 以充禪糧하야 年年爲例러니 壬申秋에 益發喜捨心하야 畓五百八十九坪, 賭租四石歲收를 納于鳳頂庵舍利塔下하야 爲引燈祈禱하고 而畓一千五百二十六坪, 賭租七石歲收를 納于新興寺內院하야 以充禪糧하고 而兼爲其先1)師夢聖堂典洪和尙影位條也오 畓三千四百五十坪, 賭租二十石歲收를 納于本庵하야 以爲永遠之禪糧하고 而又爲其親父母兩位及其先師之父母兩位 各忌日祭位條也라
噫라 當此季世하야 爲人嗣佐者 於其爲師傅하야 尙草忽不盡意者多어늘 而今長老猶爲追慕於其師傅之俗父母하야 如是其至切하니 其誠孝之偉大 何其盡言이리오 後之人이 知此意而保護禪衆하야 永久遵行이면 卽實是共發正信하고 同修淨果하야 畢竟同成正覺矣리라 其或住持與幹事者 拘於私慾하고 墮於疑謗하야 廢其禪會하고 而以畓引付於他寺어나 又專住獨喫者는 因果歷然하야 現造重罪하고 死墮三途하리니 可不愼哉아 是爲之記하노라
漢岩重遠 謹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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