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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묵담 작성일15-01-18 12:52 조회8,97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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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선방,
지난 15/01/06(화요일) 우리부부는 오랜만에 대구에 갔습니다. 장모님이 무릎 관절수술을 두 다리 다하시고 대구 동산병원에 입원하고 계시기에 먼저 병문안하고, 저녁에는 사촌 동갑내기 친구 겸 동생 기일이라 동생 집에 가서 제사 지내고, 잠은 김 동배(진성)거사님이 결제중인 大安精寺 一物禪院 (대구시 동구 효목동 동구시장 내 상가, 선 원장: 구담스님)에서 하룻밤 자고 새벽에 2시간 참선과 아침 공양 후에 또1시간 참선과 사시예불 1시간30분 끝으로 점심 공양 후에 구담스님의 법문도 듣고 차까지 얻어 마시고 왔습니다.
 
보통 선방이라면 산수가 좋고 조용한 산속이 제격인 것이 일반인의 생각인데 이 선원은 정반대로 세상에서 가장 번잡하고 시끄러운 소음과 냄새로 선방과는 절대로 어울리지 않는 풍경이지만, 부처님 공부하는데 장소가 문제되겠는가?
전통시장 통에 시민선방을 개설한 스님도 대단하지만 서울이 집인 진성거사님이 이번 동 안거뿐만 아니고 벌써 몇 철을 이곳에서 수행정진 하는 모습을 직접 보고, 비록 반나절 참선을 하고, 거사님이 스님에게 나를 월 정사 도 반이라고 인사도 시켜주시니 너무 황송하고 고마웠습니다.
특히 인상적인 사건은 사시예불 참석하고 한번 더 놀랐습니다. 스님의 연세를 가늠하는 것도 실례가 되지만, 아마도 예순 후반쯤 짐작합니다. 예불 때 마이크를 사용해서 법당을 쩌렁쩌렁 울리면서 또박또박 말씀을 끊어서 하니 법당에 처음 오는 초보불자라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도록 정성과 혼을 다하는 당당한 모습을 보면서 그렇게 예불 들이는 모습을 청소년들도 함께하면 산속에 머물러 있는 불교가 아니라 쉽게 동화(同化) 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불자들이 올린 발원문 낭독도 정성을 덤 뿍 담아서 읽어주시는 모습이 참으로 감동적이고 많은 예불에 참여 했지만, 이런 경우는 나도 처음이라 진성거사님에게 물어보니 평소에도 이렇게 예불을 하신다고 귀 뜸을 해주었습니다. 한국불교가 위기라고 하지만, 큰 스님의 당당한 불교에 대한 흔들림 없는 자신감에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이제는 마지막으로 친구이야기로 글을 마무리 하겠습니다. 실은 01/06일은 서두에 언급했던 친구이자 나보다 사흘 늦게 태어난, 큰집 사촌동생(대구 동구 반야월) 기일에 맞추어서 대구로 가게 되었습니다. 15대 대통령(김대중 대통령) 선거일 이틀 전, 서른아홉에 세상을 떠난 친구를 만났습니다. 우리는 이승과 저승으로 갈렸지만 오랜만에 그 친구가 생각나서 꼭 가고 싶어서 시간을 냈습니다. 그 친구 집으로 불쑥 찾아갔더니 제수(초등학교후배)씨가 더 깜짝 놀라네요. 고향가면 그 친구 집 소식을 듣고 어떻게 사는지 알고는 있었지만, 친척들 오기 전에 제수씨로부터 30대 중반에 남편과 사별하고 혼자서 남매를 키운 17년의 역사를 상세히 들을 수 있었습니다. 남편 없는 아픔보다 두 남매에게 아버지 없는 그 서러움이 더 컷 다면서 닭 똥 같은 눈물을 흘리면서 젊은 나이에 공장도 다니고 지금은 식당일 하면서 자식 둘 다 대학졸업하고 큰조카는 S그룹S반도체에 다니고 둘째는 보건대학 나와서 치과에 다니는 반듯한 청신남 청신녀로 훌륭하게 키운 모습을 보고 하늘에 있는 친구가 외롭지 않겠다는 것을 느끼고 왔습니다. 그런 와중에도 제수씨 혼자 힘으로 남매 대학등록금 대출도 없고 아파트도 최근에 큰 평수로 이사하고 이번이 첫 제사라 더 의미가 남달랐다고 합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두 다리 관절수술 잘하고 열심히 재활 치료중인 우리 장모님! 참선삼매에 열중하시는 진성거사님! 두 남매와 열심히 당당하게 사시는 제수씨! 당신들을 보고 큰 힘을 얻고 왔습니다. 덤으로 구담스님의 훌륭한 법문을 들을 수 있었던 인연에 감사를 드리면 이 글을 갈무리 합니다.
추신: 월정선우회 1월 수도권법회는 호국 연화사 군법당 사정(화장실 동결)으로 부득이하게 이번 법회는 개인정진 시간을 갖고, 2월 정기법회 때 정 암사에서 뵙겠습니다.
2015-01-18, 남한산성의 고장 경기광주에서 묵 담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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