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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의 새벽에 불러보는 아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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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그린맘 작성일14-01-27 07:42 조회7,58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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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어제는 신문을 통해 너의 한달의 생활과 도반들 얘기를 보면서
아빠와 엄마는 먹먹해지는 마음과 그리움으로
그리고 무엇보다 기쁨과 참회로 눈물지었다.
왜 이리도 눈물이 멈추지 않는지...
 
마음처럼 되지 않았던 대입실패란 아픔이
너의 커다란 성장판이 열리는 값진 고통이 되어 주리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엄마는 무거운 짐을 들고 새로운 인생여정을 성인으로 시작하는 너를 보며
마음이 아팠고, 또 한편으로는 재수의 힘든 과정을 겪어야 할 안타까움으로 불안했다.
 
항상 너를 믿어왔지만, 늘 마음과 달리 윽박지르고 느긋한 너를 비난하면서 난 초조했었다.
늘 그래왔듯이....힘들때 찾게 되는 부처님께 너를 맡기겠다 생각하고
나의 힘듬과 미움과 불안을 부처님께 드리고
니 스스로 부처님 안에서 너를 찾고 너의 인생을 관조하는 시간을 갖기를 바랬다.
 
" 군대, 공장, 절! 중에 무엇을 택할거니? "
나의 성격대로 직설화법으로 다소 강압적으로 제안했지만 너는 나의 마음을 읽었을거다.
너는 나의 마음의 절절함과 따스함과 이세상 누구보다 너를 사랑하는 마음을 알고 있으니까 말이다.
 
" 엄마! 그런 프로그램이 있다면 저도 다녀오고 싶어요! "
" 잘생각해봐야해! 새벽 3시반에 일어나고 3천배를 하고 추위에 삼보일배를 하는 힘든과정이야"
" 아니예요! 제가 절을 싫어하는 것도 아니고 전 절밥도 좋으니 걱정하지 마셔요!"
 
이렇게 우리가 인연지은 월정사 단기출가학교에 너를 보내던 날 아침..
덕분에 누나 입시와 고3이라는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몇년 씩이나 핑계처럼 미루었던 가족 여행을  하면서 작은 이별의식을 치루었음에도
황망히 너를 빼앗기듯 어떤 절차도 인사도 없이 헤어지고 나서
법당에서 만난 부처님께 눈물로 참회의 절을 올렸다.
왜 그리도 눈물이 앞을 가리는지....
 
" 미안하고 또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고..."
귀하디 귀한 우리 아들을 아프게 한 엄마의 무지함에도 견뎌 준 네게 고마웠다.
" 그래! 내 곁에 잘 보내었구나" 라고 말씀하시는 듯 부처님은 자애롭게 바라봐 주셨다.
 
단기출가학교를 가겠노라고 아빠에게 말했었을 때. 기억나니?
" 그동안 힘들었을 텐데, 아빠도 엄마도 누나도 너를 힘들게 한 것이 있다면 다 용서하거라"
네게 기특하다 말 하면서도 아빠는 아마도 마음 속 깊은 곳은 뜨거운 눈물이 흘렀을 거다.
 
내가 진정 바란 건, 늘 주변의 마음자리를 내어 놓고 살피는 너의 고운 심성이
오히려 늘 너의 짐이 되어 힘들게 하는 것이 늘 저리고 아파서
이번 기회에 오롯이 너 자신만을 위해서 자유롭게 너를 날아 보게 하는 기회가 되어 주기를 바랬다.
말은 단기출가학교 졸업하면 재수든, 유학이든, 창업이든 너를 믿어주겠다고 했지만
사실 나는 항상 너를 믿었다.
 
너는 누구도 가지지 못한 세상의 사람을 아우르는 넓은 마음자리가 있고
또 따스하게 감싸는 온화한 심성이 있고 잘 들어내지 않는 재치있는 유모어에
반짝이는 지성! 게다가 큰 그릇의 훈남스타일임을 알기에...
그리고 무엇보다 너는 지혜로운 사람임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
 
이 글을 읽을 때면 아마도 너를 보내주었던 하얀 눈이 덮인 아름다운 월정사를 뒤로 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있을 때이겠지.
그러나 아마도 그때의 너는 성큼 성장한 모습으로 더 열린 마음을 갖고 있겠지.
물론 변함없는 든든한 엄마, 아빠의 아들로 누나의 동생으로 말이지.
(사실 지금 나는 왠지 성큼 커버린 니가 낮설지나 않을까!
범접할 수 없는 수행자가 된 것을 아닐까! 살짝 걱정도 되거든! ^^)
 
다시한번 새롭게 부처님안에서 다시 태어난 너를 기뻐하고 
나와 아들의 인연으로 와 주어서 감사하고
부족한 엄마를 늘 지지하고 감싸 안아주어서 고맙다.
 
" 세상의 빛을 밝히는 어두운 곳의 희망이 되어주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네 힘껏 작은 불씨를 꺼뜨리지 않도록 노력해 다오"
 
" 사랑한다! 아들! 내가 죽어서도 사랑할 나의 아들!"
 
2014. 1.27
단기출가학교 수행자의 엄마,
이 세상 가장 아름다운 아들을 둔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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