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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원사와 선운사, 고즈넉한 산사 겨울 여행(정책브리핑) 2015.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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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15-01-22 09:28 조회6,72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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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산은 숲이 깊고 산세가 부드럽다. 가까운 설악산보다는 남녘의 지리산을 닮았다. 산자락 곳곳마다 애틋한 전설과 아름다운 사연이 전해오고 있어 경외감마저 느껴진다. 더욱이 겨울 오대산은 적설량이 많아서 한 폭의 산수화처럼 근사한 설경을 보여준다.
오대산 설경은 월정사 일주문에서부터 장관을 이룬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멋진 전나무 숲길이 시작된다. ‘천 년의 길’이라고도 불리는 이 숲길을 걷노라면 전나무 특유의 진한 피톤치드향이 머릿속까지 맑게 해준다. 사시사철 언제 찾아가도 좋지만, 특히 눈 내린 날의 설경이 환상적이다. 하늘을 찌를 듯 우뚝한 전나무는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가지를 늘어뜨리고, 바람이 나뭇가지를 흔들 때마다 안개 같은 눈보라가 숲의 정적을 깨우곤 한다.
 
월정사 팔각구층석탑의 풍경 소리
전나무 숲길의 끝에서 만나는 월정사(033-339-6800)는 오대산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유서 깊은 고찰이다. 하지만 고찰다운 고풍스러움은 느끼기 어렵다. 6·25전쟁 당시에 모든 건물들이 소실된 탓이다. 하지만 참혹한 전화에도 불구하고 월정사 팔각구층석탑(국보 제48호), 상원사 중창권선문(국보 제292호), 월정사 석조보살좌상(보물 제139호) 등의 국보급 문화재가 오늘날까지 남아 있어 전성기의 영화를 짐작케 한다.
월정사를 대표하는 팔각구층석탑은 고려시대의 작품이다. 전체 높이는 15.2m로 우리나라 다각다층석탑 중에서 가장 높다. 또한 층마다 지붕돌의 추녀 끝에 매달린 작은 풍경이 가녀린 실바람에도 맑고 고운 풍경 소리를 한아름씩 쏟아내곤 한다. 석탑 앞에는 무릎을 꿇고 공양을 올리는 석조보살좌상의 복제품이 놓여 있다. 진품은 경내의 성보박물관에 옮겨놓았다.
 
설악산과 동해가 또렷하게 보이는 오대산 비로봉 정상.
설악산과 동해가 또렷하게 보이는 오대산 비로봉 정상.
 
선재길 따라 상원사로
월정사 주변의 설경만으로도 이미 마음은 풍성하다. 하지만 내친김에 선재길을 따라 상원사(033-332-6666)까지 오르면 훨씬 더 멋진 설경을 감상할 수 있다. 월정사와 상원사 간의 옛길인 선재길은 오대산국립공원(033-332-6417)에 의해 복원돼 2013년 10월에 다시 열렸다. ‘선재길’이라는 이름은 <화엄경>에 등장하는 ‘선재동자(善財童子)’에서 따왔다. 선재동자는 ‘지혜의 구도자’이다. 길이 9.4km의 선재길을 자분자분 걷다 보니, 가슴 깊숙한 곳의 속진(俗塵)과 번뇌까지 슬그머니 사라지는 듯하다. 수북한 눈 속에 온몸을 묻은 계곡의 풍광도 환상처럼 아름답다. 하지만 폭설이 내렸을 때에는 선재길이 통제될 수도 있으므로 오대산국립공원관리에 미리 문의해보는 것이 좋다.
우리나라 불교의 문수신앙 성지인 상원사는 통일신라 때인 705년에 성덕왕이 창건했다. 그는 효명태자 시절에 보천왕자와 함께 오대산 중대에서 1만 문수보살을 친견했다고 한다. 조선 7대 임금인 세조도 이곳에서 문수동자를 만나 불치병인 등창을 깨끗이 치료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상원사 목조문수동자좌상(국보 제221호)은 세조가 친견한 문수동자의 형상을 새긴 것이라고 한다. 성덕대왕신종(일명  에밀레종)과 함께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동종으로 꼽히는 상원사 동종(국보 제36호)도 세조의 명으로 이곳에 옮겨졌다. 성덕대왕신종보다 45년이나 앞선 725년에 제작된 이 종에는 당초문, 비천상 등의 문양이 빼어난 솜씨로 조각돼 있다. 상원사를 뒤로하고 비탈진 등산로를 2시간가량 오르면, 적멸보궁을 거쳐 비로봉 정상(1563m)에 당도한다. 쾌청한 날에는 동해가 아스라이 보일 정도로 조망이 탁월하다. 하산 길에서는 겨울 산행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다. 두껍게 눈 쌓인 천연 슬로프에서 잠깐씩 즐기는 ‘엉덩이 눈썰매’가 산행의 고단함을 잊게 해준다.
월정사에서 자동차로 20~30분 거리인 대관령면 소재지(횡계리)에서는 1월 9일부터 18일까지 대관령눈꽃축제가 열리고 있다. 올해로 23회째를 맞는 이 축제에서는 얼음썰매, 눈썰매, 스노봅슬레이, 설피 신고 걷기 등의 다양한 놀이와 체험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선운사 전각의 처마에 매달린 고드름.
선운사 전각의 처마에 매달린 고드름.
 
언젠가부터 강원 영동지방보다도 호남 서해안지방의 강설량이 부쩍 늘었다. 전통적인 다설(多雪) 지역인 강원도에서는 오히려 눈을 구경하기가 어려워진 반면 부안, 고창, 정읍, 영광 등지에는 폭설이 내렸다는 뉴스가 심심찮게 들려온다.
서해에서 다량의 수증기를 빨아올린 눈구름이 시시때때로 몰려와서 큰 눈을 쏟아내는 것이다. 그때마다 주민들에게는 적잖은 피해와 불편을 주지만, 관광객들에게는 더없이 근사한 설경을 보여준다. 특히 서해와 맞닿은 고창 선운산(355m)은 적설량이 많고, ‘호남의 내금강’이라 불릴 만큼 자연풍광도 수려해서 선경(仙境) 같은 설경이 펼쳐지곤 한다.
선운산(도립공원, 063-563-3450) 자락에는 명찰 선운사가 자리 잡았다. 봄날의 동백꽃, 초가을의 꽃무릇과 만추의 아기단풍이 아름답기로 소문난 절이다. 사실 선운사처럼 사계절 언제 찾아가도 만족스러운 여행지는 흔치 않다. 무엇보다 주변 숲과 계곡의 풍광이 빼어난 덕택이다. 특히 신록과 녹음, 단풍과 눈꽃으로 치장하며 계절의 변화를 또렷하게 담아내는 숲의 정취가 일품이다.
고창읍성 서문인 진서루 일대의 설경.
고창읍성 서문인 진서루 일대의 설경.
자연 풍광 일품인 ‘호남 내금강’
천 년 고찰 선운사는 백제 위덕왕 24년(577)에 검단선사가 창건했다. 전성기에는 89개의 부속암자를 두고 3000명의 스님이 머무르던 대찰이었다. 오늘날에는 부속암자가 4곳으로 줄었고 경내의 전각도 천왕문, 만세루, 대웅전, 영산전 등 10여 동에 불과할 정도로 규모가 위축됐다.
그래도 초라할 만큼 왜소하지는 않다. 내력 깊은 산사치고는 넘치거나 모자라지도 않고 딱 알맞은 규모를 갖추었다. 수려한 산자락과 울창한 동백숲에 둘러싸인 절집은 늘 아늑하고 편안하다. 겨울 햇살 아래 반짝이는 동백숲은 찬란한 봄날을 꿈꾸며 깊은 겨울잠에 빠져든 듯하다.
선운사를 껴안은 선운산은 ‘도솔산’으로도 불린다. 산세는 크지 않지만 진흥굴, 도솔암, 내원궁, 마애불, 용문굴, 낙조대, 천마봉 등의 문화유적과 자연절경이 산재해 있어서 산행의 묘미를 다채롭게 즐길 수 있다. 산행 코스도 비교적 짧고 수월한 편이다. 아이젠, 스패츠(발목 토시), 스틱 등의 안전장비만 제대로 갖추면 눈 쌓인 겨울철에도 안전하고 손쉽게 오르내릴 수 있다.
선운산의 여러 산행 코스 가운데 선운사에서 도솔암을 거쳐 낙조대에 올랐다가 되돌아오는 코스가 겨울철에는 권할 만하다. 선운산 계곡을 따라가며 진흥굴, 장사송(천연기념물 제354호), 도솔암, 선운사 동불암지 마애여래좌상(보물 제1200호), 용문굴 등을 두루 거친다. 드라마 <대장금>의 촬영지인 용문굴을 지나면 금세 능선에 올라선다. 탁 트인 능선 길에서는 서해와 변산반도까지 오롯이 시야에 들어온다. 해질 녘에는 서해 낙조도 감상할 수 있다. 편도가 약 4.5km쯤 되는 이 코스를 왕복하는 데에는 3, 4시간이 소요된다.
 
고창읍성 한 바퀴 돌기
내원궁 아래의 깎아지른 절벽에 새겨진 마애불.
내원궁 아래의 깎아지른 절벽에 새겨진 마애불.
내친김에 고창읍성(사적 제145호)도 둘러볼 만하다. ‘모양성’으로도 불리는 고창읍성은 우리나라에서 원형이 가장 잘 보존된 석성으로 꼽힌다. 성 안에는 아름드리 소나무와 느티나무, 곧게 뻗은 대나무(맹종죽)가 빼곡하게 들어차 있다. 마치 잘 보존된 전통 원림 같은 정취가 느껴진다. 나직한 산등성이를 따라 구불거리는 성곽은 부녀자들이 쌓았다고 한다. 그래서 여자들이 돌을 머리에 이고 성벽 위를 걸으면 살아생전에 무병장수하고 죽은 뒤에는 극락에 간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둘레 1684m의 고창읍성을 한 바퀴 도는 데에는 30~4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한 번만 돌고 끝내기에는 적잖이 아쉽다. 그럴 경우에는 반대 방향으로 한 바퀴 더 돌거나 성벽 안쪽, 또는 바깥쪽의 산책로를 따라서 돌아보기를 권한다. 눈 쌓인 날에는 반드시 아이젠을 착용해야 된다. 아이젠이 없거나 어린아이와 함께 걸을 때에는 성벽 안쪽의 산책로를 이용하는 게 안전하다.
눈 내리는 날에 고창읍성의 성곽 길을 걷는 일은 더없이 상쾌하다. 순백의 설경을 바라보는 눈 맛도 좋고,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뽀드득 뽀드득’ 들려오는 소리에 귀가 즐겁다. 소풍 나온 아이처럼 마음이 달뜨고, 몸은 날아갈 듯 가뿐하다. 그야말로 오감이 유쾌하다.
글· 양영훈(여행작가)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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