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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수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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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현해스님 작성일03-06-12 00:00 조회3,968회 댓글0건

본문

우리 불교에서는 빈도라는 말이 있습니다.
‘빈도’는 ‘가난한 수행자’라는 의미로
스님들이 자신을 낮추어 사용하는 말입니다.
물질적으로는 풍부하지 못하지만, 정신적인 행복과
최고의 즐거움을 추구하는 수행자라는 자부심도
함께 들어 있는 말입니다.
‘가난’이라는 것.
그것은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서 슬픔이 될 수도 있고,
자유가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우리 스님네들은 모든 것을 버림으로써 가진 것 없는
왕자가 되고, 여러분들은 많이 가지려 애를 씀으로써
돈 많은 거지가 되는 이치와 같은 것입니다.
왜 가진 것 없는 왕자가 되고,
돈 많은 거지가 되겠습니까? 그것은 마음의 풍요를
기본으로 하는 우리 인간들의 행복기준 때문입니다.
스님네들은 자기 집, 자기 돈, 자기 이름을 알아주는
이 하나 없어도 언제나 신도님들의 존경과 공양물로
아무런 근심없이 세상을 살아가지만, 여러분 주위의
돈 많은 이웃들은 도둑과, 사기와, 집안간의 싸움,
그리고 정치적 희생에 대한 근심과 걱정으로
각종 질병과 정신적 고통을 감수해야 함을
무수히 보아 왔을 것입니다.
아무리 돈 많고, 이름이 높으면 뭐합니까?
언젠가는 병들고, 죽어서 사라질 것을 말입니다.
젊어서는 돈 벌고, 자리 쌓기에 바빠서 인생을
허비하고, 나이들어서는 그 젊었을 때의 고생으로
병들고 지쳐서 끝내 제대로 자신의 개인행복
한 번 찾아보지 못하고 죽어 가는 우리들.
이것은 슬픔입니다.
물질과 권욕에 눈이 먼 우리네들의 슬픔입니다.
그래서 스님들은 ‘빈도’라고 자처하며 산으로
머리를 삭발하고 들어왔습니다.
세속에서 쌓은 재산과 명예, 지식과 기술을
모두 버리고 산으로 들어와 그야말로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새로운 자신만의 세계를 건설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시대의 조류에 역행하는 처사라고
지탄도 받을 수 있겠지만, 인간에게는 누구나
자신의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는 것입니다.
공존하는 사회에서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는 일은 당연히 이 세상에서
가장 고귀하고 성스러운 일일 것입니다.
여러분!
여러분은 얼마나 행복하십니까?
아무리 여러분이 행복하다고 해도
우리 스님네들의 모든 것 다버린 이 행복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부처님의 법입니다.
욕심에서 벗어나 무위자적하며 세상의
이치를 관찰하고, 그래서 자연을 닮아가는 이 생활이
바로 부처님의 법인 것입니다.
여러분은 스님네들을 다른 잣대로 쳐다보지 마시고,
그냥 그 모습 그대로를 보고 존경하며,
또한 스님네들의 그 모습이 바로 부처님의 법인줄
알아야 합니다.

비록 올바르지 못한 수행을 하는 스님네들도 있지만
그보다 더 많은 스님네들이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정말 무욕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음을 여러분은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그 바르지 못한
스님들도 여타의 청정한 스님들에 의해서 뉘우치고
참회하며 바른길을 걸어갈 날이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우리 불자들이 모두 쌓아 두어야 할
성스러운 일곱 가지 재물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부지런히 노력하여 이 일곱 가지 칠성재(七聖財)를
여실히 쌓아 두시기 바랍니다.
첫째의 성스러운 재물은 ‘믿음’입니다.
부처님을 믿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믿고,
부처님의 제자들까지 믿어서 결국에는 모든
인간들을 믿을 수 있는 세상을 만들 그런
믿음의 재물을 모으라는 것입니다.
두번째 재물은 올바른 행동입니다.
앞의 믿음이라는 재물을 모으려면
이 올바른 행동이라는 재물이 항상 함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타인이 나에게 믿음을
가질 수 있으니까요.
세번째는 반성하는 자세입니다.
늘 옳은 일을 한다고 해도,
또는 모든 사람을 믿는다고 해도 자신도 모르게
그른 일과 불신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언제나 자신의 마음과 말과 행동을
돌이켜보고 점검하는 그런 자세가 꼭 필요합니다.
네번째는 참을 수 있는 마음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바른 일을 내가 하고 있다고 해도
모든 사람들이 그것을 인정해주는 것은 아닙니다.
그럴수록 자신의 옳음을 인정 받으려면 꾸준히
기다리고 노력하는 마음이 있어야 되는 것입니다.
다섯번째는 항상 좋은 말을 들으려 애쓰는 것입니다.
부처님의 법문 뿐만 아니라 세상의 좋은 이야기들을
듣고 본받으려는 마음자세가 필요합니다.
여섯번째는 남에게 바라는 것이 아니라 베풀라는
것입니다. 나의 생활이 빈곤하여 남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 정도에서 그 대가를 바라지 말고
남에게 베풀줄 아는 마음. 이 마음의 재물을
쌓게 되면 여러분은 우리네 스님들과 같은 행복을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 일곱번째는 슬기롭게 사는
방법을 배우는 것입니다.
세상이 아무리 힘들어도 이 슬기롭게 사는
방법만 알면 세상이 훨씬 행복해 보일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일곱 가지 성스러운 재물입니다.
누구도 훔쳐가지 못하는 이 일곱 가지 보배는
여러분의 삶을 훨씬 더 윤택하게 해 드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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