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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실록 웬 기증?” -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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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문화실장 작성일06-08-26 13:59 조회8,56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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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서울대가 일본 도쿄대로부터 <조선왕조실록> 오대산 사고본 47책을 돌려받는 방식을 두고 민족문제연구소가 “부적절했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연구소는 불교계·국회의원 등과 함께 ‘조선왕조실록 환수위원회’를 꾸려 지난 3월부터 도쿄대와 실록 환수 협상을 벌여왔다.

연구소는 1일 “문화재 환수를 추진해 온 당사자로서 실록의 귀환을 환영한다”고 전제하고 “서울대가 ‘일본 쪽에선 기증, 한국 쪽에선 환수’라는 표현 방식에 합의한 것은 약탈 문화재를 돌려받을 우리의 당연한 권리를 스스로 부인한 치욕적인 일”이라고 주장했다. 우리 문화재를 일본이 약탈해 간 만큼, ‘기증’이라는 형식은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연구소는 이어 “서울대가 실록 반환 발표 기자회견을 연 지난 31일은 도쿄대가 정한 ‘조선왕조실록 환수위’와 협상하기로 한 날로, 불교계 인사와 김원웅 의원 등이 일본에 가 있었다”며 “환수위의 지속적인 압박에 부담을 느낀 도쿄대가 명분을 내세우기 위해 서울대에 ‘기증’을 제안하고, 같은 날 기자회견과 환수 협상을 계획한 것은 우리나라를 기만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도쿄대는 5월15일 서울대에 실록 반환을 알려놓고, 다음날인 16일 환수위에 협상 날짜를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소는 “상황이 이런데도 서울대가 도쿄대의 제안을 미리 받고 환수위에 한마디 문의도 하지 않은 채 개교 60돌 성과로 실록 반환을 포장한 것은 문화재 반환운동의 의의를 훼손하고, 국가 위신을 떨어뜨리는 데 동조한 것”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환수위의 한 인사는 “동경제국대학과 경성제국대학이 손잡고 옛날로 돌아가자는 셈이냐”며 격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실상 국외유출 문화재를 돌려받기 어려운 국제 현실에서 불가피한 선택이 아니냐는 반론도 적지 않다. 당사자인 서울대는 “식민지 때 유출된 문화재의 반환 형식은 국제법상으로도 논란이 되고 있고, 실록이 ‘약탈’됐는지는 아직 증거가 부족하다”며 “아쉽긴 하지만, 외규장각 문서를 영구임대하겠다는 프랑스에 비하면 도쿄대의 결정은 실록의 소유권이 우리나라로 넘어오는 것이므로 진일보한 방식”이라고 밝혔다. 조혜정 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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