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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환수 ‘조선왕실의궤’ 오대산에 둬야(강원도민일보)_2011.10.20(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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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11-10-20 09:19 조회8,06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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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과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총리가 어제 오전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양국 정상은 자유무역협정 등 두 나라의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문제를 논의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일제강점기인 1913년 조선총독부가 ‘조선왕조실록’과 함께 빼돌려 일본 왕실도서관에 소장하던 ‘대례의궤’ 1권 및 ‘왕세자가례도감의궤’ 2권 등 ‘조선왕조의궤’ 3권과 ‘정묘어제’ 2권이 마침내 반환됐다.

늦었지만 이들의 무사 귀환을 우리 모두 반가이 맞는다. 이번 반환은 지난 2010년에 한반도 유래 도서의 자발적 반환 의사를 표명한 이후 드디어 구현된 일본의 실천이란 차원에서 의미가 크다. 매우 당연한 일이지만, 강원도 사람들이 이번 반환에 의미를 두는 것은 이들이 유네스코가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한 인류적 차원의 귀중한 문헌일 뿐 아니라 특히 강원도 평창의 ‘오대산 사고’에 보관돼 있던 서책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이제 문제는 반환된 ‘왕실의궤’를 어디에 보관할 것이냐 하는 점이다. 강원도민들은 이 사안에 대한 여론이 이미 형성돼 있다는 사실을 정부 당국이 유념해야 함을 강조한다. 즉, 오대산 사고의 문헌은 반드시 현지에 보관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엔 지난 수년간 민간단체인 ‘조선왕실의궤환수위원회’가 일본 국회와 정부 관계자들을 설득해 환국하게 됐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 된다는 당위가 포함된다.

지난 2006년 8월 월정사에서 열린 ‘조선왕조실록 오대산본 환국 국민환영대회’에서 문화재청장은 “월정사와 협의해 오대산에 조선왕조실록기념관을 세울 계획이 서 있다”며, “지역의 염원을 확인한 만큼 강원도민들을 섭섭하게 하지 않을 것”이라며 오대산 사고 보관을 확언했으나, 돌려받은 ‘조선왕조실록’은 이 시간 여전히 서울대 규장각에 머물러 있다. 있을 수 없는 정부의 위약 혹은 식언을 실망스럽게 생각하며, 따라서 강원도민은 이번에 반환된 ‘왕실의궤’ 또한 반드시 오대산에 둬야 함을 거듭 강조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민족의 자존심을 뭉개며 일제가 강탈 약탈해 간 우리의 역사 문헌을 정부가 아니라 민간단체가 나서서 반환을 요구하는 형국이 아니던가. 이런 현실 속에 인색하지 말아야 할 당국이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또 다시 현지 보관을 외면한다면 강원도민들은 머리띠라도 매지 않을 수 없다. 이런 맥락에서 정부 당국은 보다 대국 대의 전향적 자세로 ‘왕실의궤’의 귀국을 계기로 ‘왕조실록’ 포함 오대산본 서책의 제자리 보관을 더 이상 미루지 말아야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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