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실의궤 환수 초읽기… 빠르면 7월 한국 올 것”(국민일보)_2011.05.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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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11-05-22 19:52 조회7,097회 댓글0건본문
[인人터뷰-최광식 문화재청장] “조선왕실의궤 환수 초읽기… 빠르면 7월 한국 올 것” ‘어제를 담아 내일에 전합니다’ 문화재청이 발족 50주년을 맞아 최근 공모한 대국민 캐치프레이즈 최우수 수상작이다. ‘현재의 주체인 국민들과 문화재청이 과거 조상들의 정신과 문화를 계승하고 보존해 미래의 후손들에게 전한다’는 뜻으로 ‘법고창신(法古創新·옛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을 표방하는 문화재청의 업무와 역할을 대변하고 있다. 어제를 바탕으로 미래 지향적인 가치창출을 꾀하는 문화재청은 일본 궁내청 조선왕실의궤 등 해외 유출 문화재 환수, 광화문 현판 재제작, 국보 1호 숭례문 복원, 울산 반구대 암각화 보존 등 어느 것 하나도 소홀히 할 수 없는 현안이 수두룩하다. 취임 100일째를 맞은 지난 19일 최광식 청장을 만나 이에 대한 견해를 들어봤다. -취임 100일을 맞은 소감은? “할 일이 너무 많다. 일정이 시간 단위로 꽉 차 있다. 청사가 있는 대전에서 서울로, 문화유산이 있는 각 지방으로 다니다 보면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다. 박물관은 유물의 보존·관리가 주 업무여서 점에 해당된다면 문화재청은 정책이 너무 방대하고 입체적이어서 선과 면에 비유된다고 하겠다.” -그동안 중점을 두었던 분야는? “소통을 바탕으로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업무를 추진하려고 노력 중이다. 고궁이나 문화재 등 안내판을 보면 어려운 용어 때문에 의미를 잘 알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개선할 사항이 있으면 적극 반영하고 스토리텔링 도입 등 국민들이 편하고 쉽게 문화유산을 즐기도록 했다.” -일본 궁내청 조선왕실의궤 반환이 초읽기에 들어갔는데 국외 문화재 환수팀 발족은 언제? “6명으로 구성된 전담반이 이번 주 출범한다. 일본 의회 최종 의결(28일) 이후 늦어도 6월 초 실무진이 일본에 파견되는 것으로 업무를 시작하게 된다. 1205권의 의궤를 몇 차례, 어떤 경로를 거쳐 한국으로 가져올 것인지 일본과의 협정이 필요하다. 협정문 발효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도서의 인수·인계를 마무리하도록 돼 있으나 국민의 염원을 반영해 조기에 인수할 계획이다. 빠르면 7∼8월에는 1차 도착분이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지 않을까 싶다.” -한국 귀환 후 보관은 어디서 하나. “일단 안전한 귀환이 중요하다. 대대적인 귀환 행사도 준비하고 있다. 그 다음 보관상태 점검과 기후 적응 기간 등을 거쳐 특별전을 통해 국민에게 공개할 계획이다. 향후 보관 장소는 각각의 입장에서 이런저런 얘기들이 많지만 효율적인 보존·관리를 위해 국립고궁박물관 등 국가기관에서 맡는 것이 원칙이라는 입장이다.” -대통령도 이 문제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프랑스 외규장각 1차분 도착 후 관계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격려하셨는데 지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덕분에 정부와 민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환수재단 설립도 탄력 받을 것 같다.” 당시 청와대에는 외규장각 실무 지휘자인 김영나 국립중앙박물관장 대신 최 청장이 초청됐다. 문화유산계에서는 이명박 대통령과의 친밀한 관계 때문이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다. 이에 대해 최 청장은 “5월 말 외규장각 반환이 마무리되면 김 관장도 초청하지 않겠느냐”며 웃었다. -광화문 새 현판은 언제쯤 볼 수 있나. “현판제작위원회가 얼마 전 현판용 국내산 소나무를 확보했다. 자연건조와 인공건조에 각각 3∼4개월이 필요하고 한글과 한문 글자체 논란에 대한 각계의 의견 수렴 및 공청회 등을 거치면 1년 정도의 기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임시방편으로 갈라진 틈새를 땜질했으나 보다 신중하고 철저한 고증을 통해 현판을 다시 만들기 위한 과정이니 이해해 달라.” -신응수 대목장의 목재를 사용한다는데. “시공사 측에서 직경 70㎝ 이상의 소나무를 확보하기 위해 여러 목재상을 탐문했으나 적합한 목재가 없었다고 한다. 신 대목장이 현판 제작용 양질의 국내산 소나무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현판제작위원회의 자문과 현장 확인을 거쳐 결정하게 됐다. 대목장이 운영하는 목재상의 나무를 쓰는 것에 대한 지적이 나올 수도 있겠지만 이는 하자 보수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다.” -숭례문 복원은 어떻게 진행 중인가. “현재 문루 공사가 한창이다. 올해 말까지는 다듬어진 부재로 문루 조립을 완료해 외형적 모습을 갖출 예정이다. 내년에는 단청과 지붕에 기와를 얹어 문루 복구를 완료할 계획이다. 숭례문은 국보 1호라는 상징성이 있기 때문에 석장, 대목장, 단청장, 번와장, 제와장 같은 중요무형문화재 장인들이 직접 참여해 전통기법으로 복원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광화문도 그렇지만 숭례문도 대통령 임기 중에 공개하려고 너무 서두르는 것 아닌가. “그렇지 않다. 광화문의 경우 일부 공정의 조정을 통해 공개를 앞당겼고, 광화문과 연결된 궁장설치 등 나머지 주변공사는 이달 말에 준공할 예정이다. 숭례문 복구는 2008년 5월 발표된 계획에 따라 차질없이 진행 중이다. 앞으로도 충실한 고증과 엄격한 공정관리를 통해 무리하게 사업이 진행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옛 경기여고 자리에 조성하는 덕수궁과 아관파천 길 복원은. “미국 대사관 소유의 서울 정동 옛 경기여고 터와 우리 정부 소유의 용산 미군기지 캠프코이너 부지를 교환키로 지난 4월 14일 합의했고 10월 10일까지 교환이 이루어지면 내년부터 덕수궁 복원공사 5년 계획이 현실화된다. 임금의 초상화인 어진을 모시던 덕수궁 선원전을 복원하고, 을미사변 이듬해인 1896년 12월 11일 고종이 러시아공사관으로 피신했던 아관파천 길도 되살릴 계획이다.” -울산 반구대 암각화 훼손 방지 방안은. “수문을 설치해 물에 잠기지 않도록 해야 하는데 가장 큰 문제는 울산 시민들의 식수 해결이다. 최근 학자들을 중심으로 보존연구소가 발족하면서 도움도 많이 받았지만 식수원 확보를 전제로 수문 설치가 우선이라는 사실에 울산 시민들도 동조하는 분위기다. 귀중한 문화재가 더는 물에 잠기지 않도록 보존 대책을 철저히 세우겠다.” -갈수록 커지는 문화재청 역할에 비해 조직은 어떤가. “전국 곳곳에 문화재가 산재해 있어 지방청 신설이 절실하다. 청 가운데 지방청이 없는 곳이 특허청과 문화재청인데 문화재 보존·관리의 경우 지방자치단체에서 맡아 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이 문제는 언론의 도움이 필요하다. 이런 방향으로 힘을 좀 실어달라.” 최 청장과의 인터뷰는 당초 지난 18일 하기로 했으나 약속 장소 착오로 이날은 경복궁에서 사진촬영만 하고 대담은 다음날 국립고궁박물관 청장실에서 이뤄졌다. ‘1박2일’ 동안의 인터뷰에 최 청장은 학자 출신답게 꼼꼼하면서도 선 굵은 캐릭터의 성품으로 어떤 분야의 질문에도 막힘없이 시원시원하게 답했다. 문화유산의 대중화·정보화·국제화에 중점을 두는 그는 “가족이나 각종 친목 모임 장소로 고궁이나 왕릉을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면서 “박제된 문화유산이 아니라 살아있는 생활문화 공간으로 삶 속에 다가가도록 힘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궁궐 야간 개방과 숙박체험 등에 이어 고궁에서 여는 국제패션쇼도 그런 정책의 일환이라고 그는 힘주어 강조했다. ◇최광식 청장은 1953년 서울 출생으로 고려대 사학과 및 같은 대학원 석·박사(한국고대사) 과정을 거친 역사학자. 열정적인 성격으로 한국역사민속학회장, 한국고대사학회장 등을 지냈다. 2002년 고려대박물관장 시절 사회 저명인사들을 대상으로 ‘문화예술 최고위과정’을 운영하면서 당시 서울시장이자 수강생이었던 이명박 대통령과 친분을 쌓았다. 2003년 중국의 ‘동북공정’ 사태가 불거지자 고구려 역사왜곡 대책위원장을 맡아 고구려연구재단(동북아역사재단의 전신) 출범을 이끌었다. 이때 생긴 별명이 ‘을지문덕’이다. 현 정부 출범과 함께 국립중앙박물관장에 임명돼 3년간 장수했다. 지난해 11월 G20 서울정상회의 만찬장을 국립중앙박물관에 유치해 대성공을 이끌어내면서 행정력을 인정받았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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