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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궤·실록은 고향으로 돌아와야 한다”(불교닷컴)_2011.05.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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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11-05-18 09:40 조회7,16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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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르포-②] 의궤와 실록 제자리찾기 과제와 전망





 
 
▲ 지난 12~14일 ‘조선의 보물 왕실의궤 환국 축하연’과 의궤 환국길을 탐방하기 위해 일본 도쿄를 방문한 월정사 주지 정념 스님과 최명희 강릉시장(왼쪽), 이석래 평창군수(오른쪽).


강원도 오대산 사고가 품고 있던 ‘조선왕실의궤’가 환국한다. 의궤는 오대산 숲과 수호사찰인 월정사가 지켰던 세계적인 기록유산이다. 일제 강점기 총칼을 앞세운 총독부가 오대산 인근의 주민을 위협해 일본 황실로 불법 반출했던 뼈아픈 역사가 담긴 문화유산이다.

이제 의궤가 환국한다. 1965년 한일협정으로 국가가 나서 불법 반출된 문화재 환수를 주장할 수 없는 법적 제약에도 불교계 민간단체가 나서 끈질긴 반환운동을 벌여 결국 의궤는 고향으로 돌아올 길이 열렸다.

지난 2006년 도쿄대에서 돌아온 ‘조선왕조실록 오대산 사고본’ 역시 불교계 민간단체의 각고의 노력 끝에 환국했다. 하지만 반환 막판 서울대의 느닷없는 개입으로 결국 영구 반환이 아닌 기증형태로 돌아왔다. 하지만 이번 의궤 반환은 기증이 아닌 완전한 반환이다.
의궤 환국의 가장 큰 의미는 일제강점기 불법 반출된 문화재가 소유권을 포함해 완전한 반환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환국’ 후 제자리 찾는 ‘귀향’이 중요

유네스코는 ‘문화재의 불법 반출입 및 소유권 양도금지와 예방수단에 관한 협약’을 통해 “외국 군대에 의한 일국의 점령으로부터 직접적으로 또는 간접적으로 발생하는 강제적인 문화재의 반출과 소유권 양도는 불법으로 간주된다”고 규정한다. 약탈문화재 환수의 가장 큰 버팀목이다.

의궤 오대산본은 국제협약에 의해 일본이 불법적으로 약탈한 문화재이다. ‘조선왕조실록 오대산본’의 ‘기증’은 불법 취득한 것을 원주인에게 돌려주는 행위가 아니었다. 일부 학자들은 현실론을 들어 ‘기증 형태’라도 돌아와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의궤의 반환으로 이 같은 주장은 더 이상 실효적이지 않다는 의견이 나온다.

의궤의 환국은 잃어버린 민족문화의 환국이자, 망국의 치욕이 담긴 아픈 역사의 자발적 회수이다. 이제 의궤의 환국은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명박 대통령의 일본 방문에서 가져올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의궤가 환국하는 것은 기정사실이다.

문화재 제자리찾기는 국제협약 따르는 것

‘조선왕실의궤’는 환국되더라도 ‘귀향’이라는 큰 과제를 안고 있다. 하지만 문화재 제자리 찾기는 유네스코의 협약과 권고에 따라 자명한 일이다. 의궤 역시 고향인 강원도 오대산으로 돌아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잘못된 견해는 분명 아니다.

강원도와 평창군, 월정사 등은 의궤와 실록이 원래 소장처인 강원도 평창의 오대산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강조한다. 문화재는 제자리를 찾아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12~14일 ‘조선의 보물 왕실의궤 환국 축하연’과 의궤 환국길을 탐방하기 위해 일본 도쿄를 방문한 월정사 주지 정념 스님과 최명희 강릉시장, 이석래 평창군수를 한 자리에서 만났다. 월정사 주지 정념 스님은 오상추 월정사 신도회장과 김진명 김문기 김영흠 신도회 부회장 등과 동행했다. 이석래 평창군수도 일본 탐방길에 장문혁 평창군의회 부의장과박종욱 정문섭 군의회 의원과 함께 동행했다. 의궤의 귀향에 대한 강원도 평창 오대산의 관심이 읽혀지는 부분이다.

이 자리에서 월정사 주지 정념 스님은 “실록과 함께 의궤는 함께 귀향해야 한다. 더 많은 국민들이 의미를 향유하고 민족의 정기와 정신을 선양하기 위해서는 제자리로 돌아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의궤 등 귀향 강원도민 국민 모두가 기다린다

정념 스님은 “의궤 등이 가진 역사와 문화는 이를 지키던 후손들이 있었던 그곳에서 의미를 더욱 배워야 한다. 의궤 등이 본래 자리로 돌아와야 하는 것은 400여 년간 오대산 사고를 지켜온 수호총섭의 역할을 다시 이어야 한다는 마음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이석래 평창군수도 의궤 등의 환귀본향을 강조했다. 이 군수는 “실록에 이어 의궤가 돌아온다. 제자리로 돌아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최명희 강릉시장도 “의궤 등 오대산 사고본은 강릉 바닷가를 통해 일본으로 반출됐다. 역사적 책임을 느낀다”며 “의궤 등은 제자리로 돌아와야 한다. 오대산이 보관하고 관리 연구 등이 이루어져야 한다. 실록이 아직도 고향에 오지 못하고 서울대 규장각에 있는 것을 강원도민 모두가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의궤와 실록의 환국은 월정사를 중심으로 ‘환수위원회’가 노력했기 때문이다. 정부도 하지 않은 일을 일개 사찰과 민간단체가 앞장섰다. 의궤와 실록의 오대산 귀향은 유네스코 협약과 권고를 따르고 무수한 약탈문화재 제자리 찾기 노력을 촉진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한 마디로 우리나라를 문화강국으로 끌어 올릴 수 있는 조치라는 것이다.

   
▲ 지난 12~14일 ‘조선의 보물 왕실의궤 환국 축하연’과 의궤 환국길을 탐방하기 위해 일본 도쿄를 방문한 탐방단에는 의궤의 귀향을 기다리는 강원도 평창군의회 의원들과 오대산 월정사 신도회 임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의궤의 귀향처는 ‘강원도 평창 오대산’

의궤의 귀향처는 ‘강원도 평창 오대산’이다. 의궤와 실록이 4대 사고에 분산 보관한 것은 안정을 고려한 것이지만, 지역의 유생들을 위한 고려이기도 했다. 특히 환국하는 의궤와 이미 돌아온 실록은 모두 오대산 사고 본이다. 강원도 평창 오대산이 의궤와 실록의 소장처 이어야 한다는 논리는 부정하기 힘들어 보인다. 하지만 의궤와 실록의 귀향을 막는 이들의 논리는 안정적 보관을 위해 원래 자리로 돌려보내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이 같은 주장은 ‘지방 분권’ 시대에 적절치 않은 주장이라는 게 강원도와 평창군 월정사의 입장이다. 의궤와 실록은 약탈문화재였고, 민간단체가 환수한 문화재이다. 또 의궤와 실록의 고향은 ‘강원도 평창 오대산’이다. ‘약탈문화재’의 아픈 과거에 비춰볼 때 제자리로 돌아와야 망국의 역사를 후손들이 기억하고 익힐 수 있다는 논리가 더욱 타당해 보인다.

강원도 평창 오대산에 왕실의궤와 실록의 전부를 전시 연구 교육 체험하는 ‘박물관’과 운영 프로그램을 갖추는 것이 더 중요해 보인다. 또 박물관 건립은 세계적인 기록문화유산인 ‘오대산 사고본’에 대한 정당한 대우라는 지적도 있다.

지방문화 육성 등 문화 분권 다양성 확보해야

오대산 사고의 의궤와 실록은 ‘중앙’의 문화재가 아니라 ‘지역’의 문화재였다. 또 중앙중심의 문화육성에만 치우치기보다 ‘지방 문화 육성’과 ‘문화 분권’이라는 다양성을 확보하기에 위해서라도 의궤와 실록의 귀향은 당연한 일로 받아들여진다.

학문의 분권화도 가능해 진다. 의궤와 실록 등 오대산사고본의 귀향은 지역 학자들에게 연구기회를 개방할 수 있다. 학문연구의 중심과 연구주체의 다변화가 가능해진다. 이는 곧 문화유산의 대중화와 다원화라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정념 스님은 “중앙정부가 문화 분권적 관점에서 문화재는 본래 있었던 곳으로 가야한다는 의미를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스님은 “월정사뿐만 아니라 강원도민이 나서 지역의 중요 문화재인 의궤 등이 고향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제자리 찾기 운동을 벌여 나갈 것”이라고 했다.

   

최명희 강릉시장 역시 “강원도 지자체장으로서 의궤의 귀향을 위해 강릉시민은 물론 강원도민과 도내 지자체 단체장들과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최 시장은 또 “강원도민의 한 목소리를 중앙 정부에 전달해 의궤 등이 제자리로 돌아와 오대산에서 빛이 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지역 관광자원에 도움

또 의궤와 실록의 강원도 평창 오대산 귀향은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와 지역 관광자원 개발 차원에서도 꼭 필요한 일이다. 의궤와 실록이 귀향해 오대산의 박물관에 보관 전시 등이 이루어지면 지역 관광자원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낼 수 있다는 게 강원도와 평창, 오대산 월정사의 입장이다.

특히 2018년 동계올림픽 평창 유치를 앞두고 전국 최고의 생명평화의 숲인 오대산에 의궤가 귀향한다면 세계적인 역사와 문화자원의 복귀를 알리는 일이고, 세계적인 기록문화유산의 환귀본향은 평창 동계올림픽이 단순 스포츠 제전이 아닌 문화올림픽으로서의 위상을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게 강원도와 평창군, 오대산 월정사의 설명이다.

월정사 주지 정념 스님은 “의궤와 실록 등 오대산사고에서 반출된 많은 문헌들은 국가의 중요한 문화재이지만 강원도와 평창 오대산의 중요문화재이기도 하다. 사찰이 중심이 되어 도민, 온 국민이 지켜온 지역의 공동의 문화유산”이라며 “환수위원회의 역할이 환국까지 였다면 의궤 등의 ‘귀향’은 강원도와 평창군, 월정사의 역할로, 강원도민 모두가 의궤 등 귀향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최명희 강릉시장은 “의궤 등이 중앙의 박물관에 소장된다면 수많은 유물 중의 하나로 의미가 축소돼 그 가치를 발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원래 있던 강원도 평창 오대산에 의궤 등의 가치를 발할 수 있도록 박물관을 만들어 전시 교육하면 의궤와 실록은 오대산의 단 하나의 기록문화재로 큰 빛을 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석래 평창군수 역시 “중앙에 집중된 문화유산의 분산이 필요하다. 문화 분권은 모든 지자체의 숙원이다. 강원도 평창 오대산에 의궤 등이 돌아와야 한다는 점을 설득해 가겠다”고 했다.

아울러 이 군수는 의궤 등 세계적 기록문화유산의 귀향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 군수는 “동계올림픽은 ‘문화올림픽’이어야 한다. 외국인이 평창을 찾았을 때 한국 전통 문화의 정수를 볼 기회가 많지 않다. 의궤 등의 귀향은 문화올림픽의 가치를 더욱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올림픽은 중앙정부가 지자체를 지원한다. 의궤 등의 귀향은 정부의 올림픽 지원 당위성을 더욱 이해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일본 국회의원도 “의궤는 제자리로 가야 한다”

지난 13일 일본 도쿄 오쿠라 호텔에서 열린 ‘조선의 보물, 왕실의궤 환국축하연’에서 의궤 반환에 힘써온 일본 국회의원인 오쿠다 케이치(공산당)는 “의궤 환수를 위해 월정사가 수호사찰로서의 아픔을 담은 편지를 보내와 읽고 감동했었다. 우리는 의궤가 한국의 월정사로 돌아가는 데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 의궤 반환에 노력한 일본 국회의원 역시 ‘환귀본향’을 강조한 대목이다.

강원도와 평창군, 오대산 월정사는 의궤 환국 후 고유제와 환국기념 행사를 열 계획이다. 지난 2006년 8월 조선왕조실록 환국 후 월정사에서는 ‘조선왕조실록 환국 국민 환영식 및 고유제’를 봉행했었다.

환국 고유제와 환영행사를 시작으로 의궤 등 오대산 사고본의 귀향을 위한 움직임이 본격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서현욱 기자 mytrea70@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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