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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실록 및 의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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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는 원래 자리에 보존돼야 - 강원일보 - 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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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문화실장 작성일06-08-26 15:43 조회8,25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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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실록 오대산사고본 환수과정을 보며

 지난달 7월 25일부터 서울의 국립고궁박물관에서는 1913년 일본에 의해 강탈되었다 되돌려 받은 조선왕조실록 오대산사고본을 전시하고 있다. 이번 반환된 조선왕조실록 오대산사고본은 임진왜란 후 하나밖에 남지 않은 전주사고본을 저본으로 1603년부터 3년간에 걸쳐 4부의 실록을 더 인쇄하여 춘추관과, 태백산, 묘향산, 마니산 및 오대산 사고에 분산시켜 보관하던 실록의 하나이다.

 93년만에 고국의 품으로 돌아온 조선왕조실록 오대산본은 이미 9년 전 정부에서 환수를 위한 실태조사와 회담까지 벌였으나 결국 성사되지 못하고 흐지부지하고 말았던 것으로, 이를 민간인들의 노력에 의해 되찾아온 것은 정말 고맙고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 런데 이번 조선왕조실록의 환수는 실로 많은 분들의 헌신적인 노력에 의해 이루어졌다고 하겠으나, 그 결과는 이런 저런 문제들로 인해 안타까울 뿐이다. 불교계는 지난 3월 조계종 월정사 주지 정념 스님과 서울 봉선사 주지 철안 스님을 공동의장으로 하는 조선왕조실록환수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차분히 수많은 관련 자료와 논거를 준비하는 한편 사회 각계각층의 광범위한 지지와 참여를 얻어낸 후 노회찬, 김원웅 국회의원 등이 포함된 협상단을 조직하여 도쿄대와 직접 반환 협상을 벌였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도쿄대측은 실록 반환에 따른 자신들의 명분을 살리기 위한 묘한 방법으로 서울대학교에 기증이라는 형식으로 넘겨주려 하였고, 이에 대해 서울대측은 우선 받아놓고 보자는 생각으로 이를 수락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 결과 빼앗긴 문화재에 대한 명백한 증거와 논거를 바탕으로 자랑스럽게 돌려받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음에도 불구하고 도쿄대의 기증이라는 연출에 의해 돌려받게 된 일련의 과정은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더구나 서울대 측이 국민들의 정서를 조금이라도 생각했다면 도쿄대의 기증형식을 수용하는 과정에서 최소한 유감의 뜻이라도 내외에 밝혔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해본다.

 탈취 당했던 왕조실록이 되돌아오기는 하였으나 그간 환수를 위해 실질적으로 노력한 관계자들로서는 기쁨에 앞서 찜찜하고 허탈한 마음이 앞설 것은 역지사지의 이치일 것이다.

 이러한 서울대 측의 행보에는 몇일전 오대산본에 대한 관리 주체가 아직 확정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발생한 도서날인이라는 상식밖의 행태를 볼 때 오로지 실록을 소장해야겠다는 과욕만을 적나라하게 보이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문 화재 보존에 있어 최상의 방법은 원래의 자리에 그대로 보존하는 것이다. 간혹 피치 못할 사정이 있을때 박물관이나 도서관 에 보존하는 형태도 있을 수 있으나 이는 차선책이지 결코 문화재 보존의 최선이 될 수는 없다. 따라서 이번에 반환된 조선왕조실록 오대산본도 기존에 보관되었던 오대산 사고에 보관하는 것은 상식이요 최선의 방법이라 하겠다. 현재 월정사 측은 원래의 오대산 사고를 완벽하게 복원한 상태이고, 만약 사고에 문제가 있다면 사찰내의 성보박물관을 이용한 보존 방안도 마련해 놓은 상태라고 한다.

 환수협상단의 노력에 의해 반환된 오대산본이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 하겠다.

 서울대 측에선 도쿄대로부터 기증받은 도서니까 서울대 규장각에 보관하겠다고 하고, 약탈당했던 실록의 환수 분이니까 원래 있던 자리인 오대산 사고에 보관해야 한다는 불교계 주장의 대결 양상을 보노라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이에 대해 결국 문화재청이 모든 면을 고려해 9월경 최종 관리처를 결정하겠다고 하였는바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상식적이고도 현명한 결정을 기대해본다.

 정호돈·강릉문화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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