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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실의궤 환수 절차 간단치는 않을 것”(한겨레신문)_2010.08.18(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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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10-09-15 19:44 조회7,59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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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입 문화재가 협상 걸림돌
한국쪽 신중한 대응 필요해

일 궁내청 현황 제공 장본인
“연내 돌아오게 최대한 노력”

이 땅에 돌아올 우리 문화재는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일까. 올해 안에 올 수는 있을까. 환수 절차는?

지난 10일 간 나오토 일본 총리의 담화로 일본 궁내청에 소장된 조선왕실의궤 등 우리 고문서 문화재 반환이 현실화하면서 당장 떠오르는 궁금증들이다. 이에 대한 일본 쪽 관계자들의 생각은 어떨까.

“해결이 간단하지는 않을 겁니다.”


지난 16일 조선왕실의궤 환수위원회(공동대표 김의정)의 초청으로 방한해 18일 기자들과 만난 가사이 아키라 일본공산당 중의원 의원(중의원 외무위원·사진)이 내놓은 진단이다. 지난 3년여간 일본에서 한국의 조선왕실의궤 환수위와 손을 잡고 일본 국회 차원의 의궤 반환운동에 진력해온 그는 “의궤 등 유출 문화재를 원래 자리로 돌려줘야 한다는 게 당연하지만, 반환이 성사될 때까지 일본 정부와 정치권 안에서도 절차, 반환 품목을 놓고 복잡한 협의와 조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선왕실의궤 등의 반환을 위한 제도적 절차는 두가지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특별법을 새로 만들거나, 이번 문화재 반환을 위한 새 조약을 두나라 간에 맺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 과정은 상당히 복잡할 겁니다.”

1965년 한일협정으로 문화재 관련 기본 규정이 이미 완결됐다고 보는 게 일본 정부의 기본 입장이고, 반대세력들도 있기 때문에, 두가지 절차 중 어느 쪽으로 가든 일본 국회 내 합의를 거쳐야 할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가사이 의원은 개인적으로는 별도의 전례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1991년 영친왕 비 이방자 여사의 복식을 한국에 반환할 때 당시 여당인 자민당 정권이 별도의 전례를 만든 적이 있습니다. 이번 의궤 반환도 그런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만 한·일 양국이 신중히 협의해 빨리 방법을 정해야겠지요.”

반환할 문화재 품목과 관련해서는 신중한 대응을 거듭 당부했다. 그는 “의궤 이외에 상당수 문화재가 조선총독부를 경유한 한반도 유래라는 것은 확실하다”는 일본 궁내청 장관의 발언을 전하면서 “궁내청과 일본 외무성, 한국의 외교통상부와 문화재청이 협의중인 단계인데, 가급적 원만한 결론이 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변수는 일본 궁내청이 총독부 기증본이 아니라 직접 시중에서 구입했다고 밝힌 <진찬의궤>를 비롯한 인쇄본 의궤 4종. 가사이 의원은 “구입 문화재의 경우 일본 재정관련 법률에 따라 별도의 대가를 받지 않으면 내어줄 수 없는 원칙이 있기 때문에 의궤류 반환협상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전체 협상이 수포로 돌아가지 않도록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우려를 전하기도 했다.

가사이 의원은 궁내청 내 조선왕실의궤 현황을 파악하는 데 국내 당국자도 하지 못한 성과를 올린 바 있다. 지난 4월 일본 궁내청에 직접 질의해 현지 소장된 왕실의궤가 81종 167책이라는 자체 조사 내용을 최종 확인하면서 의궤 환수의 결정적 근거를 제공한 것이다.

이런 그의 열정은 2007년 8월 궁내청에서 처음 <명성황후 국장도감> 등의 의궤를 열람할 당시 받은 강렬한 인상 때문이었다고 한다. “꼼꼼히 기록된 제례절차와 생생한 각종 기물들의 그림, 색다른 편집 등을 보고 한눈에 반드시 돌아가야 할 문화재라는 것을 느꼈다”는 그는 “한일병합 100주년인 올해 의궤 등의 유출된 문화재들이 반드시 한국에 돌아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사진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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