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왕실 생활사의 파노라마"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일본이 반환하기로 한 궁내청 소장 우리 전적(典籍) 문화재 1천205책 중에는 조선총독부가 일본에 '기증'한 조선왕실의궤류 167책이 포함돼 있다.

이들 의궤류는 그동안 문화재 반환 청구대상 최우선 순위에 올랐던 것들이다. 그만큼 지닌 가치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의궤(儀軌)란 글자 그대로는 '의식(ceremony 혹은 ritual)의 궤적', 혹은 '의식의 규칙'이라는 뜻이다. 즉, 요즘의 이벤트(event) 정도에 해당하는 각종 의식을 어떤 순서에 따라 어떻게 치렀는지를 마치 동영상을 보는 것처럼 생생하게 그림과 텍스트로 정리해 놓은 책을 말한다.

'의식'은 거의 예외없이 왕실과 관련된 의례(儀禮)를 말한다. 그래서 의궤를 보면 그 시대 해당 이벤트가 눈앞에 선하게 그려진다. 그래서 조선왕실의궤는 조선왕실 생활사의 파노라마로 평가되기도 한다.

이번에 돌아오게 된 궁내청 소장 의궤류는 우선 양이 많을뿐만 아니라 그것이 다루는 주제 또한 왕가의 결혼과 관련한 가례(嘉禮)를 필두로 왕비나 세자 책봉을 다룬 책례(책禮)ㆍ책봉(책封)ㆍ진봉(進封), 장례식에 대한 국장(國葬)이나 빈(殯)ㆍ혼례(魂禮) 등 매우 다양하다.

2001년 국립문화재연구소 조사 당시 확인된 76종 154책은 전부가 반환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파악된 의궤류는 다음과 같다.

1.가례도감의궤(嘉禮都監儀軌) 상하. 고종 3년(1866). 2권2책. 채색그림. 고종과 명성왕후 민씨와의 결혼을 다룸.

2.대례의궤(大禮儀軌). 광무 원년(1897) 9월. 1책. 채색그림. 고종의 황제즉위례의궤.

3.왕세자가례도감의궤(王世子嘉禮都監儀軌) 상하. 광서 8년(1882). 2권1책. 채색그림. 순종이 왕세자 시절 순명왕후(純明王后) 민씨와 결혼한 일을 다룸.

4.황태자가례도감의궤(皇太子嘉禮都監儀軌) 상하. 광무 10년(1906). 2권1책. 채색그림. 순종 황제가 황태자일 때 순정효황후(純貞孝皇后) 윤씨와 결혼한 일을 다룸.

5.왕세자책례도감의궤(王世子冊禮都監儀軌) 광서 원년(1875). 1책. 채색그림. 순종이 왕세자로 책봉될 때의 의식.

6.추봉책봉의궤(追封冊封儀軌) 융희 원년(1907). 1책. 채색그림. 왕비ㆍ왕 등의 책봉 의식.

7.추봉황후진봉황후의궤(追封皇后進封皇后儀軌) 융희 원년(1907). 1책. 채색그림. 순종황체의 두 황후에게 황후를 추봉하는 의식.

8.철종대왕국장도감의궤(哲宗大王國葬都監儀軌) 권1~4. 고종 원년(1863). 4권4책. 녹색그림. 철종의 국장 의궤.

9.철인왕후국장도감의궤(哲仁王后國葬都監儀軌) 권1~4. 광서 4년(1878). 4권4책. 채색그림. 철종의 왕비 국상 의궤.

10.신정왕후국장도감의궤(神貞王后國葬都監儀軌) 권1~4. 광서 16년(1890). 4권4책. 채색그림. 문조(文祖)비의 국상의궤.

11.명성황후국장도감의궤(明成皇后國葬都監儀軌) 개국 504년(1895). 4책. 채색그림. 명성왕후 국상시의 의궤.

12.효정왕후국장도감의궤(孝定王后國葬都監儀軌) 권1~4, 광무 7년(1903). 4권4책. 채색그림. 헌종의 계비(繼妃) 국상 의궤.

13.순명비국장도감의궤(純明妃國葬都監儀軌) 권1~4. 광무 8년(1904). 4권4책. 채색그림. 순종이 황태자일 때 비인 순명비 민씨 국상의궤.

14.철종대왕빈전혼전도감의궤(哲宗大王殯殿魂殿都監儀軌) 권1~5. 동치 2년(1863). 5권3책. 채색그림. 철종의 빈과 혼전 의궤.

15.철인왕후빈전혼전도감의궤(哲仁王后殯殿魂殿都監儀軌) 상중하. 광서 4년(1878). 3권3책. 채색그림. 철종비의 빈ㆍ혼전 의궤.

16.신정왕후빈전혼전도감의궤(神貞王后殯殿魂殿都監儀軌) 상중하. 광서 16년(1890). 3권3책. 채색그림. 문조(文祖)의 비(妃)의 빈ㆍ혼전 의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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