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년만에 ‘있어야 할 곳’으로…조선왕실의궤 등 1205권 내달께 귀환(동아일보)_2011.04.29(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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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11-04-29 10:23 조회7,284회 댓글0건본문
한국 정부는 참의원 절차가 끝나면 전문가 실사단을 파견해 일본 측과 반환 절차 논의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이들 도서는 대부분 조선총독부가 1922년 강탈한 뒤 궁내청이 보관해온 것으로, 이르면 다음 달 한국으로 돌아올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반환은 1965년 한일협정 이후 정체 상태에 빠졌던 약탈 문화재 반환 역사에서 중요한 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민간 차원이 아니라 정부 간 협약을 통해 약탈 문화재를 돌려받는다는 점에서 그 의미는 더 크다.
광복 이후 우리가 열강으로부터 돌려받은 문화재는 약 5000점. 이 가운데 정부 간 협약에 따라 돌려받은 것은 2000점 정도에 불과하다. 1965년 한일 문화재 반환 협약 당시, 우리 정부는 4479점을 반환할 것을 요구했지만 1432점밖에 돌려받지 못했다. 한일협정 이후 한일 정부 간 문화재 반환은 이번이 처음인 셈.
돌아오는 도서는 일본 궁내청이 소장하고 있는 조선왕실의궤 81종 167권, 규장각에서 반출된 도서 66종 938권, ‘증보문헌비고’ 2종 99권, ‘대전회통’ 1종 1권 등 150종 1205권. 조선시대 정치 사회 문화상을 이해하는 데 소중한 자료들이다.
이번 반환은 프랑스에서 돌아오는 외규장각 도서와 달리 소유권이 완전히 넘어오는 것이다. 문화재청의 박영근 문화재활용국장은 “반환이 완료되면 국민들이 문화적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특별전시나 환영행사 등을 마련할 계획이다. 연구 전시 촬영 디지털화 등 다양한 활용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이날 밝혔다.
반환 후 관심사의 하나는 소장 장소 문제. 왕실의궤 가운데 절반 정도가 강원 평창군 월정사가 관리하던 오대산사고 소장본이었기 때문에 불교계는 최소한 오대산 사고본은 월정사에서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박 국장은 “일단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 하지만 보관을 가장 잘할 수 있고 국민이 편하게 접근해 감상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
▼ “뺏은 문화재 반환않는 건 부끄러운 일” ▼
‘의궤 반환’ 한국인보다 더 열심히 뛴 日 아리미쓰 겐 씨
한일도서협정이 일본 중의원을 통과한 28일 아리미쓰 겐(有光健·60·사진) 씨는 “귀중한 문화재들이 원래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가게 돼 기쁘다”며 환한 표정을 지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강제징용자 보상 등에 오랫동안 헌신해온 아리미쓰 씨는 조선왕실의궤 등의 반환을 위해 한국 사람보다 더 열심히 뛴 일본인이다.
그는 지난해 6월 ‘한국·조선 문화재 반환 문제를 생각하는 연락회의’를 설립해 반환 운동에 힘을 기울였다. 국회의원을 찾아다니며 설득하고 반환의 당위성을 주장하는 심포지엄을 여는 등 백방으로 뛰어다녔다.
아리미쓰 씨는 “상식적으로 원래 한국에 있어야 할 문화재가 일본에 와 있다는 것 자체가 이상한 것”이라며 “식민지시대 강제 권력에 의해, 또 부정한 방법으로 일본에 건너온 것을 일본이 언제까지나 갖고 있겠다고 하는 것은 일본인으로서 부끄러운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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