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서 돌아온 도서, 어디에 보관하나(연합뉴스)_2011.12.0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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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11-12-06 09:31 조회7,804회 댓글0건본문
"전부 문화재보호법 적용 대상"..월정사 연고권 주장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일본에서 돌아오는 조선왕실의궤 등 한국도서 1천205책은 프랑스에서 얼마 전에 '5년 단위의 대여' 형식을 빌려 돌아온 외규장각 도서와는 달리 그 전부가 문화재보호법 적용대상이다.
박영근 문화재청 문화재활용국장은 5일 "이번 귀환도서는 인천공항에 도착해 우리 외교통상부 박석환 제1차관과 무토 마사토시(武藤正敏) 주한일본대사가 인수인계를 확인하는 구상서를 교환하는 즉시 모든 소유권이 대한민국 정부로 넘어온다"고 말했다.
이들 도서를 반환하는 형식을 둘러싸고 양국 정부는 줄다리기 끝에 '인도'로 정했다. 다시 말해 일본 정부가 한국 정부에 인도(넘겨주는)하는 형식을 취한 것이다.
이 점은 프랑스 정부가 여전히 소유권을 쥔 외규장각 도서와는 확연히 다른 대목이다.
어떻든 궁내청 소장 우리 도서는 인천공항에 도착하는 시점부터 문화재청이 직접 소유권을 행사하게 된다.
박 국장은 "월정사에서 귀환도서 중 조선왕실의궤 일부가 월정사로 와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설혹 월정사로 가는 것으로 결정 난다고 해도 소유권은 여전히 정부에 있다"고 덧붙였다.
박 국장 말처럼 돌아오는 우리 도서 중에서 월정사 경내에 있던 오대산사고본 소장 의궤류는 보관처 문제를 둘러싸고 이미 팽팽한 긴장감이 돌고 있다.
귀환 도서 150종 1천205책 중 조선왕조의궤는 81종 167책. 이를 원래 소장처로 보면 ▲오대산사고 44종 81책(48.5%) ▲태백산사고 7종 10책(6%) ▲정족산사고 6종 19책(11.3%) ▲강화사고 3종 3책(1.8%) ▲규장각 1종 1책으로 구성된다.
대략 의궤류 중 절반이 월정사 경내에 있던 오대산사고에 있었던 것이다.
강원도 지역 여론이나 월정사를 중심으로 하는 불교계에서는 오대산사고본 의궤류는 반드시 원래의 자리로 돌아와야 한다고 주장한다. 문화재는 제자리에 있어야 더욱 존재가치가 빛난다는 문화유산계 오랜 금언으로 볼 때는 지극히 당연한 주장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론 역시 만만치 않다.
예컨대 문화재청에서는 아직 드러내 놓고 이런 말은 하지 않지만 "이번에 같이 돌아오는 도서류는 같은 자리에 같이 있어야 빛이 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외규장각 귀환 의궤류는 그 자체로 유일본에다가 왕이 보던 어람용이 많아 그 자체로 하나같이 문화재로서 가치가 뛰어나지만, 이번에 돌아오는 의궤류는 문서 그 자체로서의 의미보다는 100년 만에 돌아온 문서라는 점이 더 중요한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따라서 이러한 반환 문서가 귀국해서 소장처가 갈라진다면 문화재 반환이라는 의미가 반감될 것을 우려하기도 한다.
더불어 이들 오대산사고본 의궤류가 정말로 월정사 현지로 가야 하느냐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기도 한다.
이들 의궤류는 오대산사고가 운영 중일 때도 여전히 왕실, 혹은 국가 소유물이었다. 월정사는 이런 왕실 혹은 국가소유 기록물을 보관하는 오대산사고 관리를 담당한 사찰이다.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은 "의궤류 일부가 오대산사고에 있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그것은 엄연히 국가의 소유물이었고, 기록 유실에 대비한 분산 배치 차원에서 오대산사고에 보관했다는 역사적 사실 또한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번 귀환 도서 중 오대산사고본 소장처 문제는 광범위한 여론 수렴 과정과 공청회, 그리고 문화재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오대산사고본 외의 반환 도서는 문화재청 산하 국립고궁박물관이 소장하는 것으로 사실상 결론이 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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