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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조선왕조 500년의 넋을 오대산에 심자(강원일보)_2011.12.17(*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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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11-12-17 12:39 조회7,90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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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산 사고본 조선왕실의궤가 무려 89년을 기다려 마침내 지난 6일 고국의 품에 안겼다. 이를 알리는 환수 고유제가 16일 오대산 월정사에서 열렸다. 온 국민과 함께 환영해야 할 일이지만 좀 더 냉정하게 우리를 돌아보고 보다 먼 미래를 봐야 한다.

이번에 되돌아온 오대산 사고본 조선왕실의궤는 지난 1965년 한일협정 체결로 사실상 일본에 의해 강제로 반출된 문화재의 주권이나 반환 청구권을 상실한 정부를 대신해 불교계를 중심으로 한 민간이 이룬 성과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오대산 월정사에서 열린 고유제는 그 의미를 되새기는 행사였다.

조선왕실의궤 환수는 한일 양국이 미래지향적 발전관계로 나아가는 디딤돌이다. 일제 강점기 일본으로 반출되어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문화재들은 한민족의 정체성과 문화를 이해하는데 필수적인 문화유산들이다. 이 문화재를 반환하는 것은 유네스코의 원칙과 정신을 따르는 것이기도 하다. 우리에게 조선왕실의궤는 조선시대 우리 조상들의 생활상과 당시 문화를 이해하기 위한 중요한 기록물일 뿐 아니라 한민족의 뿌리이자 조선왕조 500년의 넋이 고스란히 담긴 `민족의 혼'이다. 월정사에서 열린 고유제를 우리의 민족혼을 상기하며 침탈당한 문화재를 다시 찾아오기 위한 하나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침탈당한 우리의 문화재가 7만5,000여 점에 이르고 있기에 더욱 그렇다. 불법으로 반출된 문화재를 반환받기 위해서는 국민 모두가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 정부 간 교섭은 물론이고 시민단체 등을 통해 상대국의 여론과 양식에 호소하는 것도 중요하다.

고국을 찾은 문화재가 제자리에 놓이는 것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특히 월정사는 많은 국보와 보물을 관리하고 있는 문화유산의 성지다. 조선시대에는 실록과 의궤의 수호를 책임지던 사찰이다. 이제부터는 오대산 사고본 조선왕실의궤가 제 빛을 발할 수 있도록 본래 자리인 오대산으로 돌아오도록 국민적 지혜를 모아 나가야 한다. 정부는 2005년 일본으로부터 침탈 문화재 북관대첩비를 환수한 뒤 경복궁 고궁박물관 앞뜰에 전시했다가 2006년 본래 위치한 북한으로 인도했다. 오대산 사고본 조선왕실의궤도 제자리로 돌려보내 우리의 정체성을 다시 살려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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