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實錄 93년만에 제자리 돌아올까-조선일보 -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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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문화실장 작성일06-08-26 15:48 조회8,246회 댓글0건본문
오대산 월정사서 오늘 환수 告由祭 열려
道 문화계·지역 주민들 오대산 보관 촉구
日서 인수한 서울대 규장각과 팽팽한 대결
지난달 일본에서 93년만에 돌아온 조선왕조실록 오대산본의 환수를 알리는 고유제(告由祭)와 국민환영대회가 11일 오대산 월정사에서 열린다.
특히 실록 환수 이후 보관 장소를 두고 치열한 대결이 벌어지고 있어 이번 행사에 쏠리는 관심이 크다. 강원도 지역에서는 원래 실록이 있던
월정사의 오대산 사고(史庫)로 돌아와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이번 고유제는 문화재청과 조선왕조실록환수위원회가 공동 주최한다. 당초 지난달 22일로 예정됐으나 집중호우로 월정사가 있는 평창 진부면
지역이 큰 피해를 입는 바람에 연기됐다. 이날 행사에서는 수해 조기 복구를 위한 평창군민 위로 한마당 잔치도 함께 열린다. 실록의 오대산 보관을
촉구하기 위해 평창군민과 월정사 신도 등 3000여명이 참가해 의지를 과시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날 행사는 오전 11시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6부에 걸쳐 진행되며 공식행사인 고유제에서는 오대산 사고에서 유홍준 문화재청장, 김삼웅
독립기념관장, 권혁승 평창군수가 헌관을 맡아 제례를 올린다. 또 오대산으로 실록을 봉안하는 행사도 재현한다. 오후2시 월정사 입구 일주문에서
경내에 이르는 전나무 숲길에서 실록을 실은 수레를 수백명의 군졸들이 따르는 장면을 연출한다. 또 실록을 직접 볼 수 있는 전시행사도
마련된다.〈표〉
이번에 일본에서 환수된 실록 오대산본은 47책이다. 실록의 보관 후보지로는 월정사, 서울대 규장각, 국립고궁박물관, 천안 독립기념관 등
4곳이 꼽히고 있다. 특히 월정사와 서울대가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보관장소를 둘러싼 시비가 생긴 원인은 일본 도쿄대가 소장하고 있던
실록을 서울대에 기증하는 형식으로 반환했기 때문이다. 서울대 규장각은 실록 전주 사고본도 소장하고 있다.
이에대해 월정사측은 반환된 문화재를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오는 것이 당연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오대산본 환수가 정부보다는 불교계의
노력에 따른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대측은 현존하는 오대산본의 나머지 27책을 소장하고 있어 이번에 새로 돌려받은 실록도
학술연구 전문기관인 서울대 규장각이 함께 보관해야 가치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맞서 강원지역에서는 서울대 규장각의 태도를 비판하고 있다. 강원도의회도 지난달 오대산 보관을 촉구하는 건의문을 채택했다. 또 강원지역
문화계 인사들이 참여하고 있는 ‘조선왕조실록 오대산본 제자리찾기 국민운동본부 평창군위원회’는 발표한 성명서에서 “문화재는 제자리에 있을 때 제
가치를 지니며, 지난 3월 북관대첩비가 북한에 인도되었던 것도 이러한 이유”라며 “오대산본의 문화재적 가치를 훼손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원
소장처인 오대산으로 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최근 서울대 규장각이 오대산본에 규장각 소장임을 뜻하는 도서인(圖書印)을 문화재청의 동의 없이 날인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논쟁에 기름을
부었다. 또 훼손이나 도난 등 문제도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월정사 측은 원래의 오대산 사고를 복원해 놓은 상태이다. 또 성보박물관을 이용한
보존 방안도 마련해 놓은 만큼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문화재청은 9월쯤에 소장장소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조선왕조실록 오대산본은
오대산본은 임진왜란 이후 유일하게 남은 전주사고본을 바탕으로 1603년부터 3년간에 걸쳐 4부의 실록을 더 인쇄해 춘추관, 태백산,
묘향산, 마니산, 오대산 사고에 분산시켜 보관하던 실록의 하나이다. 일제 강점기인 1913년 일본으로 강제 반출됐다. 당시 일제는 788책
모두를 가져가 도쿄대 도서관에 보관했다. 그러나 1923년 관동대지진으로 대부분 소실됐다. 화마를 면한 74책 가운데 27책은 1932년
경성제국대(지금의 서울대)로 왔고, 나머지 47책은 환수 운동 끝에 지난달 7일 돌아왔다. 서울대 규장각에 임시 보관되다 현재는 서울
고궁박물관에서 전시회를 통해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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