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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기고] 조선왕실의궤, 정신문화의 혼불 되찾기(강원도민일보)_2011.12.16(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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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11-12-16 09:36 조회7,81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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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명희

강릉시장
한해가 저물어가는 시점에서, 올해는 국외로 유출된 우리 문화재 환수의 이정표가 되는 매우 뜻깊은 해이다. 100여년 전 일본이 천년고찰 월정사에서 약탈해간 <조선왕실의궤>를 비롯한 150종 1205책이 지난 6일에 반환되었다.

왕실의궤 반환을 맞아 지난 12월 13일, 서울 종묘 정전에서 정부 주관의 환수 고유제가 열렸으며, 오늘 평창 오대산 사고와 월정사에서는 오대산본 의궤의 귀환을 알리는 고유제와 환영행사가 열린다.

문화재를 되찾아 오기 위한 ‘제자리 찾기 운동’은 우리 선현들이 남겨주신 문화유산을 귀하게 여기는 진정한 주인의식의 실천이다. 이 뜻 깊은 100년만의 귀환을 위해 열정적으로 애써주신 월정사 주지 정념 큰스님과 ‘우리문화재 제자리 찾기’운동을 이끌어 오신 혜문스님 등 불교계를 비롯한 각계의 노고에 깊은 감사를 드란다.

특히 일본 현지까지 찾아가 환수촉구운동을 펼칠 때의 그 가슴 뭉클한 기억은 지금껏 뇌리를 떠나지 않고 있다.

문화유산은 원래 있던 자리에 있어야 제 이름값을 한다. 이번에 반환된 왕실의궤는 물론, 지난 2006년 환국하였으나 3년간 연구목적상 임시보관이라는 명목으로 규장각에 보관된 조선왕조실록 오대산본 47책이 제 이름값을 발하도록 반드시 제자리에 돌려져야 한다.

다시금 조선왕조실록과 왕실의궤의 의미를 되새겨 본다면, 바로 조선 5백년 한민족의 혼(魂)의 담겨 있다는 것이다. 전쟁 중에도, 피난을 가서도 치열하게 기록을 남겼던 선조들의 마음은 바로 후세를 위한 이정표를 남겨주기 위함이었다.

우리는 그 혼을 다시 세워 강원도의 대표적 문화유산으로 만들어야 한다. 집나간 유물을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빼앗겼던 우리 정신문화의 혼과 자존심을 다시금 찾아오자는 것이다.

그동안 강원도는 산과 바다, 호수, 계곡과 같은 천혜의 자연경관이 주된 관광자원이었다.

즉 자연이 베풀어준 혜택만을 바라보며 살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제 세계기록유산에 빛나는 <조선왕조실록> 및 <왕실의궤>를 강원도의 새로운 문화관광자원으로 만들어가야 한다.

고국으로 돌아온 문화재를 반기는 고유제와 환영행사는 바로 새로운 출발선이다. 강원도내 각계인사 150여명이 이미 지난 8월‘조선왕조실록 및 왕실의궤 제자리 찾기 범도민 추진위원회’를 결성한 만큼 이제 이념과 종교를 초월한 범도민 차원에서 하나로 똘똘 뭉쳐야 할 때이다.

2018 동계올림픽 유치의 염원을 하나로 결집시켰듯이 다시 한 번, 뭉쳐야 할 때이다. 조선의 4대 사고(史庫)였던 오대산사고의 복원을 위한 강원도민 100만인 서명운동, 학계와 문화계의 의궤 재조명 세미나와 포럼, 출향인사와 시ㆍ도민회 동참, 문화재 제자리 찾기를 통한 강원문화유산의 재발견 프로젝트와 같은 다양한 형태의 문화주권운동을 펼쳐야 한다는 것이다.

왕실의궤 의식을 재연하거나,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뮤지컬 창작 등의 다양한 문화콘텐츠로의 창조적 노력도 절실하다고 할 것이다.

그리하여 2018평창동계올림픽 개최도시인 평창의 조선왕조실록과 의궤 오대산본, 강릉의 인류무형유산인 단오제, 그리고 인류무형유산 등재를 준비중인 정선 아리랑까지 그야말로 자랑할 만한 강원문화유산의 관광자원 벨트화를 이뤄야 할 것이다.

이는 2018동계올림픽이 또 하나의 문화올림픽으로서, 우리안의 세계문화유산을 당당하게 선보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다.

이와 같은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재발견하는 사업이야말로, 동계올림픽을 통한 새로운 한류문화의 세계화는 물론, 지역문화의 풍부한 르네상스를 꽃피울 수 있는 터전이 될 것이다. 다시 강원도의 결집된 힘을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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