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포교당 관음사] 100년 세월, 언제나 새로운 ‘영동제일 전법도량’(6월8일-불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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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16-06-16 10:49 조회7,647회 댓글0건본문
근대 도심포교당 효시
불교 최초 유치원 운영
한국불교 내 위상 높아
불법 배운 뒤 실천하는
불교인재양성소로 우뚝
지난 5월21일 관음사 강릉불교대학에서 불법을 배우고 있는 불자들. |
강릉 관음사는 일제강점기인 지난 1922년 강원도 3대 본산인 금강산 유점사와 건봉사, 오대산 월정사가 영동지역 불자들의 신심고취와 애민구제를 목적으로 세운 ‘강릉불교포교소’로 개원했다. 500년간 지속된 조선시대 숭유억불정책을 뛰어넘고 산중불교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건립된 서울 조계사와 통도사 마산포교당 정법사, 용주사 수원포교당 수원사 등과 함께 ‘근대 도심포교당의 효시’로 손꼽힐 만큼 한국불교에서 갖는 위상 또한 높다. 관음사는 ‘미래를 위해서는 아동포교가 무엇보다 선행돼야 한다’는 한암스님 등 근대 선지식들의 원력으로 한국불교 최초의 유치원인 ‘금천(錦天)유치원’을 운영하고 있다. 강릉불교대학 등을 통해 배출한 수많은 불교 인재들이 지역포교와 자비나눔에 앞장서는 등 영동지역 대표 전법도량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관음사의 저력은 교육불사에서 시작된다. 관음사는 개원 다음해 금천유치원을 개원했다. 1923년 5월 62명의 신입생으로 출발한 금천유치원은 한국전쟁 당시 휴원하는 등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지난 2월 봉행된 90회 졸업식까지 4135명의 졸업생을 배출하며 강릉지역 어린이포교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인구 감소와 도심 공동화 현상, 시설 노후화 등으로 한때 원생이 30명대로 떨어져 폐원 위기까지 내몰리기도 했지만 사중의 적극적인 투자와 동문들의 회생 노력 등으로 현재 5개반 85명의 원생이 수학중이다. 100년 가까운 역사를 간직한 금천유치원의 발전을 위해 신도심지역으로의 유치원 이전 등 중장기적인 발전계획을 마련해 추진중이다.
관음사는 도심포교당인 만큼 신도교육에 매진하고 있다. ‘강릉불교대학’을 비롯해 ‘강릉불교대학원’ ‘강릉불교다도대학’ 등을 통해 강릉지역 불교인재양성의 중추적인 역할을 펼치고 있다. 특히 강릉불교대학 출신이 제14기 조계종 일반포교사고시에서 1등은 물론 3등과 4등까지 동시에 휩쓰는 등 전국적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인구 21만명인 강릉시 유일의 조계종 신도전문교육기관이지만 신도 유출 우려 등으로 인근 사찰과 갈등을 빚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인근 사찰 주지 스님들을 불교대학 강사진으로 초빙하고, 사찰 신도 등록 시 관음사가 아닌 기존의 재적사찰로 등록하게 함으로써 갈등 요소를 없앴다. 인근 사찰 주지 스님이 신도회장에게 학비까지 지원하며 강릉불교대학 입학을 권유할 정도로 지역 불교인재양성소로서 위상을 높여가고 있다.
무료국수공양 모습. |
강릉불교대학의 성공에는 적극적인 홍보활동이 밑거름이 됐다. 해마다 강릉 시내에 주차된 차량마다 불교대학 홍보 전단지를 꽂아두고 졸업생들도 지인들에게 불교대학 수강을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있다. 3기 입학생이 7명까지 떨어졌지만 강릉지역 곳곳에 전단지를 돌렸던 4기 때는 70명 넘게, 5기 때부터는 현재까지 해마다 100명 안팎의 입학생 수를 유지하고 있다. 해마다 졸업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통해 수강생의 입장을 적극 반영한 것도 불교대학 성공에 한몫 보탰다. 이를 통해 주·야간반, 주말반 구분 없이 매주 토요일 오후2시부터 4시까지 강의하고, 불교대학 1년 과정 속에 3개월 과정의 불교교양대학 과정을 편입시켜 진행하고 있다. 불교교양대학을 마친 뒤 불교공부를 다 마쳤다고 생각하는 불자가 적지 않고, 한번에 모든 과정을 끝내고 싶다는 요구를 적극 수렴한 것이다. 불교대학 수강생이라면 누구나 독경과 염불, 사경, 명상 등의 동아리에 소속돼 활동하게 함으로써 졸업 이후에도 사찰에서 자연스레 신행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
매년 가을마다 열리는 월정사 오대산문화축전은 강릉불교대학의 3보1배로 막을 올린다. 100여 명의 불교대학 재학생과 졸업생들은 월정사 일주문에서 적광전까지 3보1배를 하며 축제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린다. 이를 통해 불교대학은 소속감과 자긍심을 심어주고, 불교대학 신입생 유치에도 적지 않은 도움이 되고 있다.
“관음사는 프로그램이 쉼 없이 이어진다”는 말이 회자될 만큼 전각마다 법회와 기도, 수행, 강좌 등이 줄이어 진행되고 있다. 2007년 6월부터 시작돼 관음사 대표 신행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한 ‘금강경 독송 기도’는 칠정례와 정근, 축원 등 저녁예불에다가 <금강경> 독송과 108참회, 다라니기도를 접목시킨 기도프로그램이다. 매일 오후7시30분부터 오후9시까지 25일간 진행한 뒤 5일간 쉬는 프로그램으로 현재 93회 기도를 입재해 정진중이다. 간화선 수행을 하고 싶어 하는 불자들을 위해 설법전 옥상방을 시민선원으로 꾸민 뒤 2014년 5월부터 새벽반과 저녁반을 운영하고 있다. 관음사 옆 길거리에서 젊은이들이 밤낮 없이 거리공연을 펼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방음장치를 통해 불자들이 고즈넉한 산사 분위기 속에서 화두삼매에 빠져들고 있다.
관음사는 도심 속 지역대표사찰로서 지역포교와 자비나눔에도 최일선에서 뛰고 있다. 강릉불교대학 출신 포교사와 졸업생들이 주축이 된 행복나눔봉사회가 2012년부터 매주 일요일마다 지역민들에게 무료국수공양을 올리고 있다. 매주 200명 내외의 어르신 등에게 국수를 대접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역 미용사들이 설법전 내 미용실에서 무료로 이·미용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차상위계층을 대상으로 한 밑반찬배달사업은 현재 10세대를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점차 수혜 대상자를 늘려 갈 계획이며, 저소득세대의 노후된 주택을 리모델링해주는 집수리봉사활동도 새롭게 펼치는 등 보살행을 더욱 확대시켜 나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매주 중고생 30여 명이 무료국수공양 자원봉사자로 참여하고 있는 만큼 여름방학 때부터는 이 학생들을 주축으로 ‘청소년 명상교실’을 열어 부처님 법을 전한다는 구상이다. 민규홍 행복나눔봉사회장은 “4년 넘게 무료국수공양을 올리면서 호응도가 높아 밑반찬제공 등 봉사영역을 점차 확대해 나가고 있다”면서 “보다 많은 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나눌 수 있도록 CMS후원자 확대 등 최선을 다하겠다”고 환하게 웃었다.
일제 강점기 금천유치원 소풍 모습. |
이와 더불어 관음사는 문화포교도 적극 권장하고 있다. 특히 동아리로 시작한 뒤 현재는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조직으로 확대 재편된 단체도 있다. 포교사단 강원지역단 강릉문화예술팀은 무형문화재 제13호인 강릉단오제 관노가면극과 사물놀이를 계승하며 병원과 노인잔치, 불교행사 시 무료로 공연을 펼치고 있다. 관노가면극을 계승하고 있는 단체가 10곳이 넘지만 35명의 회원을 갖춘 강릉문화예술팀처럼 신규 회원 확보에 대한 고민 없이 공연에만 매진하는 곳은 드물다는 게 관음사 측의 설명이다.
‘장엄염불팀’은 매주 1차례씩 불교의식을 배우면서 장의염불을 요청하는 곳이 있으면 언제든지 달려가 염불봉사를 전개하고 있다. 포교사들이 주축이 돼 국군강릉병원 등 군부대와 강릉교도소, 강릉아산병원, 자비원 등 지역 곳곳을 찾아 부처님 말씀과 따뜻한 자비심도 전하고 있다.
강릉=박인탁 기자 parkintak@ibulgyo.com
“지역불교 동반성장이 가장 중요”
관음사 주지 무주스님
“강릉시 금학동에 위치한 관음사의 앞에는 전통적인 중앙시장이, 뒤에는 강릉 최고의 젊음의 거리인 대학로가 있지요. 관음사가 전통과 현대를 잇는 허브역할을 전개할 수 있도록 사격을 일신시켜 나갈 것입니다.” 지난 5월21일 강릉 관음사 주지 무주스님은 이같이 포부를 밝혔다. 강릉지역의 전통과 현대를 하나로 아우르고 사중 행사 때마다 겪는 주차난도 해소하기 위해 지하를 주차장으로, 지상은 법당 등이 들어선 공원으로 조성하겠다는 야심찬 프로젝트를 추진중이다. 계율에 어긋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커피숍이나 분식집 등을 운영하고 그 수익금은 전액 지역사회를 위해 회향하겠다는 구상이다.
“나의 근기와 가장 잘 맞는 게 포교분야”라고 밝힌 무주스님은 한때 하루일정이 30개가 넘을 만큼 포교일선을 뛰어다녔다. 2007년 관음사 주지로 부임한 뒤 신행단체를 최대 32개까지 결성시켰던 무주스님은 지난 1월 다시 부임한 뒤 신행단체를 재활성화 시키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하지만 무주스님은 신행단체 결성이 관음사 내 신행단체 결성으로 귀결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포교당으로서 중심을 잘 잡고 마음 맞는 불자끼리 인연을 맺게끔 함으로써 신행단체를 결성한 뒤, 그들과 맞는 지역 사찰로 보내줄 수 있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내 편, 네 편으로 편 가르기 할 필요도 없고 사찰 내 신행단체 수 불리기도 중요하지 않아요. 중요한 것은 지역사회와 가까이 있는 도심포교당이 불자회, 신행모임 결성을 적극 이끌어 낸 뒤 그 모임과 주위 사찰과 인연 맺어주는 게 필요해요. 이를 통해 관음사 만이 아닌, 강릉불교계가 다함께 발전해야 하는 게 제일 중요한 일이지요.”
[불교신문3207호/2016년6월8일자]
*기사원문보기 : http://www.ibulgyo.com/news/articleView.html?idxno=149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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