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룡사] 가을 산사를 물들인 단풍, 구도(求道)를 향한 붉은 마음! > 작은 절 이야기

검색하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소통Odae mountain Woljeongsa

마음의 달이 아름다운 절
작은 절 이야기

작은 절 이야기

[구룡사] 가을 산사를 물들인 단풍, 구도(求道)를 향한 붉은 마음!


페이지 정보

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16-11-28 12:00 조회7,403회 댓글0건

본문

강원도 원주시 소초면 학곡리 치악산에 자리한 구룡사 일주문 길이 단풍으로 물들었다.

달마대사에게 참 마음을 찾고자 내보인 혜가 선사의 구도를 향한 굳은 결의가 이리 붉었을까. 산사를 물들이고 있는 단풍(丹楓)은 가슴 시릴 만큼 붉기만 하다. 세간(世間)의 눈에 비친 단풍이야 화려함의 절정이겠지만, 산사의 수행자에게 단풍은 무상(無常)을 일러주는 구도의 화두일터.

강원도 원주의 진산인 치악산! 단풍이 하도 붉어 적악산(赤岳山)이 본래 이름이라 한다. 세속에서는 하릴없이 치악산을 ‘걷고 싶은 단풍길 10경’ 가운데 한 곳으로 정해 그 화려함을 좇고 있으나, 그 또한 단풍을 대하는 순순한 마음이리라.

구룡사를 감싼 치악산이 단풍으로 물들어, 산을 찾은 이들과 출세간을 향하고자 하는 이들의 마음마저 유혹한다.

치악산은 참으로 깊고 넓어 구룡사, 입석사, 국형사, 상원사, 성문사, 명주사 등 골골마다 명찰을 품고 있다. 그 많은 산사에서 단풍을 맞이하며 길을 찾고 있는 눈 푸른 수행자는 또 얼마나 많을까.

구룡사를 지나 치악산의 정상 비로봉을 넘으면 입석사에 닿는다. 원주시 소초면 흥양리 입석사 오르는 길을 단풍이 반긴다. 구룡사는 의상대사가 입석사는 원효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한다.

만해(萬海) 선사는 추상같은 기개로 민족사와 근현대 한국 불교에 큰 자취를 남긴 도반이자 마음의 벗, 석전(石顚) 선사를 그리며 이렇게 노래했다.

하늘 가득 밝은 달, 그대 어디에 계십니까.(一天明君君何在:일천명군군하재)

단풍 가득한 이곳 나 홀로 왔습니다.(滿地丹楓我獨來;만지단풍아독래)

밝은 달과 단풍은 잊는다 해도(明月丹楓雖相亡;명월단풍수상망)

내 마음 오직 그대와 함께 맴돌고 있습니다.(唯有我心共排徊:유유아심공배회)

입석사 대웅전을 지나 마애불 오르는 길에 바라 본 산사와 치악산, 단풍의 절정을 맞이하고 있다.

혼돈 그 자체인 올해 가을, 단풍은 어김없이 산사를 장엄하고 머지 않아 산 아래 마을은 물론이고 콘크리트 가득한 도시에도 소리없이 스며들리라. 아니 눈길 닿는 곳 어디에든 단풍은 이미 절정을 지나 겨울을 향해 가고 있다. 세간을 사는 우리네가 그 단풍으로 또 한 시름 잊고 차가운 겨울을 조금은 훈훈하게 맞이한다 해도 탓할 이 없으리라.

김충현 기자  kangur@naver.com


기사원문보기 http://news.bbsi.co.kr/news/articleView.html?idxno=783396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