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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암사] 태백산국립공원...사철 다른 얼굴로 1년 365일 사람 끌어들이는 팔색조 (2월10일-조선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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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17-02-15 13:52 조회7,00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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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 지정 이후 함백산~금대봉~매봉산 대간 구간과 대덕산까지 편입
 
태백산(太白山·1,567m)은 크다. 둥글다.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안아 줄 듯 부드럽고 넉넉하다. 그래서 예로부터 어머니의 산이자 신앙의 대상으로 받들어져 왔는지 모른다.

신령스런 산이자 민족의 영산인 태백산 영봉(靈峰· 1,560m)에는 천제단(天祭壇·중요 민속자료 제228호)이 있다. 편마암 자연석으로 쌓은 천제단은, 위쪽은 원형을 이루고 아래쪽은 네모꼴이다. 예로부터 전해 내려온 ‘하늘은 둥글고 땅은 모나다’는 천원지방(天圓地方) 사상을 나타내는 구도다.

<삼국사기> 제사조에 일찍이 신라 삼산오악(三山五岳) 중 북악(北岳)으로 여겨 나라에서 제사한 기록이 전하는 태백산은 무속의 성지로도 불린다. <고려사>에도 무녀가 참여해 제의를 행한 기록이 전하고 있다.

천제단 한가운데에는 한겨레의 시조 단군을 믿는 토속신앙을 엿볼 수 있는 ‘한배검’이라 쓰인 자연석이 서있다. 북쪽에 위치한 정상 장군봉에도 이에 비해 규모는 작으나 비슷한 제단(將軍壇)이 있고, 천제단 남쪽에도 자그마한 제단(下壇)이 있다.

<삼국유사>와 <삼국사기>에 남아 있는, 신라에서 중사를 모신 제단과 신라의 일성왕과 기림왕이 제사를 지낸 곳이 이곳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그러나 <동국여지승람> 삼척도호부편 사묘조 ‘태백산사’란에는 이 고을 사람들이 봄·가을에 이곳에서 제사를 지내는 이야기가 쓰여 있다. 역사가 이미 2,000년이 넘는 천제단에서는 이렇듯 예로부터 제사를 지내 왔고, 늘 무속인들이 찾아와 기도를 올린다. 태백시에서도 개천절이면 태백제를 열고 천제를 지낸다.

천제단 남동쪽의 문수봉은 여성의 풍만한 젖가슴을 닮아서 젖봉이라고도 부르는데 이곳은 천제단에 제를 올린 뒤 산을 내려서기에 앞서 다시 한 번 제를 올리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망경사 입구의 용정(龍井)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서 솟는 샘물로서 천제의 제사용 물로 쓰인다.

이렇듯 오랜 세월 우리 민족의 성스러운 영산으로 받들여져 온 태백산은 1989년 5월 13일 강원도 도립공원 지정 이후 총면적 17.44㎢ 규모의 자그마한 공원이었으나, 지난해 5월 12일 22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서 규모가 4배 이상 커졌다. 강원 태백시만 해도 51.2㎢로 세 배 가까이 커졌고, 영월군 0.1㎢, 정선군 0.9㎢, 경북 봉화군 17.9㎢을 합치면 총면적은 70.1㎢에 이른다. 이에 따라 태백산 남쪽 깃대배기봉에서 북쪽 함백산(咸白山·1,572m)을 거쳐 금대봉(金臺峰·1,418m), 매봉산(鷹峰山·1,305m)에 이르는 백두대간 줄기와 국내 최대의 야생화 군락지인 금대봉~대덕산(大德山·1,310m)에 이르기까지 국립공원에 편입됐다. 대간 구간만 해도 40km가 넘는 긴 능선 구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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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대봉 북릉 상의 눈꽃처럼 아름답게 만개한 전호 군락. 생태계보전지역으로 지정 관리되는 금대봉~대덕산 일원은 야생화 1,000여 종이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경관뿐만 아니라 생태적으로도 중요한 위치

해발 1,300~1,572m대의 고원지대를 이루는 백두대간 구간은 야생화가 아름답기로 명성 높다. 태백산은 물론이거니와 특히 함백산과 금대봉~대덕산은 ‘천상(天上)의 화원’으로 불릴 만큼 봄부터 초가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의 야생화가 만발한다. 해발 1.330m 높이의 널찍한 고갯마루인 함백산 만항재는 지방도를 타고 쉽게 오를 수 있어 특히 야생화가 만발하는 여름철에는 탐승객들로 붐빈다. 정선군은 국내 최대 규모 야생화 군락지로 꼽히는 만항재 일원에서 매년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 ‘함백산 야생화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만항재는 여름 피서지로도 인기 있다. 도시인들이 폭염에 시달리는 8월에도 밤엔 긴팔 옷을 입어야 할 만큼 선선한 피서지인 것이다.

5월 말~6월 초 철쭉 만개 시기와 더불어 이 산이 절정의 풍광을 보이는 때는 바로 1~2월 겨울철이다. 백두대간 상의 명봉인 태백산은 산릉이 남북으로 뻗어 북동풍을 고스란히 맞게 돼 있고, 그 바람이 동해에서 불어온 습한 해풍을 만나면서 눈이 내릴 확률이 높은 것이다. 때문에 겨울이면 언제든, 특히 이른 아침 산을 오른다면 눈꽃 절경을 만날 가능성이 높다. 그로테스크한 주목에 핀 눈꽃은 보는 이에게 감탄사를 자아내게 하고, 철쭉 나뭇가지에 핀 눈꽃은 또다른 눈의 세계를 보여줘 즐겁게 한다. 눈꽃이 가장 화려한 곳은 정상 일원과 북쪽 고사목 지대와 부쇠봉~문수봉 구간이다.

여기에 능선 어디에 서든 남서쪽 소백산에서 북으로 함백산과 매봉산을 지나 두타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과 삼수령에서 갈라져 남으로 뻗은 낙동정맥에 이르기까지 강원 내륙의 명산 명봉 명능선이 파노라마로 펼쳐져 조망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태백산은 일출 명산으로도 이름 높다. 산릉과 산봉이 겹을 이룬 산그리메 위로 떠오르는 새날 새 해는 감동적인 풍광으로 다가온다. 특히 눈이 많고 설경이 좋은 데다 대기가 맑은 날이 많은 겨울철에는 전국에서 사진가들이 몰려온다. 장군봉 북쪽 바로 아래의 주목 고목과 당골쪽 동쪽 조망이 아름다워 사진 촬영 단골 장소다.

태백산국립공원은 백두대간으로서의 위치가 워낙 높아 계곡 풍광에 대한 평은 뒤로 밀리는 분위기지만 원시적 자연미는 여느 국립공원에 비해 뒤지지 않는다. 등산로가 나 있는 당골과 제당골도 천연미가 넘치고, 문수봉 줄기와 깃대배기봉~청옥산 줄기 사이로 깊이 패인 백천계곡은 이미 오래전부터 열목어 최남단 서식지로 천연기념물 제74호로 보존돼 왔다. 4월 초 산란기 때는 차를 타고 이동하면서도 열목어 떼를 볼 수 있을 만큼 열목어 개체수가 많다는 게 주민들 증언이다.

백천계곡은 일제 때 철도 침목용 나무 운반을 위해 만든 임도가 지금도 차가 다닐 수 있을 만큼 골 깊숙이까지 나 있지만 그래도 골 양옆은 하늘이 가릴 만큼 아름드리나무들로 우거져 있다. 단풍나무가 많아 가을 풍광이 빼어나다.

백두대간과 금대봉~대덕산 사이의 골짜기는 두물머리(양수리)에 이르기까지 520km 길이의 남한강 발원지인 검룡소(儉龍沼, 명승 제73호)가 있는 곳이다. 물이 솟는 굴속에 신령스런 용이 살았다는 전설이 전하는 검룡소는 금대봉 기슭 제당굼샘과 고목나무샘, 물골의 물구녕 석간수에서 발원한 물이 지하로 스며들었다가 다시 솟아나는 곳으로, 1987년 국립지리원에 의해 남한강 최장 발원지로 공식 인정되었다. 오랜 세월 하루 2,000~3,000t씩 석회암반을 뚫고 솟아 흐른 물줄기 때문에 소 아래 깊이 1∼1.5m, 너비 1∼2m의 암반이 구불구불하게 패여 신비감을 자아낸다.

한반도 중앙에 위치한 태백산국립공원은 생태적으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태백산과 함백산 역시 여름철이면 전국 명산을 대표하는 천상화원으로 꼽히는 산들이지만, 특히 금대봉~대덕산 산릉 동쪽 일원은 환경부가 1993년 4월 26일 생태계보전지역으로 지정 관리하는 지역으로 1,000종류에 가까운 식물이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반도 식물 4,500종류 중 20%가 넘는 종의 식물이 자생하고 있는 셈이다.

포유류 또한 다양하다. 멸종위기종 1급인 산양(천연기념물 제217호)과 2급인 하늘다람쥐(제328호), 담비 같은 동물도 심심찮게 눈에 띄는 것으로 파악됐다. 태백산 일대 8종, 함백산 일대 10종, 대덕산-금대봉 생태계보전지역에서 14종 등 총 29종의 포유류가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태백산 내의 사찰만 해도 망경사, 유일사, 태백사, 백단사 등 10개 가까이 된다. 국립공원 지역에 편입되지는 않았지만 함백산 서쪽 기슭에 자리한 고찰 정암사(淨巖寺)는 636년(선덕여왕 5) 자장율사가 창건하고 석가의 진신사리를 모신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 중 한 곳이다. 선덕여왕이 자장율사에게 하사했다는 금란가사(錦襴袈裟)가 보관되어 있었다는 적멸보궁 뒤쪽 산마루에는 진신사리를 모셔놓은 전탑인 수마노탑(水瑪瑙塔·보물 제410호)이 서있다.

또한 당골광장 태백석탄박물관은 석탄산업의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체험학습장으로 인기 있다.

등산로 짜기… 대간종주 외엔 산별로 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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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룡소는 하루에 2,000t이 넘는 샘물이 솟구치는 것만으로는 부족한지 그 아래로 작은 폭포를 이룬 골짜기까지 만들어놓아 신비감이 더한다.
봄 철쭉과 여름 야생화, 가을 단풍, 겨울 설경 등 사계절 다른 풍광을 보여 주는 태백산은 해발 1,500m가 넘는 높고 큰 산이지만 산행기점의 고도는 900m 안팎으로 700~800m만 오르면 정상에 설 수 있다. 부드러운 육산에 경사 또한 완만해 초보자나 가족 단위 산행지로 적격이다.

가장 가벼운 산행은 당골광장에서 시작해 당골계곡~반재~망경사~주목군락~장군봉~천제단~망경사를 거쳐 다시 당골계곡을 따라 당골광장으로 돌아오는 원점회귀 코스이다(약 10km, 3시간30분).

산을 제대로 보고 싶다면 유일사 주차장 기점 능선종주산행이 바람직하다. 유일사 주차장~삭도 정류장~장군봉~천제단~부쇠봉~문수봉~소문수봉을 거쳐 제당골을 따라 당골광장으로 내려서면 태백산의 면모를 두루두루 살필 수 있다(약 11.4km, 5시간). 천제단에서 망경사로 내려서 단종비각(端宗碑閣)과 용정까지 본 다음 허릿길 따라 부쇠봉 기슭으로 접어들면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백천계곡을 들머리로 삼으면 좀더 호젓한 산행을 즐길 수 있다. 현불사에서 도로를 따라 병오계곡 마지막 민가까지 진입한 다음 이후 산행을 시작한다. 대개 칠밭매기골 입구에서 왼쪽 칠밭매기능선을 타고 문수봉까지 오른 다음 곧바로 당골광장(약 9km, 4시간)으로 내려서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부쇠봉을 끼고 대간에 접어든 다음 유일사 주차장을 날머리로 삼는다(12km, 5시간30분). 관광버스를 이용한 단체산행객들이 주로 이용한다.

함백산은 만항재~함백산~중함백(1,503m)~은대봉(1,442.3m)~두문동재(싸리재)를 잇는 대간 종주 코스(약 9km, 약 5시간)와 만항재~함백산~중함백~제2쉼터(자작나무 샘터)~체육공원(414번 지방도) 코스(8.7km, 약 4시간)가 대표적이다. 체육공원으로 내려설 경우 도로 따라 약 1km 거리에 있는 정암사를 들러보도록 한다. 두 코스 모두 승용차 한 대로 접근할 경우 택시를 이용해 주차지점까지 돌아가야 하는 불편함이 있어 대개 관광버스를 이용한 단체산행에 나선다.

금대봉~대덕산 구간은 대개 두문동재에서 출발해 금대봉~대덕산 줄기를 밟은 다음 검룡소 주차장으로 하산한다. 이 산길은 태백시에서 자연생태보호를 위해 매년 5월 16일부터 10월 31일까지 하루에 예약자 300명에 한해 입산을 허용해 왔다(예약 관련 문의는 태백산국립공원).

예약이 안 될 경우 검룡소 주차장~쑤아밭령(창죽령)~금대봉~두문동재 백두대간 길(약 5km, 3시간)을 따르도록 한다. 금대봉 정상에서 북쪽 길을 따르다 산림도로에서 왼쪽 방향으로 가면 야생화를 감상하며 두문동재로 갈 수 있다.

장쾌한 대간 종주산행을 원한다면 문수봉을 첫 번째 봉우리 삼고 태백산~함백산~금대봉~삼수령을 잇는 종주산행을 시도해 보자. 첫날 태백산~화방재~만항재를 지나 함백산 정상 북쪽 자작나무샘까지 뽑을 수 있다면 이튿날 두문동재~금대봉~매봉산을 거쳐 삼수령(피재) 구간도 당일 주파가 가능하다. 물론 눈이 없는 계절 얘기다. 당골광장~문수봉 4km(2시간), 문수봉~천제단~화방재 6.6km(3시간), 화방재~만항재 3.3km(약 2시간), 만항재~자작나무샘 5.4km(약 3시간), 자작나무샘~두문동재 3.3km(약 1시간30분), 두문동재~삼수령 10km(약 4시간).

매년 6월 철쭉제가 열리는 태백산은 겨울 눈꽃축제 명소이기도 하다. 올해 24번째 눈꽃축제 행사는 1월 13~22일에 열렸다. 그러나 눈이 녹아내릴 때까지 당골광장과 시내 황지연못 일원에 만들어진 눈조각 작품은 그대로 남아 있어 한동안 축제 분위기를 맛볼 수 있다.

설화가 기다리는 태백으로 지금 당장 달려가 보자.

태백산국립공원 연혁

1989.05.13. 태백산도립공원 지정(강원도 고시 제60호)
1992.07.11. 태백산도립공원 개소
1997.05.27. 태백산도립공원 개관
2015.04.09. 태백산도립공원 국립공원 지정 건의(강원도)
2015.10.21. 지역주민 대상 공청회
2016.04.15. 국립공원위원회 심의ㆍ의결
2016.05.12. 태백산국립공원 지정(환경부 고시 제2016-92호)
2016.08.22. 태백산국립공원사무소 개소

문의 033-550-0000, 홈페이지 http://taebaek.knps.or.kr 

 

 

기사원문보기 http://pub.chosun.com/client/news/viw.asp?cate=C05&mcate=M1002&nNewsNumb=20170223427&nidx=23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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