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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가사] 파도소리 들으며 달맞이하기 좋은 소나무 산(월간산)2013.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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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13-09-28 09:17 조회8,97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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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길 따르며 달맞이하기 | 강릉 바우길] 파도소리 들으며 달맞이하기 좋은 소나무 산
 
강릉 바우길 제8코스 안인삼거리~정동진 9.3km
파도소리 낭만적인 괘병산 산행…사방으로 터지는 동해 절경
바다가 산 위에 있다? 처음 이 말을 들으면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 상황이니 이것 참 난감하다. 하지만 길을 걸어보면 이내 알게 된다. 정말 바다가 산 위에 있다는 것을.

바우길 8코스의 이름은 ‘산 우에 바다길’이다. 바우길은 강원도 사투리로 바위를 뜻하는 ‘바우’에서 유래됐다. 강원도 사람들을 친근하게 부를 때 쓰는 ‘감자바우’에서 따온 말이기도 하다. 소설가 이순원씨와 산악인 이기호씨가 함께 개척한 이 길은 대관령에서 출발해 경포대와 정동진을 잇는 코스로 총 11개 구간, 155㎞ 코스다. 얼마 전에는  TV 인기 예능프로그램 ‘1박 2일’ 팀이 이 길을 걷는 장면이 방영되어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8코스는 강릉 안인삼거리에서 출발해 삼우봉과 괘방산을 지나 정동진까지 이어지는 가벼운 등산로이자 숲길이다. 이 길은 ‘안보체험등산로’란 이름으로 불렸다. 1996년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북한 잠수정 침투사건 때 북한 무장군인들이 도주한 곳이 바로 이곳이기 때문이다. 그러던 곳이 바우길이 만들어지면서 ‘산 우에 바닷길’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가지게 된 것이다.


	1 우거진 수풀 사이로 동해바다의 절경이 펼쳐지는 바우길 8코스. 2 안인삼거리에서 계단을 올라 처음으로 닿는 전망대. 전망이 터지기 시작하는 곳이다.
▲ 1 우거진 수풀 사이로 동해바다의 절경이 펼쳐지는 바우길 8코스. 2 안인삼거리에서 계단을 올라 처음으로 닿는 전망대. 전망이 터지기 시작하는 곳이다.
산 위에 바다가 얹힌 듯
파도소리 가득한 길

들머리는 안인삼거리다. ‘안보체험등산로’라고 적힌 나무계단 길이 바로 입구다. 가파른 나무계단을 5분 정도 오르면 시야가 트이면서 동해바다가 조망된다. 정말 신기하게도 철썩이는 파도소리가 고스란히 전해진다. 눈을 감고 이 소리를 듣고 있으면 정말 산 위에 바다가 있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산 우에 바닷길’이란 이름을 붙인 소설이 이순원씨도 이 느낌을 이름으로 옮긴 것이리라.

600m쯤 오르면 안보1지점에 닿는다. 이정표에는 바우길 알림판과 더불어 해파랑길도 이름을 슬쩍 올려두었다. 동해안 걷기 길의 대부분이 그렇듯 이 길도 해파랑길의 한 구간에 속한다.

왼쪽으로 300m를 가면 쉼터로 가고 정동진 방향으로 곧바로 직진하면 코스를 잇게 된다. 정동진까지는 8.4km가 남은 지점이다. 소나무가 유난히 많은 숲길은 푹신하게 밟히는 느낌이 안락하다. 이 길의 소나무들은 유난히 몸이 뒤틀려 있는데, 바닷바람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며 지내온 세월이 순탄치 않았음을 보여 주고 있는 듯하다. 길 왼쪽으로는 푸른 바다가, 오른쪽으로는 더 높은 산들이 가끔씩 모습을 드러내면서 눈을 즐겁게 해준다.

전망대에 이르면 강릉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바다와 하늘의 경계는 이미 지워진 지 오래다. 오른쪽으로는 영동화력발전소의 모습도 볼 수 있다. 전망대 한쪽에는 바다를 바라보는 나무의자가 있어 땀을 식히며 명상에 빠져도 좋겠다.

전망대를 나와 걷는 길엔 재미있는 사실이 하나 있다. 여느 숲길과 다름없어 보이지만 바닥에 고운 모래가 깔려 있어 마치 백사장을 걷는 듯한 기분이 든다는 것이다.백사장의 모래가 바람에 실려 산 위에 백사장을 닮은 숲길을 만든 것이다.

바우길 안내판을 지나면 활공장에 닿는다. 서쪽에 설치된 나무데크에 서면 왼쪽으로 선자령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영동과 영서지방을 잇는 태백산맥도 그림처럼 펼쳐진다. 사방이 탁 트여 있고 쉴 만한 나무데크와 의자도 잘 마련되어 있어 달맞이를 한다면 이곳이 적소이다.

활공장을 출발해 조금 걸으면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가 나온다. 이곳에서는 통일공원과 강릉임해자연휴양림으로 내려갈 수 있다. 만약 활공장에서 달맞이를 한다면 밤이 깊어지기 전에 이 샛길들을 따라 하산할 수 있다.

8코스는 삼우봉 방향으로 길을 잇는다. 조금 걸으면 ‘고려성지’로 불리는 곳을 만나는데, 고려시대 쌓은 것으로 보이는 성터는 1969년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성벽이 잘 보존되어 있었으나 안인에 영동화력발전소가 건설되면서 주민들이 공사현장에 석재를 판매하기 위해 성벽을 헐어내면서 거의 대부분이 훼손되었다고 한다. 길을 걷는 도중 흔적만 남아 있는 서벽과 남벽 일부를 볼 수 있다.

심우봉도 전망이 탁 틔어 달맞이하기 좋은 장소이다. 지나온 활공장 방향으로 눈을 돌리면 ‘호랑이 등’처럼 매끈하게 뻗어 있는 동해안의 능선을 오롯이 바라볼 수 있다. 방송송신탑이 있는 괘방산 정상은 자연훼손이 심해 폐쇄된 상태이므로 방송탑 봉우리 아래 사면으로 우회해야 한다.


	1 바다는 조금 멀리 떨어져있지만 귀로 전해지는 파도소리는 더욱 커진다. 2 고려시대 산성의 흔적이 이제는 걷기 길이 되었다.
▲ 1 바다는 조금 멀리 떨어져있지만 귀로 전해지는 파도소리는 더욱 커진다. 2 고려시대 산성의 흔적이 이제는 걷기 길이 되었다.
톡 쏘는 탄산약수 맛 일품

1.1km를 지나면 등명락가사로 가는 이정표와 만난다. 등명락가사는 신라 선덕여왕 때 자장율사가 창건한 사찰로, 처음에는 수다사라고 불렸다가 이후 등명사, 낙가사라는 이름을 거쳐 현재는 등명락가사로 불리고 있다.

옛날 선비들은 등명락가사에서 공부를 하다가 새벽에 괘방산에 올라 바다를 보며 과거 급제를 기원했다고 한다. 그 영험한 효과 덕분인지 강릉 지역에서 과거에 급제한 사람들이 많이 나왔다고 한다.

등명락가사는 정동진과 더불어 강릉 최고의 일출명소로 알려져 있다. 절 자체도 아름다운 볼거리다. 이와 더불어 입구의 등명감로약수는 톡 쏘는 맛이 독특한 탄산약수로 유명하다. 등명락가사를 둘러보지 않고 정동진 방향으로 곧장 가면 당집을 지나 정동진까지 이어진다.

세 개의 이름으로 조성된 길이라 처음부터 끝까지 이정표가 잘 되어 있어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총 9.3km, 약 4시간 소요.


	바우길 8구간 개념도
교통

동해고속도로 남강릉나들목→약 4.5km 직진→7번국도 밑으로 통과→농산물 도매시장 지나서 우회전→강동면 사무소→안인삼거리

숙식(지역번호 033)

유명한 관광지인 정동진에 맛집이 즐비하다. 썬한식(644-5460)은 해물전복칼국수가 유명하다. 어부횟집(644-1688)은 정동진 바다를 바라보며 각종 해산물을 먹을 수 있다. 한옥 분위기가 나는 큰기와집(644-5655)에서는 운치 있게 전복해물수제비를 먹을 수 있다. 잠잘 곳도 정동진 주변이 가장 많다. 다빈치모텔(644-5043)은 한국관광공사에서 지정한 굿스테이 업소이며, 숲속의집(644-5193), 캐슬모텔(644-5859), 엔담모텔(646-4477) 등 다양한 업소가 정동진에 몰려 있다.
  • 글·손수원 기자
  • 사진·(사)강릉바우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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