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설끝에 다다른 봄기운속에서 무슨 생각을 하시나요 > 한장의 사진

검색하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소통Odae mountain Woljeongsa

마음의 달이 아름다운 절
갤러리

한장의 사진

잔설끝에 다다른 봄기운속에서 무슨 생각을 하시나요


페이지 정보

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22-03-09 15:11 조회905회 댓글0건

본문

월정사 홈페이지에 등록된 사진은 무단복제와 불법적인 다운로드를 금지합니다.

 

 

길을 걷는 사람 

 

겨울도 끝자락인지 칼날처럼 매서운 바람에 따스함이 완연히 묻어납니다. 

잔설(殘雪) 사이로 싹트는 봄기운처럼 아무리 힘든 상황에서도 삶의 전환점은 늘 있기 마련입니다. 

 

또한 그 상황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결과물은 확연하게 달라집니다. 

보조국사 지눌스님께서 『계초심학인문』에서 말씀하셨습니다.

 

 

뱀이 물을 마시면 독이 되고,

소가 물을 마시면 젖이 된다. 

蛇飮水成毒

牛飮水成乳

 

 

아무리 힘든 상황이 닥쳐도 슬기롭게 극복하면 더 없이 좋은 기회가 됩니다. 

반면에 아무리 좋은 상황이 찾아왔다고 해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그러니 힘들다며 한탄만 늘어놓아서도 안 되고, 만사가 형통이라며 방심해서도 안됩니다. 

 

공자님도 『논어』에서 말씀하셨습니다.

 

 

어찌할까, 어찌할까 하면서 깊이 생각지 않는 자는 

나도 어찌할 수 없다. 

不曰如之何如之何者, 吾末如之何也已

 

 

노력 없이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과거에 사로잡혀 옴짝달싹 못하거나 미래를 걱정해 너무 주저하는 것도 문제지만, 아무 계획도 없이 방만하게 오늘을 보내는 것은 더욱 큰 문제입니다. 설령 천운이 찾아온다 해도 게으른 사람은 그 

기회를 살릴 수 없습니다. 그러니 만사에 신중하게 돌이키고, 올바른 방안을 찾아 매진해야 할 것입니다. 

 

힘든 상황을 돌이켜 보면 대부분 나의 이기심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이기심에 과도한 욕심을 내고, 이기심에 분을 참지 못해 힘든 일들이 닥치는 것입니다. 그러니 그 힘든 일을 해결하자면,땅에 넘어진 사람이 땅을 짚고 일어서듯 이기심을 참회하고, 욕심을 줄이고, 분노를 잠재워야만 합니다. 이것이 진리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아무리 길이 곧고 탄탄하다 해도 그 길을 걷지 않으면 끝내 목적지에 닿을 수 없습니다.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고 주장할 일이 있을 때 차분히 대화를 시도하고 목소리를 조금 더 낮추고, 화가 나는 일이 있을 때 심호흡 한 번 한 후, 다섯 대의 떡을 둘이서 나눌 일이 있을 때 상대에게 세 개를 양보합시다. 이런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가 쌓여야 삶의 물줄기를 돌려놓을 수 있습니다. 

 

이해하고 양보하고 용서하는 마음, 이런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사람은 멋스럽습니다. 마음의 향기는 꽃보다 진합니다. 한 사람이 향기로우면 한 가정이 향기롭고, 한 마을이 향기로우면 한 나라가 향기로운 것입니다. 

 

쇳덩어리를 시뻘건 화로에 녹여 날이 시퍼런 칼로 만드는 것도 사람이고, 쟁기와 호미를 만드는 것도 사람입니다. 행복과 불행, 내 삶을 어떻게 만들지는 우리의 선택과 행동에 달려 있습니다. 길을 얻는 것은 언제가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__2016년 3월 햇살이 따스하던 날에

                                                 

                                           <발췌: 정념스님이 오대산에서 보낸 편지>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