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대에서 국수공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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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묵담 작성일12-06-27 15:59 조회9,017회 댓글0건본문
북 대에서 국수공양,
대한민국 전체가 두 달 째 가뭄으로 신음하고 있으니 마음은 불편하지만, 기우제 지내는 심정으로 봄에 채취한 쑥과 찹쌀을 가지고 새벽에 떡집에 가서 쑥떡(인절미)을 만들고 아내가 집에서 콩고물을 묻히고 정성스럽게 만든 떡을 가지고 월 정사에 도착 했더니 저녁에는 거짓말처럼 폭우가 내리는 이 감동적인 장면을 보시고 천웅 스님은 선 우회가 오니 비가 내린다는 말씀에 동감합니다.
저녁에는 지도법사 스님의 팔정도 강설로 이어졌습니다. 팔정도와 칠각지 강의도 유익하고 재미가 있었지만, 이어진 차담 시간에 스님이 새로 근무하는 진부 연꽃유치원 어린이들과의 생활을 재미있게 말씀해주었습니다. 오랜만에 도 반들과의 공부이야기와 수행 담으로 행복한 밤은 깊어간다.
새벽예불로 일요일 아침을 열고 천 년의 숲길 포 행과 참선으로 아침공양을 하고 북 대 미륵 암으로 순례에 나섭니다. 지난밤에 내린 폭우로 북 대 가는 길 나무와 풀은 한껏 싱그러운 모습이 사람의 마음까지 상쾌하게 해주고 오대산의 푸르름을 보니 아! 이곳이 바로 천상세계가 아닌가 안개가 살짝 들리 운 북 대 암자의 풍경은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것처럼 정말 환상입니다.
북 대 암 주인 덕행스님은 선 우 회원들이 왔다고 점심공양 시간도 멀었고 점심공양까지는 생각도 아니했는데, 스님의 간절한 청으로 열 댓 명분의 공양은 국수로 정하고 혼자서 쩔쩔 메는 공양주보살님의 공양간을 선 우회 주방장인 금진 거사님의 지휘아래 국수를 만들기 시작합니다.
정말 오랜만에 먹어보는 절 집의 국수는 다시마와 버섯으로 우려낸 물에 달걀지단 대신 단무지를 잘게 썰어서 고명으로 얹은 국수의 맛은 최고의 만찬이라 너무 좋았습니다.
스님은1000미터가 넘는 암자에서 단 촐 한 생활을 하시다 많이 온 도 반들이 반가웠는지 기쁘게 환대 해주시고 공양 후에는 유익한 법 담도 해주시고, 특히 부부가 서로 잘 해주시라는 평범한 진리를 특별히 당부하시는 스님과 아쉬운 작별을 하고 하산을 했습니다.
이번 법회는 북 대에서 점심공양으로 먹었던 국수가 기억에 남고, 특히 우리 선우 회는 한식, 중식, 일식, 양식, 등 4개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공식 주방장인 금진 거사님과 매일 1200명 고등학교 공양간을 책임지고 있는 조리장인 우리보살님 중에 한 명만 있으면 어떤 공양간 접수도 가능하다는 힘을 느끼게 해준 북 대의 점심공양이라 좋았습니다.
이제는 이 글을 마무리 하면서 지난 부처님 오신 날 호국 연 화 사에서 행사를 끝내고 차담 시간에 연 화 사를 이끌고 있는 정묵 거사님이 그날 조간신문 칼럼에 일반사회가 종교를 걱정을 한다는 칼럼을 읽었다고 합니다. 그 소리에 불교신자라는 사실이 한없이 부끄럽고 또 화도 많이 나고, 어떻게 하다가 우리불교가 이렇게 까지 속세뉴스에 도배질하는 현실이 암담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천 년을 넘게 부처님 불법의 맥을 이어 등불을 밝혀 온 그 힘은 아무리 험한 세상에서도 부처님 법대로 수행 정진한 수많은 이름 모르는 수행자인 선 지식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조그마한 바램이 있다면 진짜로 부처님 법대로 수행자나 신도 모두가 초지일관(初志一觀) 하심(下心)하는 자세로 살았으면 합니다.
2012-06-27, 남한산성 밑에서 묵 담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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