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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생과 살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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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묵담 작성일12-12-03 05:36 조회9,44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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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생(放生)과 살생(殺生)

살생을 금하는 것은 소극적인 선행(善行)이요. 방생하는 것은 적극적인 선행이다.” 방생이란 의미가 불교사전을 찾아보니 이렇게 설명을 해 놓았네요. 진짜로 그럴까? 나는 의문으로 생각합니다.

불교신자라면 한번쯤 해봤을 방생이 가끔 일반뉴스에 보도되는 사건을 접할 때가 있다. 좋은 뜻으로 방생을 했는데, 무분별한 남용으로 방생한 물고기의 환경은 생각지 않고 그곳에 적응 못해서 모두 때 죽음 당했다는 소식이나 또는 우리나라 토종이 아닌 외래종을 무분별하게 방생을 했다가 외래종(대표어종: 붉은 귀 거북) 때문에 생태계 질서가 파괴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나는 이런 소식을 들으면 삼 독심(탐진치:貪瞋痴)중에 치의 어리석다는 말이 가장 적합한 말이고 또 어처구니 없는 행동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새벽에 아내와 같이 집에서 출근하면 분당이 직장인 아내를 내려주고 나면, (-분당-용인-분당-광주-)에 도착하면 하루 일과가 마무리됩니다. 주 거래처가 산속 전원주택 짖는 현장이 많다 보니 큰 도로보다 교통이 적은 이면도로를 많이 운행하는 편이고 큰 도로나 작은 이면도로나 한가지 공통점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운전자들이라면 많이 보았을 로드 킬(Road-Kill) 당한 동물사체를 많이 보았을 것입니다.

나도 수없이 보았지만 처음에는 너무나 끔찍한 모습에 눈도 못 맞추고 내가 사 고 낸 것도 아닌데 나와는 상관없다는 식으로 지나쳤습니다. 대신에 과속 하지 않고 방어운전을 하면서 동물사체를 보면 비록 축생(畜生)이지만 극락왕생(極樂往生) 하라고 마음속으로 빌어 주고는 현장을 지나갑니다.

그러다 어느 날부터는 사체를 보면 큰 도로는 교통사고 날 우려가 있으니 그만 두고 이면도로에서는 차를 안전한 곳에 주차를 하고 평소에 준비하고 다니는 전통 한지에 사체를 정성스럽게 싸서 근처 양지바른 땅에 묻어주고 극락왕생하라고 빌어주고 현장을 떠납니다.

처음에는 너무 무섭고 끔찍한 모습에 손이 떨려서 제대로 만지지도 못했는데, 모두가 인간이 편하자고 만든 이기심 때문에 자기의 보금자리 가까운 곳에서 직사 했다고 생각하니 무서움과 끔찍함도 모두 사라지고 사고 당한 동물을 생각하니 가슴이 너무 아파서 결단을 내리고 이 일을 할 수가 있었습니다.

 

그러면 어떤 계기로 이런 결심을 하게 되었냐고요?

가장 큰 계기는 부처님 법을 공부하면서 오계(五戒) 중에 불살생(不殺生)에 대해서 많이 고민을 했습니다.

특히 농촌에서 태어나 어릴 때부터 개구리나, 메뚜기 같은 곤충들은 수도 없이 잡아서 구워먹기도 했고 여름이면 친구들과 강가에서 천렵을 해서 매운탕은 쉴 수도 없이 많이 끓여먹었고, 겨울이면 토끼몰이와 청산가리로 토끼나 꿩 잡는 일이 유일한 놀이였습니다. 이 정도는 농촌에서 자란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했을 일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더 결정적으로 로드 킬 당한 동물의 사체를 처리 하도록 나의 마음을 움직이게 한 나무와 동물이 있습니다.

먼저 나무이야기부터 하겠습니다. 우리 고향에 가면 지금은 한 80여가구가 되는 전형적인 농촌마을 입니다. 마을역사는 한400년이 되었고 마을이 생기면서 지금까지 내려오는 전통이 있습니다. 고향동네 모든 집이 대문기둥은 만들어 두고는 대문은 한집도 안 달고 그냥 살고 있고 있습니다.

동네 가운데 잘생긴 떡 버들 나무 숲이 대문역할이고 대문을 달면 도둑이 생긴다는 선조들의 대물림 전통을 지금도 지키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많았던 나무도 나이가 들어서 많이 고사하고 이제는20그루 정도 남아서 대문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나무는 나이가 들면 속부터 죽어서 오래되면 속이 텅 비어서 쓰러지는데 나는 그 중에 한 나무 밑둥치에 낙엽을 넣고 불을 붙여서 그 나무를 죽게 한 어리석음이 나의 첫 번째 이유입니다.

 

다음으로 동물이야기는 까치독사(살모사)와의 인연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우리부모님 산소가 있는 선산 골짜기에 복숭아밭이 있습니다. 복숭아밭으로 계간 하기 전에는 동네에서 뱀이 가장 많이 곳 이였고 특히 까치독사가 유난히 많았습니다. 벌써 30년 전 하루는 큰형님과 함께 형님이 해둔 나무를 지게로 지고 내려와서 경운기에 옮기는 작업을 하는데, 잘 마른나무를 지게에 옮길 여고 나무를 더는 순간 까치독사가 똬리를 틀고 있는데, 순간 깜짝 놀라서 엉겁결에 옆에 있던 지게 작대기로 후려쳐서 그 독사를 죽여서 멀리 던져버리고 아무런 일없다는 듯이 나무를 지고 내려와서 경운기에 실 고, 다시 그 자리에 가서 또 다른 나무를 지게에 옮길 여고 더는 순간 방금 전과 같은 크기의 까치독사가 똬리를 틀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더 놀라서 또 지게작대기로 쳐서 죽이고 말았습니다.

지금 곰곰이 생각해보니 같은 장소에서 나에게 살생 당한 두 마리의 까치독사는 부부가 아니었나 생각이 듭니다.

 

지금도 고향동네는 400년 전통을 이어 집집마다 대문을 달지 않을 정도로 떡 버들 나무의 숲을 수호신처럼 여기는 신성한 나무를 죽게 한 사건과 독사살생 사건은 당연히 죽여 할 동물이라는 생각에 아무런 죄의식도 없이 생각도 않고 살다가 세월이 흘러 지금은 불교공부를 한답시고 열심히 절에도 가고 공부에 열중하시는 선우 회 도 반들과 또 길거리에서 죽어가는 동물들의 사체를 보니 나도 잊고 있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떠 올라서 내가 지금 진정으로 참회하고자 사체 치워주는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비록 많이 늦었지만 그 나무와 독사에게 사죄하고 천분의 일 이라도 용서해준다면 홀가분한 마음으로 다른 축생이지만 양지바른 곳에 묻어주는 수고는 기쁘게 받아들이고, 이제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편하게 극락왕생 하시길 진심으로 발원합니다.

 

그렇게 참회의 글을 쓰게 인연을 맺게 해준 부처님과 월 정 선우 회 도 반들에게 깊은 존경심과 감사의 삼배의 예를 올립니다.

사진설명: 지금도 대문이 없는 고향집은 큰형님이 살고 있습니다.

2012-12-03, 남한산성 밑에서 허진해(묵 담)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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