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향기-월정사 전나무 숲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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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수경 작성일19-10-23 10:30 조회3,615회 댓글0건본문
천년향기-월정사 전나무 숲길
강수경
온 우주의 문을 활짝 열어 놓은 듯한
'월정대가람月精大伽藍' 일주문으로 들어서는 순간
나는 산도産道를 뚫고 태어난 것인지
한 알 씨앗이 된 것인지
수행자의 상아詳雅한 비질이 품은 숨결
맨발로 전해져 오는 다지고 다져진
연한 흙의 기운
살과 살이 맞닿는 부드럽고 상쾌한 몸살
하늘 향해 뻗은 아름드리 전나무 숲을
침묵 수행자 되어 걷노라면
온 몸에 푸른 물이 들어
나는 한 그루 나무가 된다
금강교 밑으로 흐르는
우통수 계곡물 소리,
넉넉히 품는 사람 되라는 설법처럼 들리고
아리도록 차가운 물에 세족洗足하고
숲길을 돌아 일주문에 닿으면
순풍, 천년 향기로 세상에 던져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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