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과 가족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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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묵담 작성일16-07-03 15:12 조회9,722회 댓글0건본문
전통과 가족여행!
제 나이29세 되던 해 87년에 처갓집 동네에 살던 우리 친척일가 아주머니의 중매로 아내와 선을 보고28일만에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내는28세 꽃 띠의 5남매 중에 맏이로 아래 처남은 군 복무 중이고 그리고 처제가 직장 다니고 그 다음 처제는 대학생이고 그리고 아내와 10년 차이 나는 막내인 처남이 고3학생 이였습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처남과 처제들도 결혼을 하고 모두 가정을 이루고 오순도순 사이 좋게 모두들 잘 살고 있습니다.
어떤 계기가 되었는지 잘 생각은 나지 않지만, 장인 장모님이 환갑나이가 되기 전에 형제들 5명(10.000x2=100.000원)이 지금까지도 한번 멈춤 없이 정기적금을 들고 있습니다. 그 적금한 돈으로 동갑인 부모님 환갑 때는 두분 유럽으로 여행 보내드리고 그리고 칠순 때는 호주와 뉴질랜드로 여행을 보내 드리고, 또 십 년이라는 세월이 흐른 올해는 팔순이 되었습니다. 작년에는 장모님이 인공 관절수술을 하시고, 또 올해는 누구보다 건강 하셨던 장인어른이 자주 넘어져서 검사를 해보니 목 부위에 물 혹이 생겨서 신경을 누르고 있어 빨리 수술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고 지난1월에 무사히 수술을 하였습니다. 수술은 잘 되었다고 하지만 이제는 연세가 있으니 예전처럼 왕성한 활동이 힘들어 해외여행은 무리라 생각하고 장인어른 생신 때 제주도로 여행스케줄을 잡고 항공편 예약과 펜션도 잡고 고급 렌터카까지 일사천리로 일 처리하고 부모님과 처남과 동서들은 대구에서 출발하고 우리부부는 김포공항에 근무하는 고등학교 후배(A항공 차장)의 환송을 받으며 제주도로 여행을 떠났고 가족들과 꿈 과 같았던 2박3일(6/24~26) 여행이 끝나고 돌아 온지 벌써 일주일이 되었습니다.
가족들과 여행이라 재미있고 너무 행복했습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28년 만에 제주도는 너무 실망했습니다. 대한민국은 건설 공화국? 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것 같습니다. 제주도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너무나 흔한 이름만 있고 알맹이가 부실한 박물관과 여기저기 시골에도 펜션 짓는다고 파 헤치고 구석구석 쌓인 생활 쓰레기에 건축자재까지 어디 한 곳 마음 편하게 여행 해보지 못 한 것 같습니다. 완전히 개발광풍의 현장을 똑똑히 목격 했다고 할까요? 대한민국 관광지는 갈 곳이 못 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실망을 하고 왔습니다.
우리 처갓집 형제들이 오랫동안 들어 온 적금으로 부모님 여행도 보내 드리지만 그것으로 끝이 아니라 2012년부터는 짝수 해 여름 장인어른 생신에 맞추어 가족 전체가 1박 여행을 가자고 약속을 하고 12년 여름 첫 여행지로 소방 공무원인 손아래 동서 고향집인 구룡포 어촌에서 1박을 하고 왔고 그리고 14년 여름에는 강원도 평창으로 여행을 다녀 왔습니다. 평창이 어딘가? 나의 원 찰 인 오대산 월 정사가 있는 곳 아닌가? 그때 제 생각은 월 정사에서 가족전체가 하루 정도 템플스테이 하고 싶었지만, 처갓집 쪽에는 종교가 없어 제가 상 원사와 월 정사를 안내해서 참배하고 월 정사에서 점심공양하고 헤어진 기억이 납니다. 우리 처갓집 가족! 부러울 정도로 단합이 잘 되지요?
우리 가족이라고 맨날 하하 호호 웃음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만나면 서로 언성도 높이고 싸울 때도 있지만, 그래도 누구 한 사람 도를 넘는 행동을 한 사람은 없는 것 같았습니다. 왜 맨날 따뜻한 봄날만 있었겠습니까? 결혼하고 29년이 된 우리 집을 비롯하여 뒤 돌아보니 태풍처럼 강력한 사건도 있었고 한겨울 한파를 몰아 친 강풍도 있었지만, 지금은 모두가 무사히 이겨내고 이제는 부모님 두분 살아 계실 때 까지는 이 모임이 순항 할 것 같은 가족의 끈끈한 정을 만들고 왔다는 자부심이 이번 제주도 여행의 또 다른 결실이라 생각 합니다.
에필로그: 2005년 4월 친구 따라 월 정사 놀러 갔다가 월 정 선 우회 정기법회를 11년 동안 한번도 빠진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가족여행과 일정이 겹쳐서 처음으로 6월 정기법회는 불참했지만 마음은 일체유심조(一切惟心造)라는 표현이 더 맞을 듯 합니다. 제주도에 많이 실망하고 왔지만 그래도 이번에는 제주도 서쪽을 주로 여행하였고, 마지막 공항에 오기 전에 틈새 시간을 이용해서 찾아 간 “제주시 구좌읍 평대리의 비자나무 자생지는 800년 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큰 비자림”은 꼭 추천 해주고 싶네요. 오대산 월정사에 전나무 숲이 있다면 제주에는 평대리 비자림이 있다. 개인적으로 막상막하로 생각합니다. 제주도 특산품 구입한다고 제주 항 수협 공판장 갔다가 옥돔이 너무 비싸 돌아 나오다 포구 쪽 냉동창고 주인집 할머니가 직접 활 복 해서 햇빛에 말리고 있던 옥돔을 2kg를 4만원에 말도 안 되는 착한 가격으로 단체로 구입한 사건은 제주여행의 백미라 생각합니다. 저는 옥돔이 왜 그리 고급생선으로 취급 받는지 한번 먹어보고 이해를 못하겠는데, 5살 외손녀가 생선이라면 너무 잘 먹어 옥돔을 구입했다는 만족함으로 비행기를 탈수 있었던 일과 짧은 비자림 과의 만남은 가장 큰 기억으로 남을 여행이라 생각합니다.
2016-07-03, 남한산성의 고을 경기 광주에서 묵 담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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