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정사 《오대산 향기》 편집 관계자님께 여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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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가법 작성일16-08-31 11:33 조회9,083회 댓글1건본문
저는 《오대산 향기》 2016년 9월호에 편집실의 청탁을 받고 ‘출가학교 제48기 수행기’를 게재한 가법(迦法)이란 사람입니다. 우선 출가기간동안 많은 것을 느끼고 깨닫게 해 준 점 깊이 감사드립니다.
그런데 이번 게재된 제 글을 읽고 실망과 함께 불쾌감을 감출 수 없습니다.
기고한 글도 아니고 청탁을 해서 써 보낸 글을 필자와 한마디 상의도 없이 앞부분을 다섯줄이나 뭉텅 자른 채 게재를 했더군요.
물론 대단한 글은 아닙니다만 어떤 글이라 하더라도 필자가 담고 싶은 내용을 효율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치밀하게 개요를 짜고 심혈을 기우려 쓰게 마련인데, 이렇게 편집실 마음대로 삭제하여 남의 글을 반편이 글을 만든 점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저는 2006년에 등단하여 그동안 20여개의 잡지와 서너 개의 일간지에 글을 발표해 왔지만 이런 황당한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청탁할 때 요구한 분량(10포인트, A4용지 한 장)을 위배한 것도 아니고 내용상 크게 문제가 되는 것도 아니건만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굳이 이렇듯 문제를 제기하는 이유는 앞부분을 제멋대로 없애면 마무리하기 위해 썼던 뒷부분의 의미가 전혀 통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A 글이 편집실에서 마음대로 삭제한 부분이고, B 글이 뒷부분에 있는 글입니다. A 글 없이 B 글이 읽는 사람들에게 제대로 이해가 될까요?
A <월정사(月精寺)의 정자(精字)를 옥편에서 찾아보면 ‘쓿 정’이라고 적혀있다. ‘쓿’은 동사 ‘쓿다’의 어간으로 ‘쌀이나 보리 등 곡식을 도정하여 깨끗이 하다’의 뜻을 지닌 말이다. 먼 옛날 절을 짓고 ‘월정’이라고 이름을 붙인 분은 분명 자기 수행에 철저했으며 문학적 소양 또한 남다른 분이였을 게다. 자연의 깨끗한 달빛마저도 도정하여 다시 한 번 정갈히 하겠다는 속내의 당찬 의지를 그대로 담았으니 말이다.>
B <23일 전, 집에서 나설 때 나는 벼 낱알 그대로였다. 월정사에 도착 출가학교 방앗간에서 깎기고 닦기면서 조금씩 껍질이 벗어졌을 것이다. 깨끗이 도정된 하얀 쌀알은 아니더라도 거칠고 누런 현미는 되지 않았을까? 세 분의 청중스님(지상·혜운·지우스님)께 깊이 머리 숙여 삼배를 올린다.>
A글 없이 B글의 ‘벼 낱알’이나 ‘출가학교 방앗간’이라는 말이 너무 뜬금없지 않습니까?
앞으로 이런 일이 없어야 할 것이며 왜 굳이 삭제했는지 이유를 알고 싶어 이렇게 글을 씁니다. 납득할 수 있는 해명을 기다리겠습니다.
댓글목록
언론홍보팀님의 댓글
언론홍보팀 작성일
가법님께,
우선 무엇이라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보내주신 글이 수정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미리 알려드리지 않고 편집과정을 거쳤다는 것에 대해서 머리 숙여 사과 드립니다.
언급하셨던 A부분에 대해서는 오대산 향기를 감수하시는 분께서 '월정' 자체가 단어이므로 가법님께서 언급하신 것과는 거리가 있다는 의견을 주셔서 삭제를 하게 되었습니다. 홍보담당인 제가 가법님께 직접 연락드려 상의를 드렸어야 했는데, 관계되는 담당자를 거치다 보니 결과적으로 가법님께 이런 불쾌함을 드리게 되었습니다.
저의 부주의로 인하여 가법님께 심려를 끼친 점 사과드리며, 추후에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조심하겠습니다.
월정사 홍보담당 신현임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