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대산 월정사(주지:퇴우 정념)가 신라 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오대산을 거쳐 간 고승 8인의 생애와 가르침을 체계적으로 집대성한 총서 ‘오대산의 고승’ 발간에 착수했다. 월정사는 14일 서울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퇴우 정념 월정사 주지스님, 윤창화 민족사 대표, 집필작가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 간담회를 열고, 1차 출간본 3권 소개와 함께 오는 2027년 상반기 완간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특히 이날 정념스님은 총무원장 출마 가능성을 내비쳐 눈길을 끌기도 했다.
퇴우 정념 주지스님은 “신라 불교를 설계한 자장율사부터 범일국사, 나옹선사, 그리고 근현대의 한암, 탄허, 만화 스님에 이르기까지 오대산을 빛낸 고승들의 발자취를 인물 중심으로 조명했다”며 “이번 총서는 기존의 어려운 논문 형식을 과감히 벗어나, 대중이 훨씬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현대적인 언어와 소설적 기법을 도입하여 파격적으로 구성한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총무원장 선거 출마 질문에 대해 “여러 사람의 연대하는 힘이 잘 이루어지고 대중의 열망이 모아지면, 선거법에 따른 충분한 입장을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혀, 향후 종단 내 여론 형성에 따라 본격적인 행보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단순한 전기를 넘은 한국불교 정신사의 새로운 계보= 이번 총서는 개별 고승의 단순한 전기 출간을 넘어, ‘오대산’이라는 공간을 축으로 1,400년 한국불교의 흐름을 하나의 계보로 묶어내는 선도적인 작업이다. 한 본사(本寺)가 자기 산문과 관련된 고승들의 생애와 사상을 10권 규모로 체계화한 것은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시도다. 총서는 고승 8인(자장율사, 범일국사, 나옹선사, 신미대사, 사명대사, 한암선사, 탄허선사, 만화선사)의 일대기 8권, 불교 문화와 역사를 통사적으로 정리한 1권, 그리고 ‘삼국유사’ 등의 관련 문헌록을 집성한 연구 자료집 1권으로 구성된다.

◇“기록되지 않은 역사는 오래 가지 못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기록되지 않은 역사는 오래 가지 못한다”는 월정사 주지 정념 스님의 구상에서 출발했다. 과거에 머문 산이 아니라 현재도 수행이 이어지는 오대산의 정신을 오늘의 언어로 되살리겠다는 의지다. 특히, 불교계가 그동안 건물 중창 등 이른바 ‘하드웨어 불사’에 집중했던 것에서 나아가, 대중이 호응하고 공감할 수 있는 문화 콘텐츠를 개발하는 ‘소프트웨어 불사’로서의 의미도 깊다.
집필진 역시 대중에게 친절하게 다가가기 위해 많은 고민을 거쳤다. 자장율사 편을 집필한 김형중 선생은 소설과 평전의 경계를 넘나들며 쉽고 흥미롭게 읽히되 역사 속 인물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글쓰기를 시도했다고 밝혔다.

◇2027년 상반기, 10권 완간 목표=현재 1차로 자장, 범일, 나옹 선사를 다룬 3권이 출간됐으며, 이어 2026년 12월경 신미, 사명, 한암 선사 편도 출간될 예정이다. 이어 2027년 상반기에는 탄허, 만화 선사 편과 통사, 자료집까지 전 권이 완성된다.
월정사의 이번 ‘오대산의 고승’ 총서는 흩어져 있던 인물과 사건을 하나로 엮어 한국불교의 사상적·문화적 DNA를 재구성하는 작업으로, 출판을 넘어 한국 불교사의 중요한 무형 문화 자산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오석기기자 sgtoh@kwnews.co.kr
강원일보/오석기 기자
출처 : https://www.kwnews.co.kr/page/view/20260414500589000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