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교의 핵심 가르침인 연기(緣起) 사상을 바탕으로 ‘전통과 현대’, ‘자연과 인간’이 조화롭게 만나는 특별한 문화예술축제가 문수성지 오대산 월정사에서 열렸다. 제4교구본사 월정사(주지 정념스님)는 10월18일 경내 특설무대에서 ‘2025 오대산문화축전’ 개막식을 봉행하고 축제의 본격적인 막을 열었다.
22년간 성장을 거듭하며 불교문화축제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한 오대산문화축전의 올해 주제는 ‘연기의 숲’이다. ‘모든 생명은 연결되어 함께 빛난다’라는 연기와 화엄사상의 메시지를 담아 지역사회와의 상생, 기후위기와 디지털 전환 시대의 생명 가치 회복, 공동체적 관계 회복을 추구하는 문화예술의 장을 마련했다.


특히 이날 열린 개막식은 축제 키워드인 '연결과 공존'의 의미를 생생하게 전달하는 자리였다. 개막식의 시작은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셔오는 의식이 진행돼 의미를 더했다. 가을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월정사 금강경봉찬기도회가 중심이 돼 일주문에서 경내 특설무대까지 삼보일배로 진신사리를 이운하며 커다란 신심을 불러일으켰다.

부처님 진신사리 이운 의식과 육법공양에 이어 월정사 주지 정념스님은 개회사를 통해 이번 축제의 의미를 전했다. 월정사 주지 정념스님은 “오대산은 개산 이후 지금까지 변함없이 우리 마음의 숲이었고, 그 숲의 밝은 빛은 우리를 더 평화롭고 안온하고 평안하게 만들어줬다”며 “연기의 숲속에서 빛을 찾아주는 오대산문화축전을 통해 연결의식을 회복하고, 관계의식을 회복하길 바라며, 또 온 우주가 나와 더불어 빛나고 있다는 아름다운 사실을 깨닫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진태 강원도지사, 유상범 국회의원 등 내빈들의 축하 인사를 전하며 월정사에 변함없는 지원과 협력을 약속했다.

개막 공연은 전통의식과 예술적 퍼포먼스가 결합돼 눈길을 사로잡았다. 한국 창작무용단인 ‘돋움무용단’은 오대산의 장엄한 풍경과 월정사의 고요한 호흡을 예술적 언어로 표현한 ‘오대의 숨: 다섯길’을 공연했다. 청정, 정진, 공존, 환희라는 세부 주제에 맞춰 울림을 주는 깊은 무대를 선사했다.



개막식의 하이라이트는 참여형 퍼포먼스인 ‘연결된 온 세상을 위한 화엄 탑돌이’가 장식했다. 전통 불교의식인 ‘탑돌이’를 현대적으로 재창조한 프로그램으로 참석한 사부대중 모두가 10개의 원무(圓舞)를 이루며 함께 걸었다. 10여 분간 함께 걸으며 ‘우리는 모두가 서로를 비추는 꽃’이라는 화엄사상을 정신을 직접 체험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한편 2025 오대산문화축전은 이튿날에도 이어진다. 10월19일 오전10시엔 월정사 부도지에서 오대산 역대 고승들의 공덕을 기리며 차를 올리는 전통의식인 부도 헌다례가 봉행된다. 또한 전통 탑돌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참여 프로그램 ‘생명의 길’이 사전 예약제로 운영되며, 이밖에도 숲길 달리기, 전통 공예와 만다라 만들기, 전통차 체험, 오대산 승시(플리마켓) 등 다양한 부대 행사가 마련돼 남녀노소 누구나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축제를 즐길 수 있다.
앞서 축제 첫째날인 10월17일엔 ▲화엄경의 철학을 담은 화엄변상도 목탱화 봉안식을 시작으로 팔각구층석탑 탑돌이(강원도무형문화재 제28호) ▲청소년들의 창의력을 펼치는 전국 학생 백일장과 사생대회 ▲탄허대종사를 기리는 전국 휘호대회 ▲오대산의 역사와 문화를 토대로 한 지구시민포럼 등이 열려 축제의 풍성함을 더했다.
불교신문/이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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