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치유의 성지 오대산 월정사가 생명운동 논객들의 토론장이 됐다. 모임에 참가한 이들은 생명에 기반한 지방자치 실현에 대한 목소리를 높였고, 각 개인마다 ‘시민보살’이 되자는 다짐을 되새겼다.
오대산 월정사는 최근 오대산자연명상마을 옴뷔에서 ‘비상시국과 전환시대 생명평화 나라 만들기’를 주제로 제5회 전환사회 포럼을 열었다. 불교환경연대, 녹색불교연구소, 평창오대산평화포럼(POP)이 사흘간 진행한 이번 포럼은 김용우 원주 한알마을 이사장, 이재수 전 춘천시장, 김찬휘 전 녹색당 대표, 한윤정 한신대 생태문명원 공동대표, 박길수 모시는 사람들 대표 등 시민사회단체 인사 30여명이 참여해 대안사회를 모색했다.
임진철 직접민주마을자치 전국민회 상임의장과 황대권 생명평화운동가는 ‘전환운동 관점에서 본 비상계엄과 탄핵정국’을 주제로 발표했다.
특히 ‘야생초 편지’의 저자이기도 한 황대권 생명평화 운동가는 기후위기에 대한 궁극적인 대안으로 ‘생명지역주의’를 언급했다. 그는 “형식에 지나지 않는 지방자치를 실질적 지방자치로 전환해야 한다. 지방정부가 독자적인 세금 징수권과 예산편성권을 가져야 한다”며 강력한 지방자치제도의 시행을 주장했다.
또 월정사의 ‘시민보살’ 운동의 구체적인 지향점도 제시돼 눈길을 끌었다. 시민보살이란 민주주의 사회 내의 불교적 보편성과 공공성의 가치를 지속하기 위해 착안한 단어다. 문유정 월정사 화엄선 연구소 연구원은 “시민보살 운동의 지향점은 모두가 영성으로서의 평상심과 인간성을 회복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섭 밝은마을 생명사상연구소 대표, 유정길 불교환경연대 녹색불교연구소장, 정범진 생명평화 민주주의 연구소 소장은 ‘생명평화 전환을 위한 길찾기’를 주제로 발표와 토론을 이어갔다. 유정길 대표는 “지방에 권한과 예산을 과감하게 이양하는 실질적인 지방자치가 필요하다. 나아가 수계를 중심으로 행정구역을 개편해 생물지역주의에 근거한 자연과 사회의 순환적 주민자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요섭 대표는 “이념의 시대를 넘어서 조만간 ‘영성의 시대’를 이야기하게 될 것”이라며 “정치체계의 대전환이 요구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희식 한울연대 공동대표는 “극단의 대립을 부추기는 알고리즘 폭증 사회에서 지혜로운 성찰의 시간이었다. 환경과 사람과 뜻이 잘 어우러져 안갯 속 같은 시야가 투명해지는 느낌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월정사 주지 정념스님은 “이번 포럼에서는 우리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초월적 돌파, 생명평화로의 문명 전환 등이 논의 됐다”며 “오대산에서 준비하고 있는 시민보살 운동에도 함께 참여해 지평을 넓혀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원도민일보/ 김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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