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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존중·공동체 행복 기원 “지금 여기, 나를 알아가는 시간” [강원도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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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24-12-04 12:27 조회14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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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으로 생태와 연결성 회복 실천
‘비움’ 주제 일상 속 모두의 행복 소망
“숲·계곡서 영양분 흘러 생태계 유지”
자본주의 속 소비문화 확산에 경고
기후위기 극복 구체적 방안 등 공유

오대산 환경문학 아카데미
강원도민일보·월정사 공동

강원도민일보와 월정사가 공동으로 마련한 오대산 환경문학 아카데미가 최근 평창 오대산 월정사 일원에서 열렸다. ‘2024 오대산 에코포럼’의 일환으로 지난 달 30일부터 1박 2일간 ‘늦가을, 비움의 숲’이라는 주제 아래 열린 이번 행사는 다양한 명상프로그램과 생태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생명을 존중하는 공동체적 삶을 실천할 것을 다짐했다. 참가자 34명은 명상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생태와의 연결성을 회복하는 시간을 가졌다. 원주에서 생태적 삶을 실험하고 있는 프로젝트 그룹 범고래단이 협력·진행한 행사에는 당초 계획한 정원보다 훨씬 많은 인원이 신청, 호응 속에 진행됐다. 최원형·구희 작가 초청 생태 대담 프로그램과 함께 자신의 묘비명을 쓰는 ‘묘비명 챌린지’도 진행됐다. 최대한 쓰레기가 나오지 않게하기 위해 참가자들에게 텀블러를 지참하게 하고 일회용품 사용도 하지 않았다. 참가자 박지원 씨는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청년모임에 참여중인데 우리 주변의 환경과 지구를 생각하는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음에 감사했다”고, 쌍둥이 동생과 함께 참여한 양현아 씨는 “동생과 함께 비건을 실천하고 있는데, 도시의 삶에서는 피로가 많이 느껴진다. 비슷한 공감대를 가진 사람과 모여 뭔가 열정 같은 것이 솟아났다”는 반응을 남겼다.


● 먹기 명상

‘마인드풀 이팅’ 프로그램은 유기농 F&B와 농업 분야에서 10여년 간 몸 담아오며, 먹는 것과 나 사이의 연결점을 고민해 온 범고래단의 윤혜인(닉네임 눅잔)씨가 진행했다. 먹기 명상이라고도 불리는 마인드풀 이팅은 건포도나 땅콩 등 하나의 재료를 통해 오감을 관찰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비움을 주제로, 몸과 마음을 비워보는 연습이다. 평창잣농원의 잣, 강릉 빵짓는 농부의 천연발효 우리밀 통밀빵, 원주 옥희네 방앗간 들기름 등 도내 로컬 재료들을 최대한 활용한 건강한 먹거리로 구성했고 모든 재료는 비건으로 마련됐다.

참가자들은 자신이 먹는 것이 무엇인지 몸으로 느끼면서 먹거리와 새롭게 관계를 맺었다. 현재의 감각들을 알아차리면서 먹는 행위 속에서 명상을 하는 일상 속 실천 방법들을 익혔다. “파프리카를 싫어했는데 천천히 관찰하며 먹으니 편식이 사라진 것 같다”, “적게 먹어도 포만감이 크다는 걸 느꼈다”는 소감도 있었다. 참여자들의 전체 프로그램 만족도 조사에서 50%의 답변자가 마인드풀 이팅 세션을 가장 만족스러운 세션으로 꼽았다.

▲ 오대산 환경문학 아카데미에서 참가자들이 걷기 명상을 수행하고 있다.
▲ 오대산 환경문학 아카데미에서 참가자들이 걷기 명상을 수행하고 있다.

● 걷기명상

선경스님이 강의한 걷기 명상 프로그램은 지금 현재의 ‘나’를 알아차리는 시간이었다. 천천히 발바닥을 떼며 감각을 느끼자 참가자들의 동작이 저절로 동작이 느려졌다.

선경스님은 “현재의 느낌을 생각하면 지나간 과거나 미래가 떠오르지 않는다. 명상이 도달하고자 하는 것은 지금 여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교에서 배운 것만으로는 해결 안되는 일들이 있고, 내가 누군지를 아는 기회는 많지 않다. 나를 사랑하는게 제일 쉬운데 사람들은 그것을 가장 어려워한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방안에서 자신의 호흡을 따라 감각에 집중했다. 종소리가 울리고 발길이 멈추자 호흡의 알아차림이 있었고, 일부 참가자들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선경스님은 “여기 모인 분들도 모두가 수행자이고 어떤 방식으로든 깨달을 수 있다. 자기 자신 뿐 아니라 상대방, 공동체의 행복을 기원하는 우리 모두의 마음이 소중하다”며 “일상 속에서도 너와 내가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알아차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나가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오대산 환경문학 아카데미에서 도원스님이 싱잉볼 명상을 수행하고 있다.
▲오대산 환경문학 아카데미에서 도원스님이 싱잉볼 명상을 수행하고 있다.

● 싱잉볼명상-도원스님

도원스님은 싱잉볼 명상을 통해 소리를 통한 쉼과 호흡의 이완법을 알려줬다. 도원스님은 백수정 싱잉볼과, ‘공’이라는 악기를 통한 음향의 강렬함도 있었다. 편안한 자세로 조명을 끄고 눈을 감은뒤 공의 역동적인 울림을 듣자, 주체할 수 없는 몸의 떨림을 느꼈다. “전생체험을 하는 것 같았다”는 반응도 있었다. 이어 백수정 싱잉볼의 투명한 울림이 울리자 아픔들을 흡수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눈으로 감각하는 것들에 가려졌던 세계가 열린 기분을 선사했다.

도원스님은 “스트레스가 없는 삶은 오히려 건강한 삶이 아니다. 싱잉볼 명상을 통해 우리가 갖고 있던 긴장이나, 불안, 우울과 스트레스 같은 것들이 씻겨 내려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 오대산 환경문학 아카데미에서 최원형 작가가 강연하고 있다.
▲ 오대산 환경문학 아카데미에서 최원형 작가가 강연하고 있다.

● “가장 큰 종교가 돈이 된 세상”- 최원형 작가

‘착한 소비는 없다’ 등을 집필한 강릉 출신 최원형 작가는 “이웃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는 자세가 바로 희망”이라며 생태에 대한 명쾌한 답을 통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사회적 구조와 개인의 변화 필요성을 역설했다. 대통령직속 국가기후환경회의 전문위원으로도 활동한 그는 과거 만화 영화에 나오던 ‘딱따구리’ 종이 이미 멸종됐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딱따구리 보전회’를 만들어 생태계 전체를 돌보는 행동을 이어가고 있다.

최원형 작가는 “숲이 중요한 이유는 낙엽이 쌓이면 부엽토가 되고 이것이 계곡으로 흐른다. 이것이 나중에 바다의 양분으로 가야 해양 생태계가 유지된다. 오대산에서 흐르는 물이 바다로 흘러가 양분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본에 의한 소비문화 확산에 대한 경고도 남겼다. 최 작가는 “우리에게는 여러 종교가 있지만, 가장 큰 종교는 ‘돈’이다. 부처님과 예수님보다 돈을 좋아한다. 한 생을 살아가는데 이렇게 많은 돈을 벌어서 무엇을 할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어 “그 종교에 사제가 있다면 바로 광고다. 광고는 우리가 알게 모르게 계속 주입되고, 이 사제들의 설교를 따라 우리는 빵집을 순례한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의 목소리를 구조적 변화로 연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생태적으로 살기 위해서는 그것을 뒷받침 해 줄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월정사에서 열린 오대산 환경문학 아카데미 행사 모습.
▲최근 월정사에서 열린 오대산 환경문학 아카데미 행사 모습.

● ‘기후위기 인간’-구희 작가

웹툰 ‘기후위기 인간’을 집필한 구희 작가는 “도시에서 생태적 삶을 살기 어렵기 때문에 이런 프로그램이 굉장히 소중하다”며 “생태에 대한 고민을 제가 우러나온 생각 선에서 이웃과 공유하고 존중하는 삶의 태도가 필요하다”고 했다. 화천에서 예술가들과 공동 작업을 하기도 했던 그는 “기후위기 앞에서 희망이라는 게 있는지 궁금하지만, 내가 소비하는 것들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감각하고 책임질 수 있는 삶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 방안도 공유했다. 구희 작가는 “큰 효과를 바라보면 지치게 된다. 작더라도 공동체 안에서 뚜렷하게 모이는 목표를 설정하고 그에 대한 결과물을 내야 한다”며 “멀리 보지 말고 짧게 보는 것이, 효과적인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번 아카데미는 강원도민일보와 강원도, 평창군, 월정사가 공동 주최하는 2024오대산 에코포럼의 마지막 일정이다. 지난 10월 이 포럼의 일환으로 ‘오대산 에테르’와 에코콘서트를 개최, 김완섭 환경부 장관의 기조 강연 등을 진행했다. 

 

강원도민일보/ 김진형 기자

출처 : https://www.kado.net/news/articleView.html?idxno=1280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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