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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S] 월정사 주지 정념스님, "연기(緣起)적 세계관으로 미래 사회 이끌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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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20-01-08 20:15 조회87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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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S 불교방송 신년인터뷰-정념스님(오대산 월정사 주지, 조계종 백년대계본부장)>

경자년 새해를 맞아 대한불교조계종 제 4교구 본사 오대산 월정사 주지이자, 조계종 백년대계본부장 정념스님을 만나 불자들께 드리는 새해 인사와 한국 불교의 미래에 관해 들었다. 스님은 무엇보다 연기적 세계관에 입각한 가르침, 화엄의 가르침이야말로 한국불교가 4차 산업 혁명의 시대, 급변하는 시대의 방향을 제시하고 이끌 수 있는 새로운 문화를 창달해 가는 열쇠라고 강조했다. 

대한불교조계종 제 4교구 본사 오대산 월정사 주지이자 백년대계본부장 정념스님. 스님은 BBS불교방송과 가진 신년 인터뷰를 통해 화엄(華嚴)사상, 연기적 세계관이 4차 산업 혁명의 시대를 이끌고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가르침이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기자) 전국에 계신 국민, 불자님들께 새해 인사 먼저 전해 주시지요.

정념스님) 국민여러분, 불자여러분 경자년 새해가 두둥실 떠올랐습니다. 저 동해 힘차게 떠오르는 태양은 작년에도 그렇고 항상 한 결 같이 떠오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들의 삶과 온 세상은 우리들 스스로가 만들어 내는 과도한 욕망, 이기심, 서로 질시하는 모습이 가득합니다. 이러한 갈등의 세상은 우리가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올해도 우리 주변에는 남북의 문제도 있고, 경제적으로도 어려운 환경과 상황들이 닥쳐 올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지만 올해 경자년은 동해바다에 떠오른 저 태양처럼 새 희망을 우리에게 주는 한 해가 반드시 되리라 생각합니다.

이 세상은 우리 스스로 더 따뜻하게 일궈나가고, 서로 너그러이 이해하고 힘을 모아서 어려운 난제들을 해결해 가야됩니다. 이러한 슬기로움과 우리들의 생각들을 하나로 모아가는 그러한 힘들이 올 한 해를 희망으로 만들어내는 바탕이 되리라 생각을 합니다.

기자) 경자년 올 한 해 어떤 마음가짐으로, 어떤 수행을 해야 하겠습니까.

정념스님) 오늘날 한국사회는 굉장한 갈등의 사회, 대립의 사회로 변모해 가고 있습니다. 그것은 모든 문제의 원인과 책임이 자기에게로부터 비롯되고 있다는 사실들을 망각하고 있고, 모든 것들이 다 남 때문이고 상황 때문이라는 인식에 근본 원인이 있습니다. 이처럼 모든 문제의 원인을 밖에서 찾으려고 하며, 대립이나 갈등은 해소되기가 쉽지 않습니다.

원효 스님의 화쟁(和爭) 사상을 기반으로 모든 잘못의 원인은 상대방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데서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풀립니다. 또 내가 옳다고 주장하는 일들, 나만 옳다고 하는 틀에서 벗어나 상대방에게도 옳음이 있다고 하는 것을 인정해 가면서 갈등과 대립을 해소해 갈 수 있는 지혜를 찾아야 됩니다.

올해는 국회의원 총선거도 있게 되고, 남북의 문제도 슬기롭게 풀어야 하는 과제가 우리에게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갈등과 대립의 해소, 화합, 화해를 이루기 위해서는 화쟁의 정신이 필요한 시절이라 생각됩니다. 우리 스스로 내 자신을 잘 돌이켜봐야 합니다. 또 모든 시비 갈등의 원인을 밖에서만 찾고 밖에서만 해결하려고 한다면 결코 해결되지 못한다는 선사(先師)들의 가르침을 다시 한 번 되새기고 스스로 마음을 반조(反照)해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 진정한 마음의 빈 본분(本分) 자리를 잘 돌이켜보아야 합니다. 모든 시비를 자기 마음속에서 한 번 쉬어갈 때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지고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는 마음 그릇이 넓어집니다. 올 한해 특히 새해를 맞이하는 이 정초의 시점에서는 스스로 자기를 한 번 깊게 통찰해 보는 이런 시간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기자) 모든 문제의 해결과 갈등의 해소, 사회 문제의 해결은 근원적으로 자기에 대한 통찰, 자기 계발, 자기 인격의 완성 이런 데서 시작이 됩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정치 지도자나 종단의 지도자 등, 사회 구조를 운영하는 자리에 있는 분들의 역할도 중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정념스님) 그렇습니다. 일차적으로야 사회지도자들, 특히 정치지도자들이 사회를 통합시키고, 또 진영의 논리보다는 상생하는 공존의 정신을 바탕으로 정치나 세상을 아우를 수 있는 넓은 마음들을 펼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사회의 갈등과 대립을 조장하고 심화시키는 원인은 진영의 논리가 굉장히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정치지도자들은 국민들에게 굉장한 불신을 당하고 있습니다. 남북의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또 오늘날 사회 전반의 현상이 너무 과도하게 물질중심으로 흘러가고 있기 때문에, 결국 물질중심의 가치 속에서 우리 사회는 탐욕을 자제하고 절제하며, 갈등과 시비를 줄이는 방향으로 가야 합니다. 자기를 살피고, 모든 사회 구성원과 세계가 공존하고 상생할 수 있는 넓은 마음, 큰마음을 증장시키는 정신문명을 우리 모두가 지금 이 정초에 되새기고 실천해야 합니다.

정념스님은 2019년 기해년을 마무리하면서 불자들과 오대산 내 스님들이 동참해 모든 것의 바탕이 되는 수행에 집중할 수 있는 '오대산문 수행결사'를 개설했다.

기자) 스님께서는 한국 불교의 미래를 위해서는 근원적이고도 자율 적인 개혁, 혁신,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해 오셨습니다. 이런 노력이 없으면 한국 불교의 미래는 생존 자체도 어려울 것이다, 이런 예측도 하셨는데요. 한국 불교가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하는지 또 어떤 노력들을 해야 하는지 말씀을 해 주십시오.

정념스님) 세상은 급격하게 변하고 있습니다. 4차 산업시대 기술혁명에 의해 세상은 급격하게 변하고 있습니다. 문명의 전환도 체감하기 어려울 만큼 무서운 속도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하나의 틀이 아니라 판이 변하고 있습니다. 이 판 속에 얹혀져있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종교가 함께 변화하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여기서 변화를 머뭇거리거나 새로운 전환을 하지 못하는 모든 시대 현상들은 소멸의 길로 갈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 한국불교도 사회 속에서 오랫동안 우리 문화를 창달하고, 많은 정신문명에 지도적 역할을 해오기는 했습니다만 기술혁명의 시대인 지금 한국 불교의 이런 전통과 유산들이 과연 미래에도 유효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 종교가 지닌 문화적 유산과 현상은 과거 농경사회에 형성돼 온 것이고, 또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형성된 이 문화들은 거의 소멸의 길을 밟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입니다.

한국 불교는 이제 문화 창달이라는 관점에서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면서 새로운 우리 문화를 잘 일궈갈 수 있는가, 이끌어 갈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대해 한국 불교가 지닌 정체성부터 근원적으로 재점검을 해야 합니다.

아직까지는 유효한 측면이 있기는 하지만 한국 불교가 지닌 다양한 인프라가 미래에도 유효한 인프라로 남을 수 있는가에 대해 고민해야 합니다. 수행법과 경전, 자산, 문화유산들이 미래 사회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내용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잘 정리해 내야 합니다.

그런 토대 위에서 불교는 4차 산업시대, 정신의 고갈 현상이 두드러지는 사회 속에서 불교적 수행법, 무아(無我), 연기적(緣起的) 세계관, 이런 가르침들이 지금보다도 더 훨씬 유효한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미래세계는 초연결(超戀結)의 시대이고, 초지능(超知能)의 시대로서 온 세계가 소통 구조에 놓여 있기 때문에 여기에 걸맞은 불교적 세계관을 정리해 내야 합니다. 교학적인 측면에서 다시 한 번 점검해서 팔만대장경의 바다에서 한국 불교의 정체성과 미래사회를 담보하고 감지할 수 있는 내용들을 잘 정리해 내야합니다.

'오대산문 수행결사'에 동참한 사부대중이 12월 31일, 삼보일배를 하며 기해년을 보내고 경자년 새해를 맞이하고 있다.

기자)  결국은 시대가 어떤 양상으로 변하든 문화가 어떤 방식으로 변하든 우리가 가야 할 길의 근원에 부처님의 가르침이 있다는 말씀으로 이해가 되는데, 그중에서도 초연결의 시대, 초지능의 시대에 연기적 세계관은 어떤 역할을 하고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요?

정념스님) 극미(極微)로부터 거대 우주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들은 현대과학, 그리고 뇌과학(腦科學)에 의해서 모든 것들이 중중무진(重重無盡)한 관계의 망(網) 속에서 정신현상을 분석하고 해석하며, 생물학적 관점 속에서 생명현상을 이야기 할 수 있는 이런 시대가 됐습니다.

불교 가르침에 담겨 있는 하나의 세계관이라는 것은 바로 연기(緣起)로 온 우주를 설명 할 수 있고, 극미의 세계도 연기적 현상 속에서 설명 할 수 있습니다. 온 세계는 중중무진(重重無盡)한 연기성(緣起性) 속에서 이루어져 있는 즉 모두가 세밀하게 하나도 빠짐없이 연결된 구조 속에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오늘날 디지털 문명, 정보 문명, 정보의 바다 속에서 모든 소통의 구조가 해석이 됩니다. 극미(極微)와 극대(極大)가 함께 소통하고 어우러지는 이런 현상은 우리 불교 가르침에서 이미 충분하게 잘 이야기되고 있는 내용들입니다. 이것을 좀 더 하나의 과학적 술어나 현대적 언어로 다시 한 번 정리를 하고, 누구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불교 세계관, 즉 화엄 사상에 대한 이해, 이것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문화, 수행 구조를 정리해 내야 합니다. 물론 우리 한국불교는 과거 신라 때부터 자장율사, 의상대사, 원효대사와 보조 스님 등을 비롯한 수많은 선사(先師), 종사(宗師)들이 화엄을 주류로 해서 수행을 해 왔고 실천 체계를 정립해 왔습니다. 저는 이 화엄에 기반을 둔 수행, 불교적 세계관이 한국 사회와 사상을 규정지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것들을 잘 정리해 내면 문명의 전환 속에서 한국불교는 새로운 하나의 문명, 대안적 사상, 대안적 종교로서 그 역할을 다해 갈 수 있는 위상을 다시 한 번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 올 한해 우리 불자들이 늘 염두에 두고 화두로 삼아 정진 할 수 있는 가르침, 경전 구절 추천해 주십시오.

정념스님) 불법문중(佛法門中)에 불사일법(不捨一法)이라고 합니다. 우리 불법 문중에서는 단 한 법도 버릴 것이 없다고 합니다. 물론 그것도 화엄적 세계관을 기반으로 하는 말씀입니다만, 우리는 보통 차별하고 귀천을 논하고, 상대적인 관점에서 대상을 바라보고 세상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어떤 것이라 해도 귀하게 여기거나 천하게 여길 것이 없다는, 버릴 것이 없다는 이런 넉넉한 마음가짐을 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대립이나 갈등을 해소하는 데 굉장한 지혜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비분별이 자기 내면에 그득해지면 스스로도 괴롭고 또 세상도 괴롭게 만드는 원인이 거기에 있는 겁니다. 좀 넉넉한 마음으로 어떤 한 법도 버릴 것이 없다는 가르침대로 다 거두어 안을 수 있는 부처님의 대자대비(大慈大悲)한 넓은 품을 일구어 가야 합니다.

우리가 항상 부처님을 예경하고 찬탄하는 것은 나도 부처님처럼 더 넓고 대자대비(大慈大悲)한 마음을 발현(發顯)해야지, 나도 부처님처럼 넓어져야지, 지혜로워져야지, 또 한 법도 버릴 것이 없듯 누구라도 다 감싸 안을 수 있는 넉넉한 마음을 만들어야지, 하는 바람과 서원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부처님을 예경하고 쉼 없이 예불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습니다. 정초에 우리 불자님들은 부처님의 대자대비한 가르침을 실천하고, 스스로 무량한 마음으로 일으켜보는 시간을 가지시길 바랍니다.

항상 세상은 순환하면서 즐거움과 어려움이 다가옵니다. 살아가는 과정에서 분명 겪게 되는 어려움은 아무리 고통스럽고 힘겨워도 먹구름 사라지듯 지나가는 법입니다. 항상 인내(忍耐) 하고 인욕(忍辱)하면서 지내면 어려운 일들도 연기(緣起) 즉 인연생(因緣生)이기 때문에 사라져가는 겁니다. 그래서 어떤 어려움에도 좌절하지 않고 꼿꼿이 인내하고 인욕하면서 기다릴 줄 알아야 합니다.

오늘을 사는 우리는 너무 조급합니다. 너무 빠르게 결정합니다. 그러나 대상을 통찰하는 마음가짐을 가지면, 대상을 바라보면서 흘려보낼 수 있는 여백이나 여유가 생깁니다. 소한도 지나고 대한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소한 대한이 지나면 바로 입춘이 옵니다. ‘가장 큰 추위 뒤에 바로 입춘이 오듯 항상 어려움 뒤에는 새 희망이 우리에게 보이지 않는 속에 깃들어 오고 있다.’는 통찰의 힘을 바탕으로 항상 기다리고 인욕하고 어려움 속에서도 항상 희망을 잃지 않으며, 한해를 생각하면 올 한해를 의미 있게 지낼 수 있습니다. 올 한해는 아마 남북의 문제부터 우리 사회에 만연한 모든 문제, 갈등이 풀어지는, 상생의 기운을 만들어가는 해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경자년 새해 모든 분들이 두루 희망으로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동해 태양은 두둥실 떠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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