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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상ㆍ탐진치 버리니 ‘행복’ 오더라” 단기출가 후 발심출가한 월엄스님_불교신문(2017.07.18.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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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17-07-18 23:43 조회2,84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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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신양명 좇는 허망한 길’ 회의감

기분 전환 위해 찾은 단기출가에서

깨달음 위해 치열하게 수행하는

스님들 모습 ‘충격’…수행공동체 ‘꿈’

 

지난 2009년 월정사에서 출가한 월엄스님은 ‘눈에 띄는’ 이력을 갖고 있다. 포항공대를 졸업하고 다시 서울대 경영학과에 입학한 점이다. 월엄스님은 출가 전, 누구나처럼 출세를 좇았다. 그런데 좇으면 좇을수록 마음 한편은 허무감이 밀려왔다.

“포항공대를 졸업할 즈음 IMF 사태가 닥쳤어요. 그때 많은 선배들이 회사를 나와 헤매는 것을 보면서 공학으로는 성공이 어렵겠다고 생각해 다시 서울대 경영학과에 입학했습니다. 적성과 무관하게 어떻게 사회에서 성공할 것인가만 바라봤어요. 그런데 경영학을 배우면서 소위 금수저, 은수저도 아닌 제가 어떻게 성공할 수 있을까 회의가 일었습니다.”

월정사 월엄스님을 지난 14일 서울 조계사에서 만났다. 조계종사회노동위원으로 활동하는 월엄스님은 단기출가를 통해 발심, 정식으로 출가해 수행자의 길을 걷고 있다.

그렇게 방황하다보니 학업이 제대로 될리 없었다. 그러던 차에 한 선배가 월정사 출가학교를 권했다. 그곳에 가면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며…. 월엄스님은 단기출가에 참여하기 전까지 종교엔 관심이 없었다. “내가 바르게 살고, 열심히 살면 된다. 종교는 어딘가 기대고 싶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라는 생각을 했던 까닭에 교회나 절을 가본 경험도 없었다.

“공부도 잘 안되는데, 한달간 기분전환을 할 겸 단기출가를 신청했어요. 그전까지 스님들은 절을 지키고 문화유산을 보존하는 분들 정도로 알았는데, 깨달음을 위해 치열하게 수행하고 있는 모습이 충격이었어요.”

단기출가에서는 신행 뿐 아니라 경전공부도 병행한다. 새벽 예불에서 시작해 운력과 공양, 경전 강의가 다양하게 진행된다. 스님들이 출가해 공부하는 방식을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 월엄스님은 연기적 세계관에 특히 관심이 갔다. 모든 현상은 인연관계에 의해 생멸하고, 연기라는 상호작용을 통해 이뤄진다는 사실에 “입신양명을 위해 살아온 그동안의 삶이 의미없어”졌다.

“출가학교를 졸업하는 날, 아버지께 전화를 해서 정식 출가를 하겠다고 했더니 의외로 쉽게 허락하셨어요.”

월엄스님은 정식 출가 후 행자생활은 출가학교와 또 달랐다고 회고한다. 도반들과 어느 정도 대접을 받으면서 생활했던 단기출가학교와 달리 행자생활은 “눈코 뜰새 없이” 바빴다. 승가의 위계질서도 심했다.

“월정사가 가난한 절이라서 스님들이 할 일이 많은가 보다 생각했어요. 우리나라에 유명한 절은 다르겠지 하고 월정사를 나와 해인사로 가서 다시 행자 생활을 시작했어요. 웬걸, 월정사가 그리워지더라고요. 그 정도로 불교를 모르고 출가했어요.”

다시 월정사로 와 사미계를 받은 월엄스님은 중앙승가대를 졸업하고 봉암사 선원을 찾아 안거를 났다. 또 미얀마 파욱센터를 찾아 위빠사나 수행도 체험했다. 월엄스님은 “수행이 쌓여가면서 욕심을 버리고 나니 제대로 된 세상이 보이더라”고 말한다.

“지난해 다시 경영학과에 복학했어요. 전에는 성공하기 위해 경영학을 배우려 했는데, 탐진치 마음을 알고 다시 보니 경영학이란 것은 조직과 마케팅, 인사관리 등 조직을 원활하게 이끌고 성장시킬 수 있는 학문이더군요. 부처님도 체계적인 조직관리를 통해 포교를 하셨어요. 공심을 갖고 우리 사회를 위해 지식을 배운다고 생각하니 공부가 즐거워졌어요. 불교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해 경영학을 제대로 배워 볼 생각입니다.”

월엄스님은 현재 조계종사회노동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지난 13일에는 서울역을 찾아 해고 승무원을 위한 법회도 가졌다.

스님의 꿈은 사부대중이 함께 수행하는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다. 어느 나라 사람이든 관계없이 불교공부와 수행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공동체다. 스님은 “우리나라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 좋은 수행환경을 갖고 있다. 반면 현대인이 요구하는 단계적, 체계적인 수행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한계”라며 “이런 점을 보완해 수행공동체를 만들면 세계적인 호응이 있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최근 출가자와 불자가 감소하는 추세를 어떻게 볼까. 스님은 “지눌스님은 수선결사를 통해 재물을 탐하고 권력을 좇던 당시 불교의 모습을 극복하고 1000년 불교를 이끌어 냈다. 봉암사 대중결사도 해방 후 한국불교를 바로 세우는 힘이 됐다”며 “일부라도 열심히 수행하며 본분을 지키려는 스님들이 있으면 된다. 잘 사는 스님들이 늘어나면 불자도 늘어나고 출가자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다시 대학생이 됐다”는 스님은 젊은이들을 위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40살이 돼 20살 청년들과 함께 학교를 다니는데, 저는 요즘 너무 행복합니다. 하지만 20대 청년들마다 힘들고 고민이 가득합니다. 그들에게 아상을 버리고, 탐진치를 버리는 공부를 조금이라도 해 보길 권하고 싶어요. 우리가 찾아야 하는 것은 사회적 성공이 아니라 행복이고, 행복은 아상과 탐진치를 버리는데서 옵니다. 사회적으로도 청년들에게 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 주길 바랍니다.”

[불교신문 3316호/2017년7월24일자]

안직수 기자  jsahn@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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