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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다가오는 시간, 걷기 좋은 '선재길' (9월24일-M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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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16-09-26 09:49 조회7,00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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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만의 '여행의 맛' - 소소하지만 숨겨져 있는 '여행의 맛'을 보여드립니다. 놓치면 아쉬울 여행 이야기와 정보를 소개합니다.
숨 턱까지 뜨겁게 차오르던 여름의 바람은 9월의 고개를 넘어서면서 알맞게 서늘해졌다. 산과 들은 충만한 기운으로 가득하다. 가벼운 복장으로 나들이하기에 좋은 날씨다. 청명한 하늘 아래 푸르고 풍성한 나뭇잎들 사이를 새어 들어오는 맑은 햇살이 그리워지는 시간이기도 하다. 바람 따라 코를 매만지고 지나는 풀 향 가득한 곳에서 소중한 나만의 시간을 소유하고 싶다면 감추듯 제 몸을 숲 속에 남겨 놓은 오대산 선재길을 추천한다.



오대산의 천년 고찰인 상원사와 월정사를 이어주는 선재길은 전국 곳곳의 여러 둘레길과는 사뭇 다르다. 산세 깊은 강원도의 해발 700~800m의 지대임에도 완만하고 계곡도 깊은 곳이 많지 않다. 사찰로 이어지는 지방도로를 접하고 있어 간간이 지나는 차량이나 등산객의 발소리도 들리지만, 짧은 소음 뒤에 찾아오는 새소리와 물 흐르는 소리는 오래 여운이 남는다. 

계곡을 따라 때로는 왼쪽으로, 때로는 오른쪽으로 놓인 길은 이따금 멈춰 서서 지나온 길을 돌아보게끔 한다. 지금껏 걸어온 인생의 길도 돌아보게 된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하나에도, 얕은 물 위에 가로질러 놓인 징검다리에도 눈길이 오래 머문다. 숲에서의 시간은 더디게 흐른다.







선재길은 오대산을 남북으로 종단하는 446번 지방도로가 뚫리면서 옛길이 자연스레 쇠퇴하자 국립공원관리공단이 2003년에 복원했다. 오대산은 중국에서 문수보살을 친견(親見)한 자장율사에 의해 개창(開創)된 문수보살의 성지로서, 그 지혜와 깨달음을 목표로 삼고 나아가는 불교 경전 ‘화엄경’에 등장하는 동자의 이름인 선재(善財)에서 비롯됐다. 그래서 이 선재길을 ‘치유의 길’ 또는 ‘깨달음의 길’이라고도 부른다.

상원사 문수전


상원사와 월정사 구간을 크게 삼등분해서 본다면 길은 세 구간으로 나누어 볼 수 있고 각각 한 시간 정도 소요된다(구간은 따로 나뉘어 있지는 않고 필자가 임의대로 나눈 구간이다). 전부 편도 9km에 달하는 길이지만 두 사찰의 표고 차는 220m에 불과해서 험하지 않다. 

첫 구간은 상원사부터 오대산장까지이다. 상원사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문수보살을 모시고 있는 사찰로 신라 33대 성덕왕 4년(705)에 보천과 효명 두 왕자가 세웠다고 전해진다. 현존하는 한국종(韓國鍾) 가운데 가장 오래된 동종(국보 제36호)이 있다. 상원사 탐방지원센터를 지나면 본격적인 선재길이 시작되고 신선골의 출렁다리를 만난다. 이후 선재길을 가로질러 놓인 지방도로를 잠시 따라가다가 상원교를 지나고 조릿대가 빽빽하게 들어선 길을 지나면 숲은 오대산장까지 이어진다.

동종

선재길에는 설치 미술가의 작품들도 감상할 수 있다. ‘지혜의 눈’-김용민 作



두 번째 구간은 오대산장이 위치한 동피골부터 섶다리까지다. 오대산장 앞에는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으니 약간 지쳤다면 이곳에서 쉬어가도 좋다. 산장 옆에는 국립공원에서 조성한 멸종위기식물원이 있다. 오대산에 자생하는 멸종 위기종과 특정 식물 등 30 여종의 희귀 식물을 복원해 놨다. 정원 형태로 조성되어 있다.

오대산장


섶다리는 배를 띄울 수 없는 낮은 강에 임시로 만든 다리로, 요즘엔 좀처럼 보기 힘들다. 다리는 물에 강한 물푸레나무나 버드나무로 다리를 만들고 그 위에 잔가지로 보를 만들어 흙으로 덮으면 완성된다. 해마다 가을걷이가 끝나는 10~11월에 만들어져 겨울을 지난 후 여름에 홍수에 의해 소실이 되기도 해서 ‘이별다리’로도 불린다. 그 모양이 독특해서 인지 지나는 여행객에게 인기가 많다.

섶다리


세 번째 구간은 섶다리부터 회사거리까지 이어진다. 섶다리를 지나면 화전민터를 만나지만, 지금은 그 흔적은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 화전터임을 알려주는 빛바랜 안내판과 화전금지라고 적힌 비석만 덩그러니 놓여있다. 단풍나무와 추운 지방에서 잘 자라는 신갈나무 무리가 단정히 가지를 숙여 온몸을 덮어주는 듯하다. 회사거리까지는 상류에 비해 넓은 계곡을 따라 걷게 된다. 


선재길

바위 사이를 흐르는 시원한 계곡물이 잠시 쉬어 가라는 듯 손을 담그게 한다. 마음은 한껏 상쾌해진다. 회사거리는 일제강점기 시절 목재 공장이 있던 곳으로, 오대산의 울창한 숲에서 나무를 벌채하고 가공했던 회사들로 인해 이름이 붙여졌다. 이후 계곡을 따라 길게 놓인 나무데크를 지나면 선재길이 끝나고 지척에 놓인 월정사까지 거목이 울창한 아스팔트 도로를 따라 걷는다. 비록 아스팔트지만 이 길 또한 웅장한 맛이 있다.

선재길

선재길



계곡과 숲은 어렵지 않게 걸을 수 있고, 다양한 식물은 물론 오대산의 깃대종*인 노랑무늬붓꽃도 봄철이면 곳곳에서 볼 수 있다. 노랑무늬붓꽃은 토양의 비옥도가 높은 곳에서 자라는 식물로 오대산의 풍요로움을 대변해주는 꽃이기도 하다. 청정 1급수가 흐르는 계곡의 물소리와 물속에서 노니는 작은 물고기들, 나뭇가지를 옮겨 다니며 지저귀는 작은 새들이 사람과 함께 숲의 가족이 된다.

*깃대종: 생태계의 여러 종 가운데 사람들이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종. 또는 그 중요성으로 인해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생물 종 /출처=두산백과

선재길


버스는 진부터미널에서 상원사를 왕복하는 교통편이 좋다. 보통 상원사에서 출발하는 내리막길을 많이 이용하지만, 원래는 월정사부터 시작한다. 어느 방향으로 가더라도 나쁘지 않다. 다만 승용차를 이용한다면 월정사 주차장에 주차 후 버스로 상원사까지 이동해 시작하는 편이 여러모로 좋다. 봄철이나 가을철에는 걷는 데 무리가 없으나 겨울에는 많은 눈이 내리고 또 햇빛이 잘 들어오지 않는다. 겨울에는 반드시 아이젠 등의 겨울 등산 장비를 갖추는 것이 좋다. 비가 많이 오면 계곡의 범람으로 선재길 곳곳이 물에 잠기는 경우가 있다. 방문하기 전 오대산국립공원에 문의해서 확인해야 한다. 

선재길 탐방 후 다소 여유가 있다면 월정사와 일주문까지의 천 년의 숲길인 전나무숲 자연관찰로를 걸어보는 것도 추천한다. 


선재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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