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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산 상원사를 지켜낸 한암 스님을 아시나요?(강원도민일보) 2013.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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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13-12-21 08:53 조회7,30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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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산 상원사를 지켜낸 한암 스님을 아시나요?
최선주
   
▲ 최선주

국립춘천박물관장·문학박사
우리 문화재는 어떻게 지켜지고, 관리되는 것일까. 가장 대표적인 기관으로 박물관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의 소속 박물관인 국립춘천박물관의 경우 매년 4500여 점의 유물을 발굴전문기관으로부터 인수받아 등록하고 있으며, 새로 발굴된 유물을 국가에 귀속처리한 후에 연구와 전시를 통해 국민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또한 구입, 기증, 기탁 등의 방법을 통해 소중한 문화재를 수집하고 손상된 문화재는 문화재 보존 전문 인력에 의해 복구·복원 처리하고 있으며, 관람객의 이해를 돕고 심화할 수 있도록 연계 교육 프로그램과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박물관이 문화재에 대한 수집과 보존, 연구, 전시, 교육 등 종합적인 문화 예술기관으로 역할을 한다면 문화재청은 문화재를 종합 관리하는 일을 하고 있다. 탑, 궁궐, 사찰과 같은 건조물 문화재는 그 원형유지를 위하여 철저한 고증에 따라 보수, 정비를 실시하는 한편, 쉽게 파손될 수 있는 불화, 고문서 등의 동산 문화재는 첨단장비에 의한 분석과 과학적인 보존처리를 거쳐 그 원형 보존에 힘쓰고 있다.

이러한 공적 영역 이외에 민간 영역에서도 수많은 문화재들이 보존되고 있다. 각 지역에 산재되어 있는 사찰이나 서원, 향교, 문중 역시 우리 전통 문화와 문화재를 지키는 한 축을 차지하고 있다. 강릉 오죽헌에서 보관하고 있는 신사임당과 율곡 이이의 자료나 국립춘천박물관에 기증된 ‘청풍부원군 상여(중요민속문화재 제120호)’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하겠다. 특히, 300여 년간 청풍김씨 문중에서 보관되었던 ‘청풍부원군 상여’는 조선 숙종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현재까지 남아 있는 상여 중 가장 오래된 것이다. 조선왕실 소속 장인에 의해 만들어졌을 뿐 아니라 원형을 잘 유지하고 있어 왕실의 장례문화를 이해하는 데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기관과 사람들이 소중한 우리 문화재를 지켜왔고, 지켜가고 있다. 우리의 문화재를 잘 보존하고 가꾸어 후손들에게 계승되도록 우리 모두가 문화재 지킴이라는 사실을 마음에 담았으면 한다. 독자 여러분은 국군이 태우려던 절을 지켜낸 다음의 이야기를 기억하실지 모르겠다.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렸던 이 일화는 오대산 상원사의 한암 스님에 관한 이야기이다. 산수가 아름다운 강원 지역에는 유서 깊은 많은 절과 문화재들이 곳곳에 있다. 그러나 이 문화재들은 몽고의 침략과 임진왜란, 병자호란, 한국전쟁으로 인해 큰 피해를 입었는데, 특히 한국전쟁은 강원 지역의 사찰과 문화재들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 결정적인 요인이었다.

1951년 1·4후퇴 당시 상원사는 적의 소굴이 된다하여 국군의 빨치산 토벌 작전 명령에 의해 소각될 위험에 직면했다. 그 때, 한암 스님은 “나는 부처님의 제자이니 절을 지켜야하고 당신들은 군인이니 나라의 명령을 따라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니 어서 불을 지르시오”라고 이야기 하며 방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이에 감복한 군인들은 결국 절을 태우지 않고 절 마당에 문짝들을 모아 태움으로써 전소 처리한 것으로 하고 돌아갔다고 한다.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한암 스님의 목숨을 건 노력 덕택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오대산 상원사 범종(국보 제36호)과 세조 임금이 발원한 목조문수동자좌상(국보 제221호)을 지금도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현재 국립춘천박물관에서는 상원사를 지킨 한암과 관련된 ‘월정사의 한암과 탄허’ 스님의 유품과 저서, 서예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강원도 화천 출신인 한암(1876~1951)은 암흑한 일제 강점기에 한국 불교의 선풍(禪風)을 지키고 법맥을 계승하여 근대 한국 불교를 중흥시킨 선승이자 학승으로 초대 조계종 종정을 역임하였다. 그의 학문과 인품을 존경하여 가르침을 받고자 승려뿐만 아니라 수많은 지식인들이 찾아들었다. 한암의 수제자인 탄허(1913~1983)는 근현대 우리나라의 불교계를 이끈 최고의 학승이며, 20세기 한국 불교를 대표하는 선승이자 유불도(儒佛道) 삼교(三敎)에 능통한 천재 승려로서 많은 인재를 양성하기도 하였다. 전소된 월정사를 중건했으며, 평생에 걸쳐 추진한 화엄경을 비롯한 경전 번역 사업은 불경의 한글화에 크게 기여하였다. 이 겨울, 박물관을 찾아 고승유묵에서 우러나오는 구도자의 삶과 자세를 통해 우리의 정신세계를 되돌아보는 소중한 기회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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