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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네 종류(강원도민일보)2013.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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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13-05-05 09:33 조회2,93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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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네 종류
2013년 05월 03일 (금) 원행
   
▲ 원 행

월정사 부주지

오대산은 계사년 봄철에 생명의 기운이 향기롭게 허공을 장엄하고 부처님 오신날을 앞두고 연등달기와 생명·치유·명상의 대가인 틱낫한 스님 초청 준비로 분주하다. 옛날 월정사 조실 탄허(呑虛) 큰 스님의 강론이 생각난다. 논어 계씨(季氏)편에 인간에는 네 가지 종류가 있다면서 인간의 마지막 네 번째인 너 자신이 지혜롭다고 고집하며 변화를 거부한다고 항상 책망하셨던 기억이 난다.

첫 번째는 생이지지자(生而知之者)로 태어나면서부터 아는 사람이다. 물론 공자님 말씀에서 이 앎의 대상은 ‘도(道)’다. 누가 가르쳐주지 않았는데도 언행이 모두 도에 부합한다면 이보다 더 바람직할 수는 없다. 도는 길이고, 길은 방법이다. 어느 곳에나 그 분야만의 도가 있을 것이다. 특히 예술분야에서는 출생과 더불어 득도한 것처럼 보이는 이들을 천재라 부르길 즐긴다. 나는 음악의 경우 정말 천재라는 것이 있는 게 아닐까 가끔 생각하지만 대체로 이 천재론을 불신한다. 천재라 지목된 이의 재능을 고사시키거나 천재가 아닌 이들의 의욕을 꺾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학이지지자(學而知之者)로 배워서 아는 사람이다. 다산(茶山)의 주석에 따르면 어렸을 때부터 꾸준히 학문을 닦는 사람이 바로 이 유형에 속한다. 얼핏 보면 이런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천재적 재능이 필요하지 않은 것 같고, 어지간한 의지만 있으면 될 것도 같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내가 존경하는 어느 선생님은 60세를 넘겨 당신의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지금도 여전히 새로운 스승을 찾아다닌다. 천재도 아니면서 나는 왜 이것도 못하고 있는가. 또 다른 어느 선생님의 말마따나 열정도 재능이기 때문이다. 고갈되지 않는 열정은 의지의 산물이 아니다.

세 번째는 곤이학지자(困而學之者)로 곤란을 겪고 나서야 배우는 사람이다. 열정이라는 재능조차 없는 이가 배움의 길로 나서기 위해서는 다른 자극이 필요하다. 공자는 그것을 ‘곤(困)’이라 했다. 이 글자는 부족함, 난처함, 위태로움 등을 뜻한다. 목이 말라야 우물을 파는 자는 늘 한 발 늦은 것이다. 우물을 파는 동안에 타는 목마름을 느껴야 하는 것이다.

네 번째는 나 같은 멍청이와 바보로 곤란을 겪고 나서도 배우지 않는 사람이다. 이쯤에서 우리는 생각한다. ‘내 비록 태어나면서부터 도를 알지는 못하였지만, 또 꾸준히 배움에 힘썼다고 자신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곤란을 겪고 나서는 시행착오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나는 공자가 우리의 이런 속생각을 예측하고 바로 이런 말을 하기 위해 이 모든 인간유형론을 고안한 게 아닐까 상상해 본다.

덧붙여 말하면 유형을 다시 양분할 수 있다. 두 번째와 세 번째는 자의든 타의든 배우려는 사람들이니 가르침이 가능하다. 그러나 첫 번째와 네 번째는 가르칠 수 없다. 태어나면서부터 아는 이는 가르칠 ‘필요’가 없고, 곤란을 겪고도 배우지 않는 이는 가르칠 ‘도리’가 없다. 그래서 ‘양화(陽貨)’편에는 이런 말도 나온다. “오직 가장 지혜로운 사람과 가장 어리석은 사람만은 변화시킬 수 없다.” 최악의 경우는 ‘가장 어리석은 사람’이 자신을 ‘가장 지혜로운 사람’이라 믿고 변화를 거부할 때일 것이다. 그만큼 곤란을 겪었으면 이젠 배워서 변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남북의 개성공단 중단 문제와 중국 사천성 지진사망 문제 등이 나를 잠 못 들게 한다. 새벽 예불 후 월정사 심검당의 내 방은 우통수에서부터 흐르는 금강연 물소리와 팔각구층석탑 앞의 범종소리 여운이 하모니가 되어 조용하고 청아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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