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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꿀벌의 실종… 환경파괴의 경종(강원일보)2013.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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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13-03-21 16:11 조회7,31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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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꿀벌의 실종… 환경파괴의 경종



계사년 봄철이 왔다. 오대산은 해마다 봄이 되면 양봉인과 토봉인이 찾아와 오대산 입구에서부터 북대 앞까지 꿀벌통을 놓기 위한 계약을 했었다. 매년 꿀 1드럼통이나 벌통 수에 따라 도지를 받으면 어른 문중스님과 신도님과 산중스님들께 대중공양을 드리곤 했다. 그리고 산 내 각 암자의 뒤편 바위언덕이나 들판에 벌통을 놓아 길렀다. 그러나 지금은 오대산의 꿀벌이 사라지고 결실 없는 가을이 계속되고 있다. 40여년 전 월정사 조실 탄허(呑虛)큰스님의 주역선해(周易禪解) 강연법문에서 후천세계의 개벽사상을 환경변화와 함께 떠올리게 한다.

지난해 11월 서울역사박물관 강연회에서 세계적 환경운동가 제인구달 박사는 끊어진 도시 생태계를 잇는 움직임이라는 주제로 토론한 바 있다. 미국 농무부의 통계에 따르면 1980년 450만개였던 양봉농가의 벌통이 2008년 244만개로 줄었다고 하며, 2006년 겨울부터 다음 해 봄까지 북반부 꿀벌의 4분의 1이 사라졌다고 한다.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범지구적인 현상이라고 한다. 일명 군집 붕괴 현상(CCD)으로 과학자들이 원인을 찾아 나섰고 2009년 미국 `CCD워킹그룹'의 첫 연례보고서는 꿀벌들의 군집 붕괴 이유로 각종 병균과 바이러스, 기생충, 진드기, 살충제, 유전자 조작 작물, 휴대폰 전자파 등 61가지를 들었다.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결론이다.

꿀벌 없는 세상, 결실 없는 가을의 저자 로완 제이콥슨은 꿀벌들이 수많은 스트레스 탓에 적응력이 약해졌기 때문이라는 답을 내놓았다. 꿀벌들은 몇 주에 한 번씩 트럭에 실려 이동하면서 꽃가루받이 노동에 동원되며 사람이 주는 시럽을 먹어가며 2월엔 아몬드나무에, 3월엔 사과나무에, 6월엔 블루베리에 투입된다. 그 결과 영양실조와 온갖 살충제, 항생제, 화석연로의 매연에 시달리면서 저항력을 잃는다는 것이다.

노벨상을 수상한 오스트리아의 곤충행동학자 카를 폰 프리슈는 1960년대 꿀벌들의 춤은 밀원(蜜源)이 있는 곳까지의 거리를 동료들에게 알려주기 위한 정보전달 방식이라는 해답을 내놓았다. 지난해 서울역사박물관 강연회에서 교수는 “꿀벌들의 서식환경이 빠르게 바뀌면 주변 환경을 기억하지 못해 정확하게 꿀이 있는 위치를 전달하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춤을 추고 싶어도 출 수 없게 됐다는 말이다.

한 종의 종말은 필연적으로 다른 종의 생존을 위협한다. 지구상에 있는 식물의 75%가 꿀벌들의 꽃가루받이 덕분에 번식을 한다고 한다. 꿀벌이 사라지면 인간의 먹을거리도 사라지는 것이다. 결국 더 많이, 더 빨리 생산하고 소비하려는 인간의 욕심이 부메랑이 되는 것일까. 꿀벌의 죽음에 과학적인 이유를 찾아내 대책을 마련하기 전에 생태계를 뒤흔드는 삶의 방식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 “자연에 대해 알 수 없다면 조심하고 또 조심하면서 자연과 더불어 가야 한다”는 교수와 환경운동가들의 말이 울림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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