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거 해제는 정중 공부에서 동중 공부로 가는길"(연합뉴스)2013.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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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13-02-24 12:36 조회8,831회 댓글0건본문
월정사 정념 스님..동안거 해제
(평창=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안거가 끝나고 해제한다는 것을 이제 정중(靜中) 공부가 끝나고 동중(動中) 공부로 나아간다는 의미로 받아들였으면 좋겠습니다. 정중에서 힘을 얻어서 동중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강원도 오대산에 자리 잡은 대한불교 조계종 제4교구 본사 월정사. 이곳 주지 정념 스님은 동안거(冬安居) 해제일인 24일 기자들과 만나 "정중과 동중을 겸비하는 것이 불교의 수행 가풍"이라며 안거 해제의 의미를 설명했다.
안거는 동절기 3개월과 하절기 3개월씩 전국 스님들이 외부와의 출입을 끊고 참선 수행에 전념하는 것을 말한다. 이번 동안거에는 전국 98개 선원에서 모두 2천217명이 정진했다.
정념 스님은 안거를 마치고 전나무숲길을 지나 만행길에 나서는 스님들에게 "정중 수행의 해제를 통해 만행을 떠나 세상과 사회, 역사와 접하는 일을 통해 자신의 세계를 넓히고 정중에서 공부했던 것을 점검하고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곳 월정사의 만월(滿月) 선원에는 동안거 기간 16명이 방부를 틀었다.
이들은 ▲새벽 3시 기상 밤 9시 취침 ▲하루 1시간의 요가를 포함한 10시간 정진 ▲큰방 내 묵언 등의 청규(淸規)를 지키며 3개월간 수행 정진했다.
참선에 집중하는 안거지만 하루 1시간의 요가 수행처럼 동적인 수행이 포함된 것도 만월선원의 특징이다. 정(靜) 가운데 동(動)을 찾고 동 속에서 정을 실현하는 '동정일여(動靜一如)'가 바로 월정사의 가풍이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 죽비를 내려놓아 용맹정진을 끝낸 인선 스님(법랍 12년)은 "좋은 것만이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게 아니라 그 어려움을 겪고 어려움을 넘어서는 것이 더 좋은 행복이라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함께 바랑을 메고 산문을 나서던 월우 스님(법랍 37년)은 "내가 마음을 낮추게 되면 상대를 볼 수 있다"며 "내 마음을 한참 동안 낮춰 보니 다른 사람이 크게 보이고 그 사람의 잘못된 것을 내가 다시 반추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의미를 더했다.
월정사는 올해 탄신 100주년이자 열반 30주기를 맞은 근현대 한국 불교의 대강백(大講伯) 탄허(呑虛·1913-1983) 스님이 수행한 주석처로도 잘 알려졌다.
이날 오전 월정사 적광전에서 열린 동안거 해제 법회에서는 특별히 탄허 스님이 숭산 스님 초청으로 1981년 미국 고승대법회에서 한 육성 법문이 내려졌다.
"우리가 우주삼라만상 속에서 보면 이 차별은, 어떻게 정의할 수도 없고 셀 수도 없지만 허공자리에 앉아 볼 것 같으면 우주삼라만상은 한 덩어리 되고 마는 것입니다. 육지에 앉아 보면 백천억류에 흘러가는 이 수가 없이, 한정이 없지만은 바다에 앉아서 보면 한 덩어리가 되고 마는 것입니다."
정념 스님은 "해제 후 정중 공부를 확인하고 다시 또 결제를 통해 정중으로 나아가는 것이 자신의 인격을 균형 있게 형성해가는 중요한 수행"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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