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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을 꿈꾸는 숲이 손짓하네(머니위크)2012.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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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12-12-31 09:52 조회2,87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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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을 꿈꾸는 숲이 손짓하네

장태동의 여행일기/포천 국립수목원, 남양주 광릉

장태동 여행작가|2012.12.29 13:44

천년을 꿈꾸는 숲이 있다. 540여 년 역사의 광릉숲. 조선 일곱 번째 임금 세조의 능이 생기면서 일반인들의 출입이 통제된 이후 지금까지, 6.25 한국전쟁의 포화도 비껴간 광릉숲이 이제 천 년의 숲을 꿈꾸며 세계의 숲으로 나아가고 있다.
 

세조의 능(왼쪽)과 정희왕후의 능

◆그 겨울의 찻집

제2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천년의 숲’ 부문 대상을 받은 국립수목원(광릉수목원)은 겨울에도 좋다.

꽃과 활엽수의 풍성한 자연은 볼 수 없지만 눈잣나무, 섬잣나무, 솔송나무, 구상나무, 잣나무 등 늘 푸른 나무가 있는 침엽수원은 겨울 광릉수목원을 돋보이게 한다.

1927년 경에 오대산 월정사 전나무 종자로 길러낸 80여년 역사의 전나무숲은 광릉수목원의 백미이지만 겨울을 지나 이듬해 늦은 봄에나 볼 수 있어 아쉽다.

침엽수원에서 육림호로 발길을 돌린다. 알싸한 겨울숲의 향기를 맡으며 저수지 둘레 산책로를 돌아 통나무로 지은 카페에 도착했다. 이 통나무 카페는 1989년에 낙엽송 간벌재로 지었으며 우리나라 통나무집의 시작이었다.

하늘이 내려앉은 육림호 수면 위로 저 멀리 산기슭 아래 산책로에 서 있는 메타세쿼이아 나무 그림자가 드러누웠다. 아이들 한 무리가 나무 아래로 걸어간다. 

통나무로 지은 숲 속 카페는 겨울 산책의 휴식이다. 난로 열기로 카페 안이 훈훈하다. 은은한 나무향기에 커피향기가 어울린다. 파스텔톤 붉은 조명이 나무의자를 비추는 자리에 앉으면 창밖 겨울도 따듯하다.  

겨울에 어울리는 핫초코와 유자차, 그리고 녹차와 자스민차, 커피 등 음료와 간단한 먹을 것들을 파는 이 카페는 겨울 광릉수목원 숲길 산책 중간에 있는 휴식처다. 통나무집의 은은한 나무 향기와 차 향기가 어울려 마음이 차분해 진다.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긴 뒤 찾아간 산림박물관에서 우리나라 숲과 임업의 역사 등을 한 눈에 볼 수 있었다.

제1전시실은 숲에서 서식하는 다양한 동식물의 생태를 볼 수 있다. 제2전시실은 고대부터 현대까지 우리나라의 숲과 나무에 얽힌 역사를 시대별로 전시했으며 목재를 가공해서 만들 수 있는 한옥부터 죽세공, 생활도구, 천연염색 등도 볼 수 있다. 제3전시실은 산림과 숲의 생물 보전을 알리는 영상을 상영한다. 제4전시실은 산림생명관으로서 동식물의 진화과정은 물론 사람과 자연, 지구환경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다. 제5전시실은 낙엽송과 잣나무 집성재로 만든 휴식공간으로 만남의 장소로 활용된다.
 

능으로 가는 길

◆540여 년 동안 가꾸어 온 광릉숲

광릉수목원에서 가까운 거리에 조선 7대 임금 세조의 능인 광릉이 있다. 1468년 광릉이 자리 잡으면서 사방 6km의 숲이 능의 부속 숲으로 지정돼 조선말까지 일반인들의 출입이 통제됐다. 

일제강점기에는 임업시험과 연구를 하기도 했으며 6.25 한국전쟁 때에도 전쟁의 피해를 입지 않고 잘 보호돼 왔다.

이런 역사에 힘입어 광릉수목원 숲에는 서어나무·졸참나무·갈참나무 등과 구상나무·전나무·가문비나무 등 침엽수, 장수하늘소 등 곤충류, 까막딱따구리 등 조류, 버섯류 등 5800여 종의 생물이 서식하고 있다. 특히 20종의 천연기념물과 광릉 특산식물 12종, 희귀식물 19종 등이 있다.

이런 자연자원을 품고 있는 광릉수목원은 2010년 유네스코 인간과 생물권 프로그램 국제조정이사회에서 세계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정문부터 시작된 광릉수목원 산책은 11월 중순부터 5월까지 출입이 통제되는 전나무숲길과 반달가슴곰, 백두산호랑이 등이 있는 동물관리사를 제외하고도 한 시간 정도 잡아야 한다.

침엽수원과 육림호 산책로, 그리고 통나무카페에서 즐기는 차 한 잔의 시간, 산림박물관 등을 돌아보고 다시 정문으로 나오면 된다.

◆태조 이성계의 현신, 이유

광릉수목원에서 약 700m 거리에 조선 7대 임금 세조의 능인 광릉이 있다. 도로를 따라 광릉까지 걷는다. 오가는 차만 조심하면 아스팔트 도로도 걸을 만하다. 차가운 겨울바람도 능역에서는 춥지 않게 느껴진다.  

세종이 임금으로 있을 때 아들들을 불러 모아 악기를 연주하게 한 일이 있었다. 세종은 셋째 안평대군이 음악에 조예가 있어 악기를 잘 다루는 줄은 알고 있었지만, 말 타기와 활쏘기에 뜻을 두고 무인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하는 둘째 아들 이유가 가야금을 타고 피리를 곧잘 부는 모습을 대한 것은 처음이었다. 

이유는 어려서부터 무예에도 뛰어났다. 그가 십대 초반 형제들과 활쏘기를 했는데 백발백중으로 으뜸을 차지했다. 또 경회루의 연못 남쪽에 과녁을 설치하고 물 건너편에서 활을 쐈는데 한 개의 화살도 물에 떨어지지 않았다.  

머리가 굵고 가슴이 넓어진 나이인 17살 무렵 이유는 아버지 세종과 함께 강무장에 있었다. 2월이라 날씨가 차고 비가 온 뒤 바람이 불어 사람들이 모두 서너겹으로 옷을 껴입고 귀를 가리고 모자를 뒤집어쓰고서도 추워서 떨고 있는데 이유는 옷 하나만 입고 팔뚝을 걷고 있어도 손이 불덩이 같았다. 

18살 때는 화살 16발로 사슴 16마리를 잡았는데, 화살 깃의 피가 바람에 흩날려 옷이 붉게 물들었다.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늙은 무인 이원기와 김감 등이 세종에게 “다시 태조(太祖)를 뵙는 것 같습니다”라고 했다. 이유, 그가 바로 조선 7대 임금 세조다.

◆세조, 광릉숲에 잠들다

나이 어린 왕 단종이 세조에게 왕위를 넘기는 장면에서 단종이 내린 선위교서에 이런 문구가 나온다. ‘아! 종친과 문무의 백관, 그리고 대소의 신료들은 우리 숙부를 도와 조종의 아름다운 유명(遺命)에 보답하여 뭇사람에게 이를 선양할지어다.’

글에서 보이는 대로라면 단종의 자유의지에 의한 권력 이양 같지만 그 속내는 달랐다. 세조는 단종이 왕의 자리에 있을 때인 1453년 김종서를 살해하고 난 뒤 왕에게 알리고 또 왕명으로 중신들을 소집한 뒤 영의정 황보 인, 이조판서 조극관 등을 죽이는 등 자신의 뜻과 다른 정적들을 제거하기에 이른다. 그때 세조의 주변에는 한명회, 권람, 홍달손, 양정 등 30여 명의 문신과 무신 등이 그를 임금으로 만들기 위해 포진하고 있었다.

세조의 피 묻은 칼은 그 옛날 아버지 세종 앞에서 함께 가야금을 타고 피리를 불며 우애를 나누던 동생 안평대군을 죽게 하고 또 다른 동생인 금성대군마저 죽음으로 몰고 갔다. 형제의 목숨마저 앗아야 했던 정국의 상황은 결국 어린 조카 단종마저 유배지에서 죽음에 이르게 했다.

1450년 세종이 승하하고 1452년 문종 또한 세상을 떠났다. 짧은 기간에 닥친 두 왕의 죽음은 왕실과 조정은 물론이고 나라 전체를 불안 정국으로 몰아갔다. 세조의 입장에서는 왕권을 두고 벌어질 모든 경우의 수를 헤아릴 수밖에 없었던 시기였다. 어린 나이의 조카 단종이 왕에 올랐지만 그 나이에 나라를 안정시키고 정국을 수습하기에는 정치력과 권력이 턱 없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단종의 주변에는 관록의 장군이자 최고 권력의 핵심이었던 김종서가 있었다. 세조의 ‘블랙리스트’ 1순위가 바로 김종서였다. 김종서를 시작으로 조정에는 피바람이 불었고 그 피 위에 세조는 왕권을 세웠던 것이다. 

역사의 평가는 형제와 조카를 죽이고 왕이 된 세조를 패륜의 왕으로 몰아가지 않았다. 오히려 왕권을 강화하고 나라의 근간을 튼튼하게 한 왕의 모습이 더 크게 부각됐다.

사실 세조 집권 당시 조선은 여진족을 소탕하고 군사적 우위를 통해 국방과 외교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었다. 안정된 국방 아래 육조직계제를 만들어 왕권을 강화했고 이를 기반으로 치국의 기본인 경국대전을 편찬했다.

오래 갈 것 같던 세조의 왕권도 채 15년을 채우지 못하고 1468년 죽음으로 끝나게 된다. 세조가 승하하던 해는 유난히 혜성이 자주 출몰했다. 특히 세조 승하 당일 전후 며칠 동안 혜성이 매일 나타났다. 그는 1468년 9월 8일 밤 수강궁(현재 창경궁)에서 승하했다.

세조는 “죽으면 속히 썩어야 하니, 석실(石室)과 석곽(石槨)을 마련하지 말라”고 유지를 남겼다. 그렇게 해서 석실과 석곽 없이 1468년 11월 28일 광릉에 장사했다. 

세조의 후궁은 1명 뿐이었다. 연회 때는 물론이고 평소에도 왕비인 정희왕후와 술잔을 나누는 일이 많았다. 그런 이유 때문일까. 죽어서도 광릉 같은 곳에 나란히 누웠다.  
 

[여행정보]

<길안내>

자가용
*서울(미아리)-의정부-축석고개-국립수목원(광릉수목원)-광릉
*서울(청량리)-구리시-퇴계원-광릉내입구-광릉-국립수목원
*서울(석계역)-태릉-퇴계원-광릉내입구-광릉-국립수목원

대중교통
-남양주를 경유해서 국립수목원 및 광릉 가기
*강남역 1번 출구 앞에서 7007번 버스를 타고 광릉내에서 하차. 21번 버스를 타고 광릉 또는 국립수목원 하차.
*강변역 4번 출구 앞에서 11번 버스를 타고 광릉내에서 하차. 21번 버스를 타고 광릉 또는 국립수목원 하차.
*천호역(현대백화점, 이마트) 부근 정류장에서 23번 버스를 타고 광릉내에서 하차. 21번 버스를 타고 광릉 또는 국립수목원에서 하차.
*청량리역에서 707번 버스를 타고 광릉내에서 하차. 21번 버스를 타고 광릉 또는 국립수목원 하차.

-의정부 시외버스 터미널을 경유해서 국립수목원 및 광릉 가기
*강변/광나루에서 출발할 경우 1-1번 버스를 타고 의정부 시외버스터미널 앞에서 하차 후 포천 방향으로 약 100m 정도 거리 버스정류장에서 21번 버스를 타고 국립수목원 및 광릉 하차.
*종로/노원에서 출발할 경우에 111번 버스를 타고 의정부 시외버스터미널 앞에서 하차 후 포천 방향으로 약 100m 거리 버스정류장에서 21번 버스를 타고 국립수목원 및 광릉에서 하차.
*강남에서 출발할 경우에 강남역 3번 출구로 나와 강남대로 중앙차로에서 3100번 버스를 타고 의정부 시외버스터미널 앞에서 내려 포천 방향으로 약 100m 정도 거리에 있는 버스정류장에서 21번 버스를 타고 국립수목원 및 광릉에서 하차. 
 
<음식>
광릉 부근 봉선사 입구에 식당이 몇 곳 있다. 광릉내에도 식당이 몇 곳 있다. 추운 겨울에 뜨끈한 칼국수 한 그릇도 괜찮을 듯싶다.

<숙박>
광릉내와 광릉 주변에는 마땅한 숙소가 없다.

<이용정보>
국립수목원 : 031-540-2000
일요일, 월요일, 설과 추석 연휴, 새해 첫날 등은 쉬고 매주 화~토요일만 개방한다. 국립수목원 홈페이지에서 방문 예약을 해야 한다. 11~3월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관람할 수 있으며 입장은 오후 4시에 마감한다. 4~10월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할 수 있으며 입장은 오후 5시에 마감한다. 입장료는 500~1000원. 주차료는 승용차 3000원.

광릉 : 031-527-7105
매주 월요일 휴관. 입장료 1000원(만 18세 이하와 만 65세 이상은 무료. 학생증 청소년증 신분증 등 지참)
2~5월, 9~10월 :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 매표는 오후 5시까지.
6~8월 :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30분까지 관람. 매표는 오후 5시30분까지.
11~1월 :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관람. 매표는 오후 4시30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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