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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청, 청소년 ‘힐링’의 중심에 서다] “큰 나무 사이로 악보가 보여요” (내일신문)2012.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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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12-11-16 11:00 조회2,32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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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청, 청소년 ‘힐링’의 중심에 서다] “큰 나무 사이로 악보가 보여요”
숲에서 미래의 꿈을 키우는 아이들 … 동부지방산림청 '주말 산림학교' 인기

무한경쟁의 삶이 어른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몸과 마음을 병들게 한다. OECD 회원국 중 청소년 자살률 1위, 아동청소년 행복도 조사에서 '꼴찌'라는 지표는 우리의 슬픈 자화상이다. 특히 청소년들은 스트레스와 자살 학교폭력 인터넷중독 아토피 등 극단적인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최근 '힐링'이 생활속으로 들어왔고, 상처받은 아이들을 위해 '숲'이 치유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산림청이 다양한 '숲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의 질병 치유에 나섰다. 내일신문은 전국의 지방산림청에서 진행하는 각종 숲 교육 프로그램을 찾아 소개한다.

10일 오후 강원도 양양군 현북면 동부지방산림청 소속 '어성전산림교육원'은 몰려든 아이들로 시끌벅적했다. 인근 현성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은 한 달에 두 번 어성전 숲을 찾는다. 그동안 숲에 익숙해진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숲 해설가들이 준비한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오리마다 심었다는 나무는? 고슴도치처럼 가시가 있는 나무열매는? …"

숲 해설가 최인헌 선생이 제시한 질문지를 본 아이들은 숲으로 흩어져 해답을 찾아낸다.


<월정사 숲에서 숲 해설가 설명을 듣고 있는 동부지방청 소속 '도토리' 학생들. 지난 10일 강릉 생명의 숲에서 졸업식을 갖고 내년 숲교육 준비에 들어갔다.>

아이들은 도토리 밤 잣 호두 가래 소나무 등 숲에서 자라는 나무나 열매를 직접 줍거나 만져보며 특징을 노트에 적었다. 작은 곤충의 움직임도 놓치지 않는다.

일본에서 살다 한국에 온지 6개월이 채 안 돼 한국어가 서툰 4학년 박성하 양은 숲에 처음 왔을 때 매미 허물을 보고 깜짝 놀랐다. 하지만 숲에 사는 동식물의 이름을 제법 많이 익혔고 친숙해졌다.

박양은 숲 교육이 한글공부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두 달전 서울 송파에서 유학 온 3학년 윤수 눈에 숲은 온통 신기한 것들뿐이다. 숲에서 친구들과 노는 게 훨씬 재미있다며 친구들과 그네에 올라탔다.

현성초등학교 아이들은 '학원에 가지 않아서' '친구들과 사이가 좋아져서' 숲을 좋아한다며 웃었다. 현성초등학교는 전교생이 36명이다. 학생이 없어 폐교될 위기에 처했지만 외지 아이들이 들어오면서 기사회생 했다.

이곳 아이들은 '왕따나 학교폭력'에 대해 '잘 모르는 이야기'라고 답했다. 서울 등 외지에서 유학 온 아이들은 현북면 고마리 작은학교(유학센터)에서 생활하며, 정규수업은 현성초등학교에서 받는다. 고마리 작은학교는 '몸과 영혼, 삶이 풍요로운 학교'를 목표로 하는 산촌유학센터다.

스마트폰을 가진 아이들은 한 명도 없고, PC방은 근처에도 가본 적이 없다는 아이들. 하지만 생활하는데 조금도 불편함이 없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에서 4학년 때 유학 온 조남혁(6학년)군은 일주일에 두 번 명주사까지 산책을 간다. 일찍 일어나 배추밭에 물도 주고 채소가 잘 자라는지 살펴보고 학교에 간다. 학교공부가 끝나면 동네 어른들과 고구마도 캐고 농사일도 도와드린다. 공부할 내용을 스스로 작성하고 꾸려간다.

남혁군은 "서울에서 학교 다닐 때보다 집중력이 좋아진 것 같다"며 스스로 감탄했다. 남혁이 성적은 전교 상위권이고, 서울 친구들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그는 "시골생활이 스트레스도 없고 진짜 좋다"며 "이곳으로 유학 보내준 부모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요즘 아이들이 좋아하는 게임이나 스마트폰 MP3 등 전자기기 하나쯤 가지고 있을 법도 한데 아무것도 없다.

남혁이는 음악가나 디자이너를 꿈꾸고 있다. 그는 "어성전 숲에 들어와 맑은 공기를 마시고 명상에 잠기면 큰 나무 사이로 악보가 보인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세팀으로 나눠 해설가 교사가 나눠준 각종 도구를 이용해 작품을 만들었다.

재료는 숲에서 나온 각종 열매나 나무 부산물. 조별 친구들은 머리를 맞대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작품에 주제를 달기 위해 다양한 의견이 쏟아져 나왔다.

잠시 후 어른들이 보기에 좀 허술하다 싶은 '작품(?)'을 완성했다. 주제는 '지구온난화를 경고하는 나무'였다.

어성전 숲에 들어온 아이들은 다람쥐가 되어 도토리 감추기 놀이에 시간가는 줄 몰랐다.

열매나 잎을 보고 나무이름 맞히기, 침엽수와 활엽수 열매 구분하기, 솔방울이나 도토리를 주워 소품을 만들기도 했다. 아이들은 숲에 올 때 마다 꿈과 희망의 싹을 조금씩 틔워갔다.

이날 진행을 맡은 최인헌 숲 해설가는 "아이들은 숲에 오면 알아서 잘 놀아요.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고 금방 건강해지는 것을 느낀다"며 "협동심과 스스로 결정하는 능력, 집중력에 도움이 되는 관찰력 등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주말산림학교, 지역주민 참여 늘어 = 올해 동부지방산림청 숲 교육을 다녀간 유치원생과 청소년들은 4500여명. 최근 4년간 4만5000여명이 숲속수련장과 어성전 산림교육원에서 산림교육을 받았다.

청소년들은 동부청에서 마련한 1교1숲, 숲속교실, 주말산림학교 등을 통해 자연을 배우고 창의력을 키웠다. 한 학교와 인연을 맺는 '1교1숲'에도 최근 7300여명이 참여해 숲 교육이 활성화되고 있음을 증명했다.

특히 주 5일제 수업 시행에 맞춰 대관령과 강릉시 일원에서 진행한 주말산림학교는 참가한 학생뿐 아니라, 학부모나 지역 주민들에게도 큰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유한킴벌리와 산림과학원 직원 500여명이 숲체험 여름학교를 다녀갔고, 양양농업기술센터는 양양지역 여성농업인과 다문화가정을 초청해 숲체험 캠프를 여는 등 지역 각 기관이나 단체들도 참여했다. 5월부터 진행한 어린이 숲 지킴이(20명) '도토리' 활동도 마무리 했다. 10일 강릉생명의 숲에서 졸업식을 갖고 내년 프로그램 준비에 들어갔다.

도토리는 주5일 수업 시행에 따라 강릉지역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강릉생명의 숲과 함께 추진했던 사업이다. 아이들은 7개월 동안 강릉 지역 아름다운 숲을 찾아 숲해설을 듣고 다양한 체험활동을 했다. 동부청은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 결과를 토대로 내년 프로그램에 반영할 계획이다.

한편 동부지방산림청은 9일 정선우체국 강원랜드 정선산림조합 산림토목사업소 등과 함께 정선군 임계에서 잡관목 제거와 가지치기, 덩굴류 제거 등 숲 가꾸기 일일 체험행사를 가졌다.

허경태 동부지방산림청장은 "올 한해 숲 프로그램을 통해 정신적인 건강과 치유에 많은 도움을 받았고, 1년만에 학생과 주민들이 보인 반응은 대단히 컸다" 며 "동해바다를 낀 울창한 소나무숲과 유적지를 숲 교육과 연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양양=전호성 기자 hsje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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